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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현대모비스 자율주행차, 황색 신호 건널까 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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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모비스 자율주행차(엠빌리) 수준 어디까지 왔나
 -신호체계, 차선변경, 원형 교차료 등 스스로 인지 및 판단해 대응

 충청남도 서산시. 논밭이 펼쳐진 한적한 시골 한 가운데 도심 한복판을 그대로 옮겨 놓은 곳이 있다. 바로 현대모비스 서산자율주행시험장의 첨단시험로다. 이 곳은 작은 마을처럼 신호등과 횡단보도, 각종 교차로는 물론 상점 등 가건물을 갖춘 가상 도시다. 기존 시험장에 비해 다양한 곡선로와 노면 등을 마련, 최대한 실제 도심 상황과 유사한 조건을 만든 것이 특징이다. 그래야 더욱 정확한 자율주행 데이터를 뽑아낼 수 있어서다.


 시험장 위를 실험차인 엠빌리와 피실험차들이 반복적으로 주행한다. 엠빌리(Mobis.Brilliant Intelligent Learning LibrarY)는 현대모비스의 자율주행시험차로 국내와 미국, 독일에 총 3대가 운영되고 있다. 엠빌리는 카메라와 레이더, 라이다 등 8개 종류 총 25개 센서가 장착돼 자동차 주변 360도를 감지한다. 엠빌리의 대당 가격은 약 20억원에 달하며 올 연말까지 20대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엠빌리에는 두 명의 연구원이 한 조로 탑승한다. 운전석에 앉은 연구원은 자율주행 시스템을 작동하고 2열 연구원은 컴퓨팅 작업을 통해 알고리즘을 최적화한다. 반복적인 주행을 통해 데이터를 구축하고 지속적인 개선과정에서 보다 정밀한 수치를 얻어낸다. 

 엠빌리는 리셋 버튼을 누르면 자율주행모드로 변환된다. 미리 지정해 놓은 경로를 움직이면서 때때로 달라지는 주변 상황에 스스로 대응한다. 우회전 및 좌회전 시에는 방향지시등을 넣고 회전하며 신호등을 인식, 주행 지속 여부를 판단한다. 원형 교차로에선 이미 돌고 있는 차가 있는지 살핀 후 진입하며 갑자기 끼어드는 차를 피해 순식간에 차선을 변경한다.


 운전 상황에 대한 대처는 '법규를 잘 지키는 운전자' 수준에 맞춰졌다. 하지만 엠빌리의 경우 V2X 기술을 통해 교통 인프라에 대한 방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만큼 보다 객관적인 기준에 따른다. 예를 들면 황색신호에서 운전자는 주행 지속 여부를 고민하지만 엠빌리는 적색신호로 바뀔 때까지 시간을 계산하고, 통과가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올 때만 주행한다. 황색신호 내에 완전히 건널 수 있는지 없는 지를 알 수 있기 때문에 빠르고 정확한 판단이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V2X 기술을 갖추지 않은 신호등이라면 운전자처럼 오로지 신호등 색상에만 의지한다. 이때는 알고리즘을 입력해 놓은 제작사 취향에 따른다. 설정이 보다 보수적이라면 황색 신호에 건너지 않고 반대로 개방적이라면 신속히 건넌다. 아직까지 이에 따른 국제표준은 없다는 게 모비스 설명이다. 

 현대모비스는 2020년까지 레이더뿐 아니라 카메라와 라이다 등 자율주행에 필요한 하드웨어를 모두 자체 기술로 보유할 계획이다. 현재 레이더는 독일 업체 두 곳(SMS, ASTYX)과 제휴해 이미 자체적인 기술력을 확보했으며, 2021년까지 순차적으로 양산한다. 또 카메라는 현재 모빌아이 제품을 채용했지만 2년 내 경쟁력을 갖춘 자체 제품을 확보할 계획이다. 물론 라이다 역시 자율주행 레벨3~4 도입 시기에 맞춰 양산을 완료한다.


 서산 자율주행시험장은 3,000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6월 완공됐다. 총 112만㎡ 규모에 ICT 첨단시험로와 레이더시험로를 비롯한 14개의 시험로를 갖췄다. 현재 자율주행 연구개발을 위해 600여명이 일하고 있으며 2021년까지 1,000명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시험장은 점차 일상 생활의 도시로 변모하게 된다. 시험장이 복잡해져야만 다양한 상황 대처가 가능해서다. 

 모비스 관계자는 "하드웨어를 통한 사물인식 등이 지금은 한창이지만 점차 커넥티드 기능을 통해 외부 정보를 끌어와 자동차 내 하드웨어가 인식한 데이터를 연결, 조합, 판단하는 작업이 수반될 것"이라며 "그래야만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서산=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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