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재 기자 / 사진 백수연 기자] 김래원이 목포 영웅이 된다.
영화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감독 강윤성/이하 롱 리브 더 킹)’의 제작보고회가 5월20일 오전 서울시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강윤성 감독, 김래원, 원진아, 진선규, 최귀화가 참석했다.
‘롱 리브 더 킹’은 목포 팔룡회 보스가 우연한 사건으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세상을 바꾸려는 통쾌한 이야기를 그린다. 2017년 추석 극장가에 ‘장첸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영화 ‘범죄도시’로 제54회 백상예술대상 신인감독상, 제23회 춘사영화제 신인감독상 등을 수상한 강윤성 감독의 복귀작이다. 그는 “‘범죄도시’ 이후 내게 제안이 들어온 작품 중 가장 재밌는 이야기였고 또 내가 잘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고 연출 배경을 설명했다. 또 “전작과는 다른 이야기라 새로운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는 욕심에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감독은 “‘롱 리브 더 킹’은 철저히 오락 영화를 지향하고 만든 작품”이라고 오락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범죄도시’와는 다르다. 이 영화는 한 인물의 성장기다. 그는 “조폭 두목이 어떤 계기를 통해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범죄도시’의 기록적 흥행(약 688만 명)이 부담이 됐을 법하다. 이에 강윤성 감독은 “작업 때는 오직 이번 영화 생각만 했다”며, “하지만 개봉을 앞둔 지금은 그 성적이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고 전했다.
누적 조회수 1억 뷰, 누적 구독자 197만 명에 빛나는 동명 인기 웹툰 ‘롱 리브 더 킹’이 원작이다. 원작과의 차이점은 정치색이 없다는 것이다. 감독은 “원작과 다른 결이 분명히 있다. 내용의 소소한 차이도 있다”며, “특히 우리 영화는 정치와 선거는 있으나 정치색은 뺐다. 오락 영화에 집중하고 싶었고 한 인물의 성장기에 집중하길 바랐다”고 강조했다.
원작에서 장세출은 바쁘다. 시즌1에서는 목포 시의원을, 시즌2에서는 대구 시장을 목표한다. 시즌3에서는 장관으로 활약한다. 마침 ‘롱 리브 더 킹’의 부제는 ‘목포 영웅’. 혹 후속작 계획이 있는 걸까. 감독은 “후속작은 생각지 않고 작업했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우리 영화는 원작 시즌1까지를 다룬다. 그 다음 시즌의 영화화를 생각 안 한 건 아니다”며, “하지만 이 영화가 잘되는 게 우선이기에 이 한 편에 온전히 집중했다”고 알렸다.
영화 ‘해바라기’ ‘프리즌’ ‘강남 1970’, SBS ‘닥터스’ 등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강렬한 개성부터 여심을 사로잡는 로맨티시스트까지 늘 최고의 연기를 선보인 김래원이, 거대 조직 보스에서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장세출을 연기한다. 장세출은 용역 현장에서 만난 강소현(원진아)의 일침을 계기로 좋은 사람이 되기로 결심하는 인물이다.
‘미스터 소크라테스’ ‘프리즌’ 등 그간 김래원은 성장 또는 반전이 있는 인물을 표현해왔다. 하지만 그 점에 흥미를 느끼고 ‘롱 리브 더 킹’을 선택한 건 아니라고. 그는 기자의 질문에 “장세출은 따뜻함이 있는 너무나 인간적인 사람이다. 조직의 보스지만 주변을 아우르고 또 따뜻한 마음으로 여기저기 챙기는 인물이 장세출이다. 그가 강소현 변호사를 통해 새로운 세상을 보고 꿈을 갖게 된다. 감춰진 꿈을 펼치게 된다”고 역할을 설명했다.
JTBC ‘라이프’, 영화 ‘돈’을 통해 그 존재감을 드러낸 원진아가 장세출을 좋은 사람으로 변화시키는 열혈 변호사 강소현을 표현한다. 강소현은 신념을 지키는 일이라면 망설임 없이 행동하는 이.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진심으로 돕는 따뜻한 내면을 전달할 전망이다.
정의롭고 강한 여성을 연기하는 건 원진아의 장기다. 그는 “정의로운 사상이 전작과 같다”며, “다만 전작은 내면을 숨기곤 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상대가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조언해주는 선에 그쳤다. 하지만 강소현은 자기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막힘이 없고 거침이 없다”고 비교했다. 다시 말해 이번은 내면과 외면이 강직한 “외강내강”인 셈.
진선규는 장세출의 라이벌 조직 보스이자 귀여운 악당 조광춘을 연기한다. 조광춘은 팔룡회에 필적하는 광춘이파 보스로, 모든 것이 장세출에게 밀리는 것에 은근히 라이벌 의식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범죄도시’ 악역 위성락은 잊어도 좋겠다. 어딘가 안쓰러우면서 코믹한 인물이라고. 또 진선규와 강윤성 감독의 만남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에서는 시민을 위한 국회의원으로 표심을 확실히 잡고 있으나 뒤에선 온갖 비리를 저지르는 최만수를 연기한 최귀화 역시 ‘롱 리브 더 킹’으로 감독과 두 번째 호흡을 맞춘다.
강윤성 감독은 “진선규 씨는 나에게 페르소나 같은 분”이라며, “시나리오 작업에서부터 진선규 씨를 떠올렸다”고 전했다. 최귀화는 “감독님과의 작업은 재밌다”며, “배우가 준비한 것을 토대로 더 나은 장면으로 만들어주시기에 연기하는 맛이 있다”고 했다.
주인공이 폭력과 가깝다는 점에서 ‘롱 리브 더 킹’은 김래원 인생작 중 하나 ‘해바라기’를 떠올리게 한다. 특히 극 중 오태식의 사자후 “꼭 그렇게 다 가져가야만 속이 후련했냐!”는 아직까지 세간에 회자되고 있는 불세출 명대사다. 이번 영화에서 김래원은 고난도 액션을 직접 소화했고, 또 목포 사투리까지 완벽히 구사하며 장세출을 표현하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내가 맡은 역할이 전라도 사투리를 쓴다”며, “영화가 많은 사랑을 받는다면 그런 장면이나 대사가 또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6월1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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