국가정보원은 1일 서방 망명을 위해 잠적한 조성길 전 이탈리아 북한 대사대리(사진)와 관련해 “이탈리아를 떠나 어딘가에서 신변 보호 중”이라고 밝혔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같이 보고했다고 자유한국당 정보위 간사인 이은재 의원이 전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우리 정부가 신변을 보호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 의원은 “‘어딘가에서’라고 말한 것으로 미뤄볼 때 제3국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 전 대사대리는 3년 임기로 2015년 현지에 부임했다. 부임 당시 직급은 3등 서기관이었지만, 이후 1등 서기관으로 승진해 일하다 2017년 10월 문정남 전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가 추방된 뒤 대사대리 자격으로 활동해왔다. 지난해 11월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딸을 남겨둔 채 같은 달 초 부인과 함께 공관을 이탈했다.
국정원은 당시 본국으로 귀환하라는 지시가 떨어지자 망명을 결심한 것으로 분석했다. 조 전 대사대리의 딸은 같은 달 북한으로 귀환해 ‘강제 북송’ 의혹이 일었다. 과거 북한 고위급 외교관 망명은 1997년 파리 주재 북한 대표부 참사관이었던 형 장승호 씨 및 가족을 이끌고 미국으로 간 장승길 전 이집트 주재 대사와 2016년 8월 한국으로 온 태영호 전 공사 등이 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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