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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t's pick②] 김수현-황지민, 미스틱 1호 걸그룹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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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재 기자 / 사진 bnt포토그래퍼 윤호준] “1호 걸그룹 도전해보겠습니다!”

‘빛나는 소년 소녀를 구하라.’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 양현석과, 다수 흥행작을 연출한 한동철 PD가 참여한 JTBC ‘믹스나인’의 캐치프레이즈다. 총 403명 참가자 중 양현석이 인정한 170명의 빛나는 소년, 소녀는 주인공을 꿈꾸며 버스에 몸을 실었다. 가수 자이언티가 그 끼를 칭찬할 정도로 “끼를 맘껏 발산한” 김수현과, 매력적인 보컬이 돋보인 황지민 역시 대표 프로듀서 윤종신이 지켜보는 가운데 합격 소식을 당당히 안았다. 미스틱엔터테인먼트 두 연습생 미스틱즈의 시작이었다.

미스틱즈의 출발은 썩 좋지 않았다. 황지민은 쇼케이스에 앞서 이뤄진 기획사 평가, 중간 평가, 최종 평가 모두 A 클래스를 유지했지만 메인 무대 톱9에는 들지 못했다. 가사를 숙지하지 못해 양현석과 트레이너 군단 모두를 웃게 만든 김수현 또한 데뷔조 입성에 실패했다. 쇼케이스 순위 67위와 87위. 황지민과 김수현이 안은 현실은 메인 무대 아래 백업 댄서이자 정상이 까마득한 하위권이었다. 결국 포지션 배틀에서 가수 에일리의 ‘노래가 늘었어’를 준비하던 황지민은 자신감 저하를 고백하며 “아무도 나를 모른다. 미스틱(엔터테인먼트)인 것만 안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황지민은 자신을 표현하는 한 줄로 “미스틱(엔터테인먼트)의 벌레”를 언급했다. 그냥 벌레가 아닌 연습 벌레란다. 항상 스스로에게 부족함을 느끼는 연습 벌레는 “조금만 더 하고 가자”라는 생각을 하며 연습실에 끝까지 남는 횟수를 늘려갔다. 우여곡절 끝에 ‘레인(Rain)’을 부르게 된 김수현도 소속사 월말 평가 때 기울인 것보다 더 큰 노력을 무대에 쏟아냈다. 양현석도 이에 감동했다. 그는 3차 순위 발표식에서 14위를 기록한 황지민을 두고 “사실 여기까지 올 줄 몰랐던 참가자”라는 극찬을 전했다. 계속된 순위 상승을 두고 윤종신을 언급하는 양현석에게 황지민은 “내 스스로 올라왔다”라는 당찬 말로 그간 흘린 땀방울의 가치를 강조했다.

최종 톱9 데뷔조 입성은 실패했지만, 미스틱엔터테인먼트의 1호 걸그룹을 위해 일주일 중 엿새를 연습에 매진하고 있는 미래의 아이돌 황지민과 김수현을 bnt뉴스가 만났다. 회사에 안 나가는 날에도 매일 만날 정도로 절친한 두 사람은 무술년 1월1일도 함께 보냈다고. 마침 인터뷰 날짜인 3월14일 화이트데이를 언급하자 김수현과 황지민은 “연애는 무슨. 연습해야죠” 하며 꽃다운 나이 스무 살을 아쉬워했다.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bnt's pick①] ‘믹스나인’ 미스틱즈, 죽기 살기로 최선을 다하다 (기사링크)
[bnt's pick②] 김수현-황지민, 미스틱 1호 걸그룹을 향해 (기사링크)


“그날을 잊지 못한다”라며 미스틱엔터테인먼트와의 계약 날짜 2015년 1월7일을 기자에게 꺼낸 김수현은 초등학교 6년 내내 수영을 전공했다. 이후 중학생 김수현은 지휘 선생님이 전공을 종용할 정도로 클라리넷에 큰 재능을 보였다고. 하지만 수영을 할 때도, 운동을 그만두고 악기를 배울 때도 김수현이 관심을 보인 것은 노래와 춤이었다. 청소년 문화 욕구를 수용하도록 설립된 청소년문화의집에서 춤을 배운 김수현은 이미 중학교 2학년 때 그의 진로를 결정했다고 회상했다.

“‘가수가 되고 싶습니다’라고 말씀드렸어요. 그때부터 악기를 그만 두고 전문적으로 노래와 춤을 가르치는 학원을 다녔죠. 준비한 지 반년 조금 넘어서 미스틱(엔터테인먼트) 오디션에 운 좋게 붙었습니다. 수영도 하고 클라리넷도 했지만, 마음 한 구석에 가수의 피가 흐르고 있지 않았나 싶어요.”

미스틱엔터테인먼트 연습생 황지민을 만나기까지의 과정은 더 “파란만장”하다. 무용, 발레, 검도, 피아노, 바이올린. 욕심 많은 중학생의 다음 차례는 노래였다. 그룹 엠블랙(MBLAQ) 팬인 울산 황지민은 학원 문이 닫을 때까지 연습하는 열정으로 부모님을 움직였고, 이후 단 한 명을 뽑는 한림연예예술고등학교 편입 시험에 합격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가수와 대학교의 갈림길에 섰어요. 그때 운명처럼 미스틱 오디션을 만났습니다. 중학생 때부터 울산에서 부산까지 가서 오디션을 봤는데 그때는 떨어졌어요. 그런데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도전하니까 합격하더라고요. 계약을 4월1일에 했어요. 2017년 4월1일. 계약을 했죠.”


무술년을 맞아 빛나는 고등학교 졸업장을 품에 안은 2000년 1월15일생 김수현과 1999년 6월22일생 황지민에게 졸업은 연습 시간이 더 많아진 것을 의미한다. “이제는 학교를 안 다니는 무직이니까 오후 2시까지 출근해서 레슨, 개인 연습 등을 하고 있어요. 학교 다니는 친구들이 오는 6시 이후부터는 단체 연습을 하고요. 오후 9시가 퇴근 시간입니다. 회사에서 제공하는 밥을 먹은 다음에 부족한 친구들은 좀 더 연습하지만 저흰 퇴근 시간을 엄수합니다. (웃음)”(김수현)

동석한 미스틱엔터테인먼트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걸그룹을 목표하는 연습생의 숫자는 10명 내외라고. 미스틱 대표 프로듀서 윤종신은 월말 평가를 영상으로 모두 챙길 정도로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간혹 윤종신 PD님과 마주칠 경우가 있어요. 연습 잘하고 있냐고 꼭 한마디 던져주십니다.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씀드리면 ‘잘해야지.’ ‘그래 열심히 해!’ 하고 용기를 주세요. ‘믹스나인’ 일로 아직 칭찬을 받진 못했어요. 이제 앞으로 만들어 나가야죠.”(김수현)

‘믹스나인’에서 사랑스러운 눈웃음을 담당한 ‘흥신흥왕’ 김수현은 숙소에서 그룹 빅뱅과 가수 선미를 따라하는 모습으로 그의 흥을 자랑했던 바 있다. 그런 그가 연습생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은 바로 복싱이란다. “은근 스트레스 해소가 되더라고요. 때리면 팡 소리가 머리 뒤에서 빵 터지는. 오전에 복싱을 하고 회사에 가요.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이고, 약간의 일탈 개념이랄까요. 추천 드립니다!”

신곡 음원 배틀 ‘데인저러스 걸(Dangerous Girl)’ 공연으로 ‘무대를 빛내는 가창력’이란 호칭을 얻은 황지민의 스트레스 해소법은 인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혼자 삭이는 편이에요. 주위에 말도 안 하고요. 그냥 꾹 눌러요. 꾹 참고 미니 게임기를 하거나 이어폰 귀에 꽂고 혼자 노래 듣거나 해요. 삭이는 거죠.”


미스틱엔터테인먼트 사옥 1층에서는 1년 365일 공연이 끊이지 않는다. 윤종신이 구상한 ‘리슨 스테이지’가 그것. 오후 7시 30분부터 8시까지 한남동 68-29에는 약 30분 동안 뮤지션의 라이브 공연이 이어진다. 김수현, 황지민 미스틱즈는 그간 네 번의 공연을 펼쳤다. “저희 이미지에 맞는 노래를 주로 선곡하곤 해요. 저희 아픈 심정을 담은 투애니원(2NE1) 선배님의 ‘아파’라든지요. 떨리지 않고 재밌어요. ‘믹스나인’ 밖에서도 노래할 수 있는 시간이니까요.”(김수현)

구태의연하지만 걸그룹을 탐구할 때 인터뷰어는 꼭 인터뷰이에게 매력을 질문한다. “핑크 머리를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이 흔치 않아요. (색깔이 달라졌네요?) 뿌리를 감당하는 게 너무 힘들어서 덮어버렸는데, 또 이 카키 브라운을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이 흔치 않아요. (웃음) 저의 매력 포인트는 말을 재치 있고 재밌게 하는 것과 다재다능한 이 표정과. 그냥 재밌는 언니인 거 같습니다.”(김수현)

연습 벌레로서 ‘저스트 댄스(Just Dance)’를 처음 배울 때는 일주일 동안 잠 못 자면서 춤만 하루 종일 춘 황지민. 그는 자신의 매력으로 반전을 꼽았다. “제가 말할 때와 노래할 때가 달라요. 제가 말을 잘 못하는 편이에요. 하지만 노래할 때는 달라져요. 집중해서 하니까요. 상반되는 면이 제 매력 아닐까 싶어요.”

‘믹스나인’은 끝났지만 연습생 생활은 계속된다. “멀리까지 보면 저희 엄마, 아빠, 오빠가 자랑할 수 있을 만큼 떳떳한 사람이 되는 게 제 큰 목표예요. 바람인 거 같아요. 미스틱(엔터테인먼트)에서 열심히 할 거예요. 윤(종신) PD님께도 예쁨 받고 싶고요. 예쁨 받으면서 1호 걸그룹 도전해보겠습니다!”(김수현), “저 역시 수현이 말처럼 걸그룹이 목표고 확정되는 그날까지 열심히 달릴 거예요. 노래를 더 잘할 수 있도록 노래를 열심히 연구하는 게 꿈이고요. 늙어서는 엄마, 아빠한테 집 한 채 사드리는 게 저의 빅 픽처(Big Picture)입니다. (웃음)”(황지민)


인터뷰 중간 황지민의 말 한마디는 기자를 아프게 했다. “저를 알아봐주시니까 신기했어요. 저 따위한테. 회사에서는 그저 연습생일 뿐이잖아요.”

원데이 미션, 쇼케이스 데뷔조 선발전, 포지션 배틀, 포메이션 배틀, 신곡 음원 배틀, 최종 톱9 선발 생방송 미션. 뿐만 아니라 살 떨리는 1~3차 순위 발표식과 톱9 최종 호명까지. 미스틱즈 김수현과 황지민에게 ‘믹스나인’은 끝없는 시험과 평가의 굴곡이었다. 그리고 질곡의 시간 동안 두 사람은 인내했지만 원하는 과실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그저 연습생은 이제 V라이브로 약 30만 개의 하트를 받는 주목받는 준(準)걸그룹이 됐다. 대상을 낮잡거나 부정적으로 이르는 말 ‘따위’는 어느새 김수현과 황지민에게 어울리지 않는 단어가 됐다.

그룹 위너(WINNER) 강승윤은 ‘믹스나인’ 심사를 앞두고 “물론 데뷔하는 것도 중요하고 1등을 하는 것, 이기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경쟁은 성장의 과정이다. 좋은 결과가 아니더라도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하시길 바란다”라고 했다. 늘 카메라 앞에서 생활하던 두 연습생은 회사로 돌아와 잠시간 공허함을 느꼈다고 했다. 안 좋은 결과가 주는 부작용이다. 하지만 미스틱즈는 금세 잊고 어딘가에 나올 수 있다는 믿음 아래 다시 연습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믹스나인’이 안긴 좋은 경험이 일궈낸 성장이다.

오후 5시께 종료된 인터뷰의 끝에서 김수현과 황지민은 집 대신 ‘믹스나인’에서 공개된 미스틱엔터테인먼트의 연습실이자 안무실로 돌아갔다. 꽃다운 스무 살 미스틱즈는 오늘도 연습한다. 데뷔라는 이름의 ‘꽃길’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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