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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빔]절박함이 만들어 낸 쌍용차의 픽업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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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발 결정의 배경은 위기 돌파

 쌍용자동차가 SUV 기반의 픽업 개발에 나선 때는 지난 2000년이다. 연간 10만대 내외인 생산을 늘리기 위해 무쏘의 트렁크 공간을 없애고 화물적재함을 얹어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후 제품개발은 순조로웠고, 2002년 건교부(現 국토교통부)로부터 화물차 승인을 받은 후 '승용형 픽업'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나왔다.  

 하지만 '승용형'이라는 말이 씨가 됐다. 당시 국세청을 비롯한 재정경제부(現 기획재정부)가 '승용형'을 지목하며 특별소비세를 부과, 판매에 제동을 걸었던 것이다. 그런데 같은 이유로 크라이슬러가 수입, 판매하던 대형 픽업 '닷지 다코타'에도 세금이 부과되자 미국 정부가 반발했다. 이에 놀란 재경부는 곧바로 특소세 부과를 취소하면서 아무 잘못도 없는 쌍용차에 더 이상 '승용형'이라는 단어 사용을 금지(?)했다. 한 마디로 미국에서 뺨 맞고 만만한 국내 기업에게 화풀이 한 셈이다.  

 분류상 화물이지만 어떻게든 승용 이미지를 가져가고 싶었던 쌍용차는 새로운 단어를 찾았다. 그게 바로 지금의 '스포츠(Sports)'라는 수식어다. 화물차라도 차명(車名)은 제조사가 마음대로 붙일 수 있었으니 레저 활동에 적합하다는 점을 내세우기 위해 '승용형'의 대안으로 스포츠를 선택했다.  

 이후 무쏘 스포츠는 승승장구했다. 2003년 쌍용차가 국내에 판매한 13만1,290대 가운데 26%인 3만4,187대가 픽업이었고, 이후 액티언 스포츠와 코란도 스포츠까지 연간 3만대 내외의 꾸준한 시장을 형성했다. 티볼리가 나오기 전까지 쌍용차의 주력이나 다름없었고, 시장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는 상품성 개선에 나섰다. 

 픽업의 인기가 식지 않은 이유는 무엇보다 실용성과 승용형이라는 점이다. 넉넉한 적재공간의 활용도가 높았고 화물 분류 덕분에 세금이 적었다. 그러다보니 일체형인 SUV보다 픽업을 선호하는 이들이 늘면서 고급화 요구가 커졌다. 소비자에게 승용과 화물의 법적 분류 기준은 세제상 혜택 여부일 뿐 외형은 승용과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최근 쌍용차가 내놓은 렉스턴 스포츠는 사전 계약 이후 벌써 7,300대를 넘어섰다(23일 기준). 하루 평균 300대 이상 계약이 밀려드니 이달에만 1만대에 육박할 전망이다. 출고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오히려 생산을 걱정해야 할 정도라니 쌍용차로선 즐거운 비명을 부르짖는 형국이다. 픽업의 고급화를 목말라했던 소비자에게 G4 렉스턴 기반의 픽업이야말로 제격이 아닐 수 없어서다. 게다가 가격 부담을 낮추고 여전히 화물 분류에 따른 세금 혜택이 있어 연간 4만대까지 갈 것이라는 전망도 쏟아진다. 경쟁 없는 시장의 규모가 확대되는 상황이니 쌍용차로선 이래저래 즐겁기만 하다. 

 며칠 전 쌍용차 관계자를 만났다. 과거를 떠올리면 힘들지만 이제는 희망을 가질 수 있어 행복하다는 말을 쏟아냈다. 동시에 렉스턴 스포츠는 어려울 때 가진 절박함이 만들어 낸 성공의 결과물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국내에서 승용 픽업 시장은 쌍용차가 스스로 만들고, 키워냈기 때문이다. 궁하고 절박하면 통한다는 '궁즉통(窮則通)'이 지금의 픽업 성공의 열쇠였던 셈이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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