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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파란 AJ 시윤이 손에 쥔 한 묶음의 크레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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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재 기자 / 사진 bnt포토그래퍼 송다연] “낙서 말고 큰 그림을 시작한 셈이죠”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2’는 추억을 발굴하는 프로그램이다. 추억은 불씨가 되어 가수의 원동력이 된다. 밴드 마이선셋(MySunset)의 보컬이자 그룹 파란(PARAN)에서 에이스(ACE)로 활동한 최성욱에 이어 또 한 명의 파란 멤버 시윤을 만났다. 당시 AJ라는 예명으로 활동한 그는 “성욱이 형도 여기 앉았나요?” 하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만 13살 나이로 데뷔해 화제를 모은 AJ는 이제 싱어송라이터 시윤이 됐다. 하지만 ‘아이돌 출신 싱어송라이터’라고 단순히 요약하기에 그의 과거는 풀어낼 이야기가 너무 많다. 방송에서 시윤은 “그룹 활동을 마치고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심리학을 전공 중이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그룹은 오직 파란만을 지칭하는 것일까. 아니다. 그는 파란의 AJ이자, 그룹 유키스(U-KISS)의 AJ였다. 시윤의 아이돌 활동 기간은 약 8년에 달한다.

시윤은 4월13일 새 미니 앨범 ‘큐비즘(CUBISM)’을 발표했다. 이미 유키스 시절부터 음악으로 그 자신을 표현하는 것에 두각을 드러냈던 시윤. 그간 시윤은 다양한 색의 크레파스로 열심히 낙서를 그려왔다. “어떤 색이 가장 저와 어울리는 색인지 알기 위해서 막 그려봤던 거 같아요.” 이제 그는 약속된 성공을 버리고 외롭고 낯설지라도 시윤만의 길을 걷고자 한다. 자신의 색깔로 단어 ‘공감’을 언급한 시윤을 bnt뉴스가 만났다.


큐비즘은 20세기 초 서구 미술의 전면적 혁신을 가져온 갈래이자, 입체주의(立體主義)의 다른 말이다. 원근 법칙을 포기하는 대신 사물의 다른 측면을 보여준다. “제 음악 색깔을 잘 정의해준다는 생각에 미술 용어 ‘큐비즘’을 붙여봤어요. 첫 미니 앨범과 마찬가지로 이번 앨범도 펑크, 신스 팝, 어쿠스틱 등 다양한 장르가 하나의 앨범에 담겼습니다.”

타이틀곡은 ‘얼론(ALONE)’이다. “연인 관계를 여자의 입장에서 그려낸 곡이에요. 변해버린 남자 때문에 어디를 가더라도 외롭고 혼자인 것 같은 여자의 심경을 담았습니다.”

시윤이 둥지를 튼 곳은 신생 레이블 루프탑컴퍼니다. 루프탑컴퍼니는 브랜뉴뮤직 프로듀서 동네형과 원영헌이 공동 수장인 레이블. 걸그룹 아이오아이(I.O.I)의 ‘소나기’, 래퍼 산이(SAN E)의 ‘아는 사람 얘기’, 그룹 세븐틴(Seventeen)의 ‘예쁘다’ 등이 모두 동네형과 원영헌의 작품이다. 특히 예명 동네형을 사용하는 대표 겸 총괄 프로듀서 노현은 레이블 소속 가수의 인터뷰 자리까지 동석해 기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유키스 때 저희 회사 대표님(동네형)을 만났어요. 곡 잘 쓰시는 친근한 형과, 작곡에 관심 있는 동생으로서 서로 연이 닿았죠. 제가 많이 괴롭혔어요. 곡 쓰는 법을 너무 배우고 싶었거든요. ‘멜로디 만들어 볼게요.’ ‘가사 써볼게요.’ 스토킹 하다시피 매일 전화했어요. 형 덕분에 유키스 타이틀곡도 몇 개 썼고요. 나중에 기회가 닿는다면 솔로 앨범을 만들어달라고 부탁드렸던 적이 있어요. 언질이 현실이 됐습니다.”

한 인터뷰에서 시윤은 “제2의 데뷔를 기다렸다. 그리고 싶은 그림을 마음껏 그릴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후 그는 두 장의 미니 앨범과, 두 장의 디지털 싱글을 발표했다. “첫 미니 앨범과 디지털 싱글은 정체성을 찾는 과정이었어요. 다양한 크레파스로 열심히 낙서했습니다. 정체성이 없진 않았어요. 어떤 노래에도 저만의 스타일은 확고하다고 자부해요. 이번 앨범부터는 흰 종이 위에 윤곽을 그려봤어요. 낙서 말고 큰 그림을 시작한 셈이죠.”


루프탑컴퍼니 대표 동네형과 원영헌은 싱글 ‘너와 내 사이’를 듣고 “이제야 네 색깔을 알겠다”라고 말했다는 후문. “가수 시윤의 색깔은 공감이에요. 대중 가수로서 대중과 공감 못한다면 그것은 대중 가요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공감되는 가사와 공감되는 멜로디가 마음에 노래를 심는다고 봐요. 단어, 문장, 스토리텔링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어요.”

‘여우’부터 ‘뷰티(BEAUTY)’ ‘그때의 너’ ‘너와 내 사이’ ‘얼론’까지. 모두에서 시윤은 남녀의 사랑 그리고 이별을 노래한다. “젊은 세대 감정이 담긴 다른 노래도 준비 중입니다. 연인의 곡을 먼저 발표한 이유는 사랑이 가장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요소라는 점이 컸어요. 누구에게나 뜨거운 사랑은 한 번쯤 스쳐갔을 감정이니까요. 그 곡이 공감을 얻고 시윤의 인지도가 올라간다면 그 후부터 좀 더 세세한 공감의 곡을 발표할 수 있을 거 같아요.”

그간 시윤은 가수 이윤의 이름으로 발표한 거의 모든 트랙의 작사, 작곡에 참여했다. 싱어송라이터 시윤으로 인정받으려는 그의 굳센 의지가 느껴진다.

“물론 다른 분들의 색깔을 저에게 입히는 것도 좋죠. 하지만 어떻게 보면 그건 제가 아니잖아요. 저의 정체성을 가장 또렷이 나타낼 수 있는 건 제가 제 곡을 쓰는 거라고 생각해요. 저만의 목소리, 스타일, 방식, 가사를 고스란히 담아내야 최종적으로 제가 된다고 봅니다. 솔직히 힘들긴 해요. 하지만 저도 모르는 절 결과물로 만날 때 드는 ‘아, 이게 나구나’라는 생각에 오늘도 가사를 쓰고, 음악을 만듭니다.”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인터뷰①] 파란 AJ 시윤이 손에 쥔 한 묶음의 크레파스 (기사링크)
[인터뷰②] 파란→유키스→싱어송라이터 시윤이 찾은 “나만의 나” (기사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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