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가 창간 14주년을 맞아 최근 글로벌에 불어닥친 SUV의 열풍을 분석했다. 대세로 굳어진 SUV의 흐름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 살펴 보며 자동차업계 흐름과 소비 트렌드를 미리 전망하는 차원이다. 그 결과 SUV의 열풍은 5년 이상 지속할 것으로 나타났다. SUV가 없으면 자동차회사의 생존 자체가 어려운 환경이 된다는 의미다. 편집자
국내외 자동차시장의 무게중심은 세단에서 SUV로 이미 넘어갔다. 글로벌 시장의 성장이 둔화하는 가운데 SUV만이 독보적인 신장세를 이어가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SUV는 덩치가 크고 기름을 많이 먹어 일상생활에서 타기 부담스럽다"는 얘기는 이제 옛말이 됐다. 소비자들의 다양한 취향을 겨냥한 SUV들이 시장의 대세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국내 SUV 판매대수는 45만 대 전후로 집계됐다.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SUV의 점유율은 약 30%, 절대 판매대수에선 아직 세단에 밀리지만 성장세는 독보적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SUV시장은 2011년 이후 해마다 연평균 16%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1~10월 국산 소형 SUV 판매실적은 약 10만9,800대, 전년동기 대비 36% 증가하며 지난해 판매대수를 일찌감치 넘어섰다. 대형 SUV 역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같은 기간 6만9,000여 대가 팔리며 지난해보다 29.2% 늘었다.
SUV 열풍은 국내만의 현상이 아니다. 자동차 데이터분석기관 모터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미국 소형 SUV시장은 5.2%, 대형 SUV시장은 2.7% 각각 신장했다. 유럽시장은 올해 약 400만 대 이상의 SUV를 소화하며 2007년 대비 3.5배 이상 시장을 확대했다. 자토 다이나믹스 등 시장분석회사에 따르면 소형 SUV는 물론 프리미엄급 대형 SUV도 올해 22% 판매가 급증하는 등 전방위적인 SUV 열풍이 계속되고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중국의 경우 SUV는 월 75만 대 이상 팔리는 주력 제품군으로 떠올랐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 신차 판매대수는 1,335만 대, 이 중 SUV의 점유율은 40%에 달한다. 전체 신차시장이 3.8% 늘어나는 데 그친 동안 SUV는 16%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중국 자동차산업포털 가스구에 따르면 올해 6월 소형 SUV시장은 전년 대비 9.7%, 고급 SUV시장은 무려 563% 폭풍성장했다. 중국 SUV시장은 월 75만 대 이상의 대형 시장이 됐다.
이 같은 SUV 열풍은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함께 자동차제조사들의 자구책이 맞물린 결과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세계적으로 소비자들이 아웃도어 등 야외활동에 관심을 갖고, 자동차를 이동수단이 아닌 즐거움을 주는 상품으로 받아들이면서 SUV 판매가 급증했다는 것. 여기에 ‘오프로드를 달리는 거칠고 투박한 차’라는 선입견에서 벗어나 도심형 SUV, 소형 SUV 등으로 외연을 확장하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완성차업체들 역시 미래 먹거리로 SUV에 주목하고 있다. SUV에서 성장동인을 찾는 제조사들은 'SUV 찬가'를 부르는 데 거침이 없다. FCA의 짚 브랜드 담당인 마이크 맨리는 "예전에는 소비자들이 SUV를 선택함에 있어 승차감 및 효율 등에서 타협을 봐야 했다면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한다. 최근 유럽시장에 적극 진출하는 쌍용자동차 해외영업본부장 임한규 전무는 "SUV 전문기업인 쌍용차가 소형 SUV에 이어 정통 프리미엄 SUV까지 유럽시장에 출시하며 해외 언론과 소비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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