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젬마 기자 / 사진 백수연 기자] 여성들의 패션·뷰티·라이프 생활 놀이터 우먼스톡이 2018년 본격적인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국내 최초 비디오 커머스라는 플랫폼을 시도해 주목 받고 있는 우먼스톡은 구매를 원하는 상품을 먼저 받고 결제는 한 달 뒤에 이루어지는 외상구매 서비스까지 제공하며 고객 편의 중심의 신개념 모바일 쇼핑생활을 지향하고 있다.
작년 한 해에는 무려 85억에 이르는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스타트업 기업 중에선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인 우먼스톡. 그 중심에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안정적인 자리를 과감히 내려놓고 스타트업이라는 길에 뛰어든 유승재 대표가 있었다. 다소 무겁고 딱딱할 것 같던 편견을 깨고 유쾌한 언변으로 인터뷰를 이끌던 유승재 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2017년도 잘 마무리하셨나요?
작년 한 해는 제게 여러모로 의미있는 해였어요. 11년 동안 몸 담고 있던 네이버를 떠나 스타트업 기업가로서 새 출발을 하게 되었고 약 85억에 이르는 투자 유치에 성공해 이제 올 한해 열심히 뛸 계획들을 세우고 있는 중입니다.
Q. 네이버에서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일단 저는 국문과 출신으로 광고회사 카피라이터로 일을 시작했어요. 당시 아모레퍼시픽 인하우스 에이전시에서 라네즈, 마몽드, 아이오페, 헤라 등 담당했었죠. 그러다 네이버에서 브랜드 담당자를 채용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직을 했던 게 2006년도예요. 그때부터 쭉 있었으니 11년간을 네이버에서 지낸 셈이죠. 내부 크리에이티브 세팅부터 시작해 브랜드에 관한 대부분을 총괄했었고 오기 직전에는 네이버의 메시지 어플 ‘라인’의 글로벌 마케팅을 위해 브라질, 태국, 인도네시아 등을 돌아다니며 일년에 반 정도를 해외에 머무르며 바쁘게 지냈네요.
Q. 대기업의 안정적인 자리에서 스타트업의 기업가로서 새로운 출발, 주변에서 혹시 말리진 않던가요?
많이들 우려했죠. 그런데 돌이켜보면 처음부터 저는 안정적인 자리, 혹은 대기업에 목매는 스타일이 아니었어요. 지금이야 네이버가 큰 대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제가 광고회사에서 네이버에 갈 때만 하더라도 괜찮냐는 소리를 들었으니까요. 물론 이번에는 그때와는 비교도 안 되게 주변 분들의 많은 우려들이 있었지만(웃음), 제 스스로가 더 늦으면 못해볼 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혹여나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회복 탄력성이 있는 마지막 시기라는 생각이 들어 과감히 이직을 결정했죠.
Q. 그렇다면 수많은 스타트업 중에 왜 우먼스톡이었을까요?
최근 몇 년 전부터 인터넷 전체가 크게 마켓 플레이스(market place)로 변동하고 있어요. 검색 대부분이 엔터테인먼트 혹은 커머스와 관련되어 있죠. 더불어 인터넷에 통용되는 콘텐츠 역시 텍스트→사진→동영상 순으로 그 유형이 바뀌는 추세인데 이러한 콘텐츠의 트렌드와 메가트렌드의 커머스 형태가 결합된 게 바로 우먼스톡이에요. 국내에서는 이 비즈니스를 최초로 플랫폼 사업을 하고 있는 셈이니까 의미도 있고 성장성도 있다는 판단이 들었죠.
Q. 대기업의 직원으로 일할 때와 스타트업의 대표로 일할 때 차이점이 있을 것 같아요
인생을 살아보니 고민 총량의 법칙이 있는 거 같습니다(웃음). 그 전과 고민의 양은 비슷해요. 하지만 그 고민의 결이 조금 다르달까요. 이전에는 주어진 미션을 어떻게 달성해야 할까, 이렇게 하는 게 맞을까 저렇게 하는 게 맞을까 하는 식의 ‘어떻게’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누군가로부터 지시를 받는 게 아닌 반대로 모두가 내 입을 쳐다보고 있으니 뭘 해야 하나 라는 고민이 앞서는 거죠. 조직원들의 선두에 서서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생각해야 하니까요.
Q. 우먼스톡의 자세한 기업 소개를 부탁 드려요
일단 우먼스톡의 가장 큰 특징은 비디오 커머스 플랫폼이에요. 방금 전 이야기한 콘텐츠의 유형 변화에 따라 현재 가장 두드러지고 주목 받는 콘텐츠가 동영상인데 단순히 제품을 영상으로 찍어 판매하는 것과는 조금 달라요. 그냥 제품을 영상으로 찍는 건 TV 광고와 다를 바 없으니까요. 먼저 우리 회사에 어떤 브랜드가 입점을 하게 되면 우리와 계약된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그 제품을 가지고 영상을 찍어요. 한마디로 제품에 스토리를 입혀 새로운 유형의 비디오 커머스를 창출해내는 방식인 거죠.
브랜드에서는 제품을 최저가로 제공하니 소비자 입장에서 좋고 크레에이터들은 제품이 판매된 수익금 일부를 가져가니 브랜드와 크리에이터, 그리고 소비자 모두가 이익을 가져가는 구조인 셈인 거죠. 현재는 이 비디오 커머스 사업을 해외로 가지고 나가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요. 동남아나 중국에서 K뷰티 열풍이 여전한데 제품만 가지고 나가면 가격경쟁을 해야 하지만 저희가 가진 비디오 커머스는 콘텐츠와 프로덕트가 결합되어 나오는 하나의 새로운 상품이기 때문에 지금처럼 촘촘하게 짜여져 있는 커머스 시장을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아이템이라고 생각합니다.
Q. 소외된 이웃을 위한 ‘스타 나눔 바자회’가 진행 중이라고 들었어요
네. 많은 스타분들께서 기꺼이 동참해주신 덕분에 현재 성황리에 바자회가 진행되고 있어요. 우먼스톡은 여성들의 뷰티·패션·라이프 생활에서 지혜로운 쇼핑생활을 추구하는 동시에 또 사회 한 쪽에서 소외된 삶을 살아가는 여성들을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미혼모 가정을 위한 스타 애장품 온라인 바자회 ‘해피셰어링’을 진행하게 되었어요. 상업성을 배제한 좋은 취지인 만큼 앞으로도 저희 회사의 장기적인 브랜딩 캠페인으로 이어갈 예정입니다.
Q. 스타트업이 갖춰야 할 역량 꼽는다면 뭐가 있을까요?
야전 의식이라고 해야 할까요. 일반 직장에서는 주어진 미션을 안정적으로 수행하는 역할이 중요하다면 스타트업은 좀 더 현장감 있게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는 게 중요해요. 업무적 역량이나 태도는 기본이고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기반으로 적진에 뛰어나설 수 있는 용기, 가보고 아니다 싶으면 다시 되돌아오는 민첩함까지. 무엇보다 좌충우돌 하는 가운데에서도 지치지 않는 심신을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죠.
Q. 새해 목표는 무엇인가요?
‘1년만 미쳐라’라는 어느 책의 제목처럼 2018년도엔 본격적으로 일에 뛰어들어야 할 것 같아요. 지금까지는 워밍업 단계였다면 오는 2~3월 마케팅 캠페인 진행을 시작으로 올해는 본격적인 성장을 계획 중입니다. 작년 한 해 매출이 100억 가량 됐는데 올해는 400억을 목표로 열심히 뛰어봐야죠.
Q. 마지막 질문이에요. 먼훗날 묘비명에 쓰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열심히 살다 갔다’? 그러고 보니 생각해본 적이 없네요. 그냥 지금 바로 떠오른 건 ‘열심히 살다 간 사람’ 정도? 저는 뛰어난 재주가 있었던 것도 머리가 비상한 사람도 아니었어요. 다만 어떤 상황에서든 선두그룹에 있기 위해 최선을 다 했죠. 자기 비전으로 성공한 사람과 지기 싫은 근성으로 성공한 사람이 있다면 저는 후자 타입이에요. 지치지 않는 열정과 근성. 제가 지금까지 걸어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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