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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민간택지 아파트에도 분양가상한제 도입할 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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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민간택지에 짓는 아파트에도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서울 강남 아파트를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다시 들썩이자 추가 대책을 꺼내 들었다. 단기적으로 분양가격이 기존 집값을 자극하는 현상은 막겠지만, 중장기적으로 공급 부족 현상을 야기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사진)은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민간택지 아파트에도 분양가상한제 도입을 검토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분양가상한제는 감정평가를 받은 아파트 토지비에 정부가 정해놓은 기본형 건축비를 더하는 방식으로 분양가를 산정하는 제도다. 현재 공공택지 아파트는 모두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이다. 민간택지에도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할 수 있지만 요건이 까다로워 2014년 이후 적용된 사례는 없다.

국토부는 이달 분양가상한제를 확대 적용하기 위한 주택법 시행령 개정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강남권 아파트들이 후분양을 통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를 피해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며 “이미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한 단지도 분양가상한제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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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분양 선택한 원베일리·상아2차도 '분양가 상한제' 직격탄 맞을 듯
정부, 이르면 이달중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서초구 원베일리·반포주공1, 강남구 상아2차 등 이미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입니다. 용산구 유엔사부지 복합단지, 영등포구 브라이튼 여의도(옛 MBC부지) 등 대규모 복합단지도 큰 타격이 예상됩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강남권 재건축 단지와 대규모 복합개발단지가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분양가 산정을 위한 토지 감정가격이 시세보다 낮은 게 일반적인 데다 정부가 과거 분양가격을 떨어뜨리기 위해 업체의 실제 택지 매입비를 모두 인정해주지 않은 사례도 있어서다.

종합대책 나올 듯

분양가상한제 확대 시행을 위해선 주택법 시행령만 바꾸면 된다. 시행령은 국회가 아니라 국무회의만 통과하면 돼 ‘속도전’이 가능하다. 이르면 이달 개정안이 발의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적용 방식과 범위 등에 따라 A안, B안, C안 등 세 가지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며 “과열 발생 시 상황에 맞춰 실제 적용할 규정을 선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분양가 통제를 받는 아파트 대상도 확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규정상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정비사업 기준)은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하지 않은 단지다. 관리처분인가를 이미 신청한 단지들은 분양가상한제를 피해서 분양가를 책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지금처럼 관리처분인가 신청 여부를 적용 기준으로 삼으면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한 단지로 수요자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이런 부작용이 나타날 게 확실한 만큼 적용 범위를 기존보다 넓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적용 대상을 ‘제도 시행 후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신청하는 단지’에서 ‘제도 시행 후 입주자 모집공고를 하는 단지’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이달 시행령 개정안을 발의한다면 40일의 입법예고와 규제심의 등을 감안했을 때 9월에는 공포가 가능해진다. 다만 정부가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일정 유예기간을 둘 가능성은 있다. 2007년 상한제를 시행했을 때도 유예기간을 줘 건설업계의 밀어내기식 분양이 이뤄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과열 발생 시 분양가상한제 한 가지만 내놓진 않을 것”이라며 “2017년 8·2 부동산대책, 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과 같이 분양가상한제와 다른 정책들을 포함한 종합대책 형식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급부족 심해질 것”

부동산 전문가들은 분양가상한제 확대 적용이 ‘로또분양’을 양산할 것으로 우려했다. 김성환 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분양가격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통제 때보다 떨어질 수 있다”며 “강남권 재건축 단지 분양권에 최대 10억원에 달하는 프리미엄이 붙을 것으로 보여 논란이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HUG는 서초구에 3.3㎡(평)당 4500만~5000만원의 분양가를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주변 시세는 3.3㎡당 9000만원을 넘은 상황이다. 당첨자는 현재로도 3.3㎡당 4000만원의 차익을 챙길 수 있다. 상한제가 적용되면 3.3㎡당 차익이 5000만원을 훌쩍 넘을 수도 있다.

중장기적으로 공급 부족에 따른 부작용도 예상된다. 한 대형 시행사 관계자는 “디벨로퍼가 하는 대규모 개발사업의 대부분은 공급을 보류할 수밖에 없다”며 “이미 대출규제에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는데 분양가상한제까지 추가로 시행되면 시장 기능이 멈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용산 한남동의 나인원한남 사례처럼 임대분양으로 돌아서는 단지가 나올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이 사업장은 HUG의 분양가 제한을 피해 이 방식을 택했다. 완공 후 임대 기간(5년)이 지나면 가격 제한을 받지 않고 분양전환(소유권 이전)할 수 있다.

최진석/이유정/양길성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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