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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빔]위치 따라 자동으로 동력 바뀌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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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진과 내비게이션의 지능형 협업 시작

 구동을 위한 배터리에 전력이 충분히 남아 있다. 고속으로 주행하다 GPS가 도심 진입을 인식하면 순간 자동적으로 내연기관 작동을 멈추고 전기 동력으로 전환된다. 그러다 전력이 떨어지면 다시 내연기관으로 움직이며 전력을 충전해 수시로 전기 동력을 구동 에너지로 사용한다. 이른바 자동 전기주행 전환기능이다. 

 BMW가 2020년부터 모든 PHEV에 적용할 'E- 드라이브 존(E-Drive zone)'은 GPS가 배출가스 억제 구역으로 지정된 도심을 알려주면 이를 엔진이 인식해 내연기관을 정지시키되 순간 전기차로 바뀌는 기능이다. 이 경우 도심 내 배기가스를 줄여 대기질 개선은 물론 운전자의 에너지 비용도 아낄 수 있다. 

 그렇다고 'E-드라이브 존' 기능이 매우 특별한 것은 아니다. 지정체가 반복되는 도심 운행 패턴이 인식되면 가급적 전기 모드를 쓰는 기능이 대부분의 하이브리드에 이미 포함돼 있어서다. 게다가 배출가스를 줄이기 위한 공회전방지장치 등도 친숙한 기능이다. 

 그럼에도 BMW는 'E-드라이브 존'에 나름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단순한 제품 이익만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 해당 기능으로 소비자와 환경을 동시에 생각하는 기업 이미지 개선을 기대하는 셈이다. 그리고 여기에는 이미 디젤 EGR 문제로 곤혹을 치렀다는 점도 배경이 됐다. 

 하지만 엔진 작동을 자꾸 멈추려는(?) 움직임은 BMW뿐 만은 아니다. 토요타는 2020년 북미 제품부터 '자동 엔진 정지 기능'을 넣기로 했다. 차가 운행을 중단하고 정지했을 때 미리 설정된 시간이 경과하면 엔진을 자동으로 멈추는 기능이다. 현재 토요타 제품에는 운전자에게 엔진 작동을 알려주고 끄도록 하는 2단계 경고 기능이 탑재돼 있다. 

 이처럼 내연기관 작동 시간을 줄이려는 이유는 오로지 배출가스 저감이라는 목표 때문이다. 연료를 태워 동력을 얻는 시대에 탄소 배출은 불가피한 것을 인류도 잘 알지만 여전히 친환경으로 불리는 전기 에너지는 발전과 배터리의 소재 한계를 극복하지 못해 주력 대안으로 삼기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전기의 대체 수단으로 전기를 만들 수 있는 수소를 주목하지만 마찬가지로 수소의 생산, 유통, 사용 등의 전 과정이 구축되려면 아직 요원한 일이다. 전문가들조차 내연기관 시대가 꽤 오래갈 것으로 전망하는 배경이자 이유다.

 그렇다면 지금의 내연기관 작동 시간과 역할을 최대한 줄이는 방안이 고민될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각 나라가 배출규제를 강화하는 중이며 제조사마다 미래 지속 가능성을 위해 내연기관 작동을 멈추거나 역할 축소를 생존의 방안으로 삼는다. 자동차 운행을 억제해 기름 사용을 줄이는 방법도 있지만 이 경우 산업발전을 가로막을 수 있어 운행 중 배출가스 억제에 초점을 맞추는 셈이다. 

 현재는 위치 및 시간에 따라 자동으로 엔진을 멈추지만 해당 기능이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지 결정하는 것은 제조사의 몫이다. 그리고 초점은 이동하는 과정에서 최대한 내연기관의 작동 시간을 줄이는 게 핵심이다. 석유를 태우지 않는 것이야말로 궁극의 친환경이지만 현재 기준에서 태우지 않는 것은 이동 자체를 멈추자는 것이니 말이다. 

 권용주 편집위원(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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