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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작곡가 고병식 “삶이 다 하는 날까지 음악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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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정 기자] 작곡가 고병식, 가수 고흐, 프로듀싱팀 메이져리거를 이끄는 고병식까지. 고흐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작곡가 고병식 앞에 붙는 수식어는 여러 개다. 그만큼 하루하루 치열하게 음악 속에서 살아가는 그의 삶을 보여주는 지표가 아닐까.

작곡가는 음악을 만드는 사람이니만큼 그가 만든 음악을 들으면 그 사람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되는 기분이 든다. 고흐 고병식이 작곡하고 혹은 직접 부른 노래들을 듣고 있으면 따사로운 햇볕 아래 서 있는 거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고병식의 음악은 따뜻하고 또 감미롭다.

남들이 다 원하는 꿈의 ‘대박’을 노리기 보다는 삶이 다 하는 날까지 음악 속에서 살아가고 싶다는 그의 마지막 말에서 음악에 대한 그의 진지함 한 자락을 엿 볼 수 있었다.

Q. 근황

“감사하게도 수 편의 드라마와 영화 OST 작업으로 바쁘게 지내고 있다. 인터뷰 전날도 울랄라세션과 드라마 OST 녹음을 하고 그에 대한 편집작업을 하는 와중이다”

Q. 작곡가 입문 계기

“사실 곡을 쓰며 살아갈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노래가 좋아서 시작한 음악이었는데 20대 중반부터 곡을 쓰고 가사를 쓰는 일에 재미를 느끼면서 지금까지 오게 됐다. 그 시절에 처음 작업했던 곡이 영광스럽게도 가수 조관우 형님의 ep 앨범에 수록되면서 작곡가로서 첫 입문을 하게 됐다”

Q. 고흐라는 활동명을 사용하던데. 작명에 담긴 뜻이 있다면

“어려서부터 쭉 미술을 했었다. 아기 때부터 그림을 그렸었고 대학도 상명대학교 조형 예술학부로진학 했다. 지금은 그림을 취미로만 그리지만 존경하는 예술가 빈센트 반 고흐의 이름을 따서 예명으로 쓰게 됐다. 일종의 오마주다(웃음)”

Q. 인기 프로그램 MBC ‘나는 가수다’에서 조관우, 적우와 함께한 모습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는데. 어떤 경험이었나

“음악을 해오면서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나날을 보냈던 시기였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한없이 부족했던 모습인데 조관우 형님이 나에게 처음 기회를 주시고 든든한 동료들이 함께 해줘서 힘들었지만 좋은 추억들을 많이 남길 수 있었던 것 같다”

Q. ‘나는 가수다’에서 작업한 곡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아무래도 첫 작업인 원미연 님의 원곡 ‘이별 여행-조관우’가 아닐까 싶다. 무대를 지켜보며 내가 더 떨었었다. 그 당시 팀을 이뤄 함께 작업한 친구와 잠 한숨 못 자고 몇 번이나 수정해가며 작업했던 기억이 아직도 아련하게 남아있다”


Q. 작곡 뿐만 아니라 본인의 앨범을 내기도 했던데. 앞으로도 꾸준히 앨범 작업을 할 예정인지

“노래를 하는 건 나에겐 여전히 너무 행복한 일이다. 어려서부터 함께 음악을 해온 동생 더 레이와 존경하는 문명진 선배님과 첫 싱글을 낸 것도 어느새 수년이 흘렀더라. 앞으로도 언제 일진 모르지만 기회가 닿을 때 음원도 발매할 생각이 있긴 하다”

Q. 곡 작업의 영감은 어디서 얻는지

“삶에서 다양한 감정과 기억들을 기록하는 편이다. 멜로디는 자다가도, 혹은 운전을 하다가도 떠오를 때가 있다. 그 순간을 놓치면 다시 기억이 나지 않는 경험을 많이 한 터라 휴대폰 레코더로 바로바로 기록을 한다. 역시 일상에서 무언가가 문득 떠오를 때가 많아서 그때마다 메모장에 바로 기록을 하기도 하고. 한 번에 전체 구성이 나올 때도 있지만 대체로 문장의 조각들이 떠오를 때가 많아 그걸 기록해놓고 기록을 바탕으로 쌓아 올릴 때가 많다. 내가 부른 곡 중 ‘따뜻하다’라는 노래가 대표적인데 밤샘 작업을 마치고 동틀 무렵에 운전하며 집에 가는데 햇볕이 참 따스하더라. 그때 혼잣말로 ‘참 따뜻하다’고 중얼거렸는데 뭔가 느낌이 좋아서 바로 기록을 해뒀다. 나중에 그 ‘따뜻하다’라는 문구를 바탕으로 ‘언제 내가 따뜻한 기분을 느꼈을까’라고 생각하니 이후 가사가 쭉쭉 나오더라”

Q. 작업한 곡 중 가장 애착 가는 곡

“사실 단 한 곡도 애정이 안 가는 곡은 없지만 그래도 최근 작업한 곡 중에 꼽자면 MBC 드라마 ‘군주’에 삽입됐던 ‘단 한 사람’이라는 곡이 애착이 많이 간다. 아내를 떠올리면서 가사를 썼는데 ‘이유 없던 내 삶에 의미가 된 사람, 내가 사랑한 단 한 사람’이라는 구절이 개인적으로 가장 맘에 드는 부분이다”

Q. 한 번쯤 작업해보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다면

“이소라 선배님과 꼭 한번 작업을 해보고 싶다. 아주 어려서부터 존경하던 뮤지션인데 소위 말하는 ‘성덕(성공한 덕후)’이 돼 보고 싶다(웃음)”

Q. 케이사운드 엔터테인먼트와 뮤직 아카데미를 운영 중인데. 인재들의 어떤 점을 우선으로 보는지

“음악에 대한 열정과 끈기인 거 같다. 음악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어려운 길인 것 같다. 실력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언제 닿을지 모르는 꿈으로 향하는 여정을 묵묵히 감당하고 걸어갈 수 있는 친구라면 분명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Q. 프로듀싱팀 메이져리거의 일원인데. 메이져리거만의 강점이 있다면

“메이져리거는 나와 김남원, 두 명으로 이루어진 팀인데 서로 개성과 장점이 달라서 시너지가 큰 팀이라고 생각한다. 보컬 출신인 나와 현재 동아방송대 작곡 전공 교수로 재직 중인 남원이가 각자 감성과 이론적인 부분을 상호보완하며 작업을 해서 작업속도도 빠르고 서로의 영역에 대한 신뢰와 존중도 크다”

Q. 드라마 OST 작업과 영화음악 등 작품과 연계된 음악 작업이 활발하더라. 일반 곡 작업과 어떤 점이 다른지

“OST 작업을 활발하게 한지 이제 만 2년 정도가 지난 것 같은데 처음에는 OST에 대한 이해가 조금 부족해서 난감했던 기억이 있다. 온전한 영감으로 가창자의 장점을 잘 살려주면 될 거라고만 생각했는데 OST는 드라마의 영상미와 함께 공존하는 음악이라 코러스나 애드리브 등 포장이 너무 과해도 드라마의 몰입을 방해하게 되더라. 지금은 작업할 때 각 드라마의 분위기와 전개 상황에 맞춰 작업하고 있다”

“OST의 매력은 적절한 상황과 장면에서 개연성 있는 음악이 함께 흘러나올 때 시청자들에게 굉장한 시너지와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점 같다. 대중음악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Q. 배우 서지연과 결혼이 화제. 러브스토리를 들려주자면

“20대 초반에 만나서 10년을 연애하고 올해로 결혼한 지 8년 차가 됐다. 아무것도 없이 꿈만 가득했던 어린 시절 만나 지금까지 함께할 수 있음에 참 감사하다”

“최근에 아내가 홍보대사로 있는 ‘서울의료봉사재단’의 의료인들과 함께 부부동반으로 몽골 의료봉사를 다녀왔는데 신선한 경험이자 많은 감동을 얻고 왔다. 봉사는 물질적으로나 시간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하는 거로 생각했는데 함께 봉사한 분들이 대체로 저보다 연령대가 어려서 놀랐고 많은 것들을 베풀고도 더 주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적지 않은 충격과 감동을 받고 왔다. 평소 나눔과 봉사에 헌신하는 삶을 사는 아내의 일상을 들여다본 것 같아 더 뜻깊은 시간이었다”

Q. 아내와 함께 봉사하는 삶을 살고 있더라. 봉사 시작 계기

“그 동안의 나는 봉사에는 문외한에 가까웠고 아내의 봉사하는 삶을 응원하는 정도로만 참여 해왔던 것 같다. 큰 액수는 아니지만 아프리카의 몇몇 아이들에게 후원해온 게 다인데 이번 몽골 의료봉사를 통해 나눈다는 기쁨을 배우게 됐다. 앞으로도 기회가 닿는 데로 아내와 함께 여러 봉사 현장에 참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Q. 앞으로 대중들에게 공개될 작업이 있다면

“현재 5편 정도의 드라마와 영화 OST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서 남은 올해도 정신없이 보낼 것 같다. 한 곡, 한 곡 정성을 다해서 대중들에게 오래도록 기억될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

Q. 목표

“예전엔 소위 말하는 ‘대박’을 치는 게 목표였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오래도록 음악을 하고 싶다’로 목표가 바뀌었다. 뮤지션들의 생명력이 짧은 편이라 가수도, 작곡가도 오랜 기간 롱런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노력해서 삶이 다하는 그 날까지 계속해서 음악을 하며 살아갈 수 있다면 참 행복한 삶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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