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가상화폐 '리브라' 관련 규제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출시를 미룰 전망이다.
15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페이스북의 가상화폐 계획을 총괄하는 데이비드 마커스가 "규제 관련 우려를 완전히 해소하고 적정한 승인을 받을 때까지 디지털 통화 리브라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커스는 "리브라가 핀테크 역사상 가장 폭넓고 가장 광범위하며 가장 조심스러운 규제 당국과 중앙은행들의 사전 감독"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리브라를 운영할 별도기구인 '리브라 어소시에이션'은 스위스에 본부를 두고 이 나라 규제기관의 감독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마커스는 리브라가 미국의 돈세탁 방지 규제도 준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브라가 출시되지 않을 경우 다른 가상화폐가 그 자리를 대체할 것이란 취지의 발언도 했다. 마커스는 "미국이 디지털 통화와 결제 산업에서 혁신을 선도하지 않으면 다른 누군가가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가 행동하지 않으면 우리는 곧 매우 다른 가치관을 지닌 다른 누군가가 통제하는 디지털 통화를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캘리브라(페이스북의 전자지갑 소프트웨어)가 처음부터 돈을 벌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리브라 도입이 페이스북에 더 많은 광고 매출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한다는 점은 시사했다. 마커스는 "우리는 캘리브라 지갑이 페이스북에 더 폭넓게 혜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소비자나 기업들이 페이스북을 더 많이 이용하도록 하고 이는 페이스북에 더 많은 광고 매출을 가져다줄 듯하다"고 말했다.
정보보호 우려와 관련해서는 "캘리브라 고객의 계정과 금융 정보는 페이스북과 공유되지 않을 것"이라며 "맞춤형 광고용으로 쓰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미 행정부는 잇따라 우려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비트코인과 다른 암호화폐들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힌 데 이어 이날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리브라가 불법적으로 이용될 잠재력이 있다며 우려했다. 므누신 장관은 페이스북의 가상화폐가 "돈세탁 업자나 테러리스트 자금관리인에 의해 잘못 이용될 수 있다"며 이는 "국가안보 문제"라고 말했다.
미 의회는 일찌감치 리브라에 경고음을 보냈다. 리브라 도입이 가져올 파급력을 제대로 따져볼 때까지 이 계획을 중단할 것을 페이스북에 요청한 데 이어 상·하원이 잇따라 이번 주 청문회를 열고 리브라를 둘러싼 각종 우려에 대해 따져 물을 예정이다. 16일에는 상원 은행위원회가, 17일에는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가 예정돼 있는데 마커스가 출석해 증언할 예정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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