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산업, 엔진 마운트에 전자식 능동제어 기술 개발
-하이브리드·가변 실린더 엔진·디젤 엔진·경량화 차에 유용할 것
여기저기서 전기차 시대를 예언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전기차로 산업을 바꾸려는 자동차회사의 최대 수익원은 여전히 내연기관이다. 그래서 내연기관의 종말은 그리 빨리 오지 않는다. 물론 탄소 배출 규제를 충족시키기 위해 하이브리드와 가변 실린더 엔진을 마련하는 노력도 아끼지 않는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소비자 눈높이를 맞춰야 하는 감성 품질, 특히 주행 감성은 기존과 다른 기술을 요구하기도 한다. 대체 어떤 기술들이 있을까? 지난달 29일 대구광역시에 위치한 지능형자동차부품센터를 찾아 간 이유는 평화산업이 독자 개발했다는 전자제어 엔진 마운트를 경험하기 위해서였다.
평화산업은 자동차 및 산업용 방진부품 등을 제조하는 회사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국내 4개 완성차회사에 엔진 떨림을 억제하는 마운트(Mount)를 공급하고 있다. 그런데 현재 공급되는 엔진 마운트는 진동을 억제하되 마운트 자체가 제어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엔진 떨림을 전자적으로 제어하는 능동 제어 엔진 마운트 '액트롬(ActroM : Active Hydro Engine Mount)'을 개발했다. 현재 아우디 등에 일부 사용되지만 국내 개발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반적으로 엔진 마운트는 엔진을 지지하고 폭발에 의한 진동이 차체에 전달되지 않도록 막거나 주행 중 발생하는 진동으로부터 엔진을 보호한다. 초기 엔진 마운트는 천연 고무 소재였지만 현재는 유체의 점성을 활용한 유체봉입형 마운트가 주로 쓰인다. 단순히 기계적인 부품으로 구성돼 수동적인 역할을 맡는다.
그런데 액트롬은 구동기로 진동을 발생시켜 엔진 떨림을 상쇄하는 역위상 원리로 승차감을 향상시킨다. 현재 널리 쓰이는 유체봉입 방식의 마운트 내부에 진동을 발생시키는 구동기와 주행 조건을 판단, 구동기 작동을 결정하는 제어 로직을 넣었다. 그리고 로직에 따라 실시간 구현하는 제어기를 추가한 형태다. 그 결과 다양한 엔진 작동과 주행 조건에서 진동 억제력을 고루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실제 액트롬을 탑재한 제네시스 쿠페 2.0ℓ 터보에 올라 체험해봤다. 시승차의 액트롬은 별도로 마련한 버튼으로 작동시킬 수 있게 준비됐다. 먼저 아이들링 상태에서 장치를 켜자 시트로 전해지는 진동 저감이 확실하게 느껴졌다. 이어 도로에 진입해 주행 중 진동 변화를 체험했는데, 부밍이 커지는 2,500~3,500rpm 영역에서 진동 차이가 두드러졌다. 때문에 주행 중 엔진 시동 여부가 바뀌는 하이브리드나 가변 실린더 엔진, 공회전 방지 장치가 탑재된 디젤 엔진 등의 정숙성을 극대화 할 기술로 꼽힌다. 현재 글로벌 시판 차종 중에선 기통 휴지 시스템을 적용한 아우디 S8, 캐딜락 CT6·에스컬레이드와 친환경차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등이 능동형 전자제어 엔진 마운트를 장착하고 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단순 부품이 아닌 전자 제어 방식을 채택해 일반 마운트 가격대비 고가라는 것. 그러나 BSM(Balance Shaft Module)을 대체할 때 효과가 크고 해외 제품 대비 제품 및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게 이 회사 오상흔 선임연구원의 설명이다. 실제 평화산업은 이미 새 엔진 마운트의 전 단계로 꼽히는 디젤 엔진용 세미 액티브 하이드로 마운트를 개발해 제네시스 G70, 기아차 스팅어에 적용되고 있다.
평화산업이 능동형 엔진 마운트를 개발한 배경은 친환경차 시대에 걸맞은 감성품질 확보가 목적이다. 한국섬유기계융합연구원 연구본부 오태현 선임연구원은 "소음이 적은 전기차 등에서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감성은 진동일 수 있다"며 "엔진 마운트의 전자제어 시도는 감성품질 만족도를 높이려는 차원이었다"고 설명한다. 저탄소 고효율 기반의 동력계 다변화 속에서 작지만 나름의 역할을 맡으려는 노력이다.
대구=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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