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진 기자] 한 번 들으면 잊기 힘든 이름 왕빛나. 이제는 그의 이름 석 자 때문이 아니라,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을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기억에 자리 잡은 배우다.
17년차 배우 왕빛나의 연기는 이름만큼이나 오래오래 빛을 내고 있다. 자신을 워크 홀릭이라 말하며 쉬는 것보다 일하는 것이 더욱 좋고 연기를 할 때 스스로가 살이 있음을 느낀다고 한다.
무엇 하나 놓치고 싶어 하지 않는 배우 왕빛나가 bnt와 화보 촬영을 함께 했다. 최근 ‘인형의 집’에서 또 다른 인생 캐릭터를 완성하며 깊은 흔적을 남긴 그. 총 세가지 콘셉트로 진행된 이번 화보에서도 다양한 모습을 선보이며 현장에 짙은 인상을 남겼다.
Q. 이제는 익숙하지만, 데뷔 초 개명 욕심은 없었는지
“첫 데뷔하고 신인 땐 예명으로 활동한 적이 있다. 처음 대중분들께 알려지기 전에 주변에서 이름이 코믹하단 이야기를 들어 ‘우진’이란 이름으로 활동을 했었다. 그때는 이름 때문에 한정적인 이미지에 그칠까 봐 선뜻 새로운 활동명을 받아 들었지만 활동하다 보니 새 이름이 익숙하지도 않고, 나의 이름이 소중하단 걸 깨닫고 다시 왕빛나로 활동을 시작했다”
Q. 데뷔 계기
“고등학교 3학년 때, 대학교에 가면 공부 말고 놀고 싶다는 생각에 연극영화과에 진학했다. 이러한 착각 속에 연극영화과에 입학했지만, 실상은 생각과는 매우 달랐다. 얼떨결에 진학한 연극영학과였지만 막상 연기 공부를 시작해보니 재미도 있었고 이 길이 나의 길인 것 같았다”
Q. 그렇다면 원래 꿈은
“어린 시절 꿈은 디자이너나 현모양처, 승무원같이 또래 나이 때 학생들이 한 번씩은 꿈꿀만한 평범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Q. 17년차 배우로서의 삶, 후회된 적은 없는지
“후회한 적은 한 번도 없다. 17년 전에 미리 선택하고 시작한 덕에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 같다. 요즘같이 예쁘고 연기력 뛰어난 배우들이 많은 시기에 배우에 도전했다면 지금 이 자리조차 오지 못했을 것이다. 연기에 대한 관문도 높아지고 경쟁도 치열해진 현재, 빨리 연기를 시작하길 참 잘한 것 같다”
Q. 큰 전환점이 된 ‘하늘이시여’
“데뷔 4년차 만에 빛을 본 작품. 왕빛나라는 이름을 세상에 알려준 감사한 작품이다”
Q. 악역 전문 배우?
“어떤 역을 한 배우인지 기억을 못 하는 것보다, ‘왕빛나는 악역 하나는 잘해’라고 기억해주실 기회가 된 것 같아 오히려 영광이다. 많은 역할을 연기했지만, 악역이란 것은 여전히 어렵고 힘들다. 아직은 악역 전문이라 말하기 민망할 정도다. 악역 전문이라는 타이틀이 어울릴 수 있도록 더욱 신경 써야겠다”
Q. 최근 ‘인형의 집’에서도 강한 역. 이번 연기를 위한 나만의 비법
“공부할 때도 교과서에 충실하듯, 연기도 대본에 충실하면 되는 것 같다. 그리고 내가 나의 캐릭터를 이해하고 몰입하며 나의 행동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포인트다. ’세상에 이런 사람 있나! 말도 안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연기가 어색해진다. 남들 신경 쓰기보단 캐릭터 자체를 이해하고 악역도 당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실제 함께 촬영하는 배우들과의 호흡은
“실제는 극 중 캐릭터들과 다르게 밥도 항상 같이 먹으며 잘 지내고 있다. 드라마 촬영 동안엔 함께하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친해질 수밖에 없다”
Q. 악역 연기 중 가장 힘든 점은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한 단어를 말해도 째려보듯 말하고, 항상 소리를 쳐야 하기 때문이다”
Q. 악역 말고 색다른 변신을 시도?
“악역을 막론하고, 가능한 많은 캐릭터를 연기 하고 싶다. 가볍고 편안한 역할도 좋고 때론 꾸미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기도 하다”
Q.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
“제가 대본을 읽으면서 내용이 재미있다고 생각하면 시청자분들도 재미있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본을 읽으면서 마음을 사로잡은 작품을 선택하는 것 같다”
Q. 출연하고 싶은 작품
“큰 욕심을 부리기보단 주어진 작품을 열심히 하는 중이다. 그러다 보니 잘 된 것도 있고, 기억이 안 남을 정도로 그냥 지나간 작품도 있다. 그래도 굳이 꼽자면 ‘시크릿 가든’ 길라임처럼 단단하고 강인한 역할도 해보고 싶고 애절하고 청순가련한 ‘사랑하는 은동아’의 김사랑씨 역. 더불어 최근 종영한 ‘미스티’의 김남주 선배님 역까지. 아마 ‘미스티’의 고혜란은 배우라면 욕심낼만한 역할 같다”
Q. 코미디 적 요소가 가미된 작품은?
“무조건 하고 싶다. 안 시켜줘서 그렇지 기회가 된다면 도전하고 싶다”
Q. 멜로, 함께하고 싶은 파트너
“특별히 없다. 그 누구와 함께해도 영광으로 남을 듯하다”
Q. 실제로 평소 성격은 어떤지
“사실 센 역할을 많이 했지만, 실제론 평화주의를 선호한다. 크게 싫어하는 것도 없고, 두루두루 좋아하며 잘 지내는 편이다. 남들이 나를 편하게 느껴줬으면 좋겠다”
Q. 수많은 작품 중, 아직도 기억에 남는 작품은
“드라마 ‘황진이’와 ‘두 여자의 방’. 그리고 ‘인형의 집’도 앞으로 계속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황진이’는 촬영 때, 예쁘단 이야기를 많이 들어 기억에 남는다. (웃음) 더불어 촬영했던 작품 중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원래 여행도 고생했던 여정이 오래오래 가슴에 남듯 극 또한 그런 것 같다. ‘두 여자의 방’ 속 캐릭터는 끝날 때까지도 잔향이 길게 남은 작품이다. 작품을 마치고도 여운이 가장 오래 남아 역할에서 빠져나오기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Q. 요즘 눈길이 가는 배우?
“요즘 핫한 배우 정해인씨. 너무 멋있고, 앞으로가 기대 되는 배우다”
Q. 배우로서 가장 필요한 자질 및 조건은
“배려심이 중요한 것 같다. 드라마는 혼자만의 작업이 아니기에 주변을 배려하다 보면 합도 잘 맞고 작품이 잘 굴러가는 듯하다”
Q. 긴 연기 생활, 슬럼프도 있었는지
“항상 재미있고, 현장이 너무 좋았지만 17년 동안 슬럼프가 없었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배우라는 직업이 잘 안 맞고, 나는 너무 부족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하지만 잘 털어내고 나니 배우는 역시 나의 천직인 것 같다”
Q. 쉬는 날,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지
“쉬는 날, 특별한 것은 아니고 사소한 것을 즐기는 편이다. 헤어 관리도 받고 네일 샵도 간다. 평소 운동을 즐기진 않지만 골프는 좋아한다. 평일 시간이 되면 골프를 주로 간다. 최근 ‘인형의 집’ 식구들과도 서프라이즈로 출연진이 함께 골프를 즐긴 적이 있다. 감독님께서 배우들과 스태프들을 위해 준비하신 선물이었다”
Q. 골프 실력은
“‘인형의 집’ 팀 중 대략 4등 정도 하는 것 같다. 이한위 선배님과 한상진 선배님, 최명길 선배님이 선두를 달리고 그다음이 저인 것 같다”
Q.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
“주로 잔다. 남들은 슬프거나 화나면 잠이 안 온다고 하는데, 저는 극도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바로 잠을 자는 사람이다. 평소에도 아무 데서나 잠을 잘 잔다. 머리만 데면 잠에 빠져들고, 누가 깨우지 않으면 늦게까지 잠을 잔다. 빨리 잊고 싶은 것이 있거나 스트레스가 많으면 곧바로 잠을 자는 편. 자고 일어나면 피로와 함께 나쁜 기억들도 다 사라진다”
Q. 몸매 관리 노하우
“특별히 하는 것은 없고, 부모님께서 주신 몸을 잘 유지 중이다. ‘인형의 집’ 출연진 중에서 가장 잘 먹는다고 인정받았다. 삼계탕 한 그릇을 다 먹고도 밥을 추가해서 먹을 정도로 많이 먹는다. 남자 배우들까지 대단하다고 한 식성.
사실 먹는 것에 비교해 살이 안 찌는 편이지만 그래도 관리 안 하고 많이 먹으면 몸무게가 느는 것은 피할 수 없다. 다만 몸무게가 많이 늘면 그때 제대로 식단 관리에 돌입한다. 출산 후에도 100일이라는 기간을 잡고, 20kg을 감량했다. 이렇듯 정확한 기간을 잡고, 간식과 식사량을 줄여서 다시 몸무게를 유지하는 편이다. 매일매일 다이어트를 하는 것은 아니고, 몸무게가 오르면 관리한다”
Q. 연기자의 삶을 산다고 느낄 때
“잘 모르고 살다 팬분들이 반가워하고 사인해 달라고 요청하실 때, 내가 진짜 배우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이 몰라 볼 것 같아서 대충 나왔다가 후회한 적도 있다. 사실 주변 의식하지 않고 돌아다니는 편인데 나를 알아봐 주시는 것에 감사하다”
Q. 힘을 받는 인물
“엄마와 친구들. 위로는 의외로 사소한 것에서 오는 것 같다. 친구들과 아이쇼핑하고, 밥 먹고 돌아다니면 위안이 된다”
Q. 앞으로의 계획
“여름을 좋아한다. 드라마를 마치면 올여름엔 온전히 여름을 즐기며 쉬고 싶다. 그래도 작품이 들어온다면 무조건 도전할 것이다. 저는 일하는 것이 좋다. 가끔씩 놀고 싶더라도 일이 들어오면 일을 한다. 일이 더욱 즐겁기 때문이다. 일해야 살아 있음을 느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