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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형준 “‘범죄도시’는 나에게 기회, 연기 스펙트럼 넓힐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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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기자] 우리가 배우 임형준을 기억하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였을까. 영화 ‘가문의 위기’로 얼굴을 알린 그는 수십 편이 넘는 영화 및 공연을 통해 국민배우 대열에 합류, 2018년이면 데뷔 20년 차에 접어든다.

최근에는 관객 수 673만 명을 동원한 영화 ‘범죄도시’에서 도승우 역을 맡아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다시 한 번 주목받기 시작했다. 또한 현재 촬영하고 있는 두 편의 영화에서도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오직 연기를 위해 살아왔고 연기를 통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그의 목표는 무엇일까. 그동안 독자들이 궁금했을 질문들만 모아 그에게 물어봤다.

Q. 먼저 영화 ‘범죄도시’ 관객 수 673만 명,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영화 중 역대 흥행 순위 3위더라, 축하한다

흥행이 너무 오랜만이라(웃음). 한 10년 넘은 것 같다. 축하 전화 받은 것도 그렇고 실감이 나지 않는다. 감사하다.

Q. 굉장히 오랜만이었을 텐데 주변 반응이 궁금하다

주변 사람들한테 축하를 많이 받았다. 그 중에 유재석 형한테 연락이 와서는 영화 잘 봤다면서 ‘너 자만할 것 같아서 전화 안 했었다’며(웃음) 연락 왔었고 함께 출연했던 동석이 형 같은 경우에도 자기 일처럼 좋아해주시더라. 특히 내가 가지고 있는 색깔 때문에 행여 작품에 잘 안 녹아들지 우려를 했던 부분들을 깼다는 것에 대해서 말이다.

그리고 사실 전화를 하는 것도 쉬워 보이지만 진심이 아니면 힘든 일이다. 다시 한 번 감사하고 무엇보다 조폭 코미디 영화의 이미지에 갇힌 배우가 스펙트럼을 넓혀나갈 일이 없었는데 앞으로 나에게도 또 다른 기회가 오겠다는 생각에 좋았다.

Q. ‘가문의 위기(2005)’ 이후 처음 오디션을 봤다고

가문시리즈 전까지는 계속 오디션을 봤었고 ‘가문의 위기’가 잘 되고 나서부터는 따로 오디션 없이 캐스팅으로 연기를 하는 입장이었다. 그 이후로 유사한 캐릭터들이 들어오게 되었고 어느 순간 오디션을 볼 수 없는 중견배우가 되어 있는 상태더라. 나는 오디션을 통해서 다른 역할도 맡아 보고 싶은데 감독이나 제작사 쪽에서 보지도 않고 기존 이미지로 판단을 해버리니 오히려 일을 하기가 점점 힘들어졌다.

솔직히 신인배우들보다 못하다. 그리고 기성배우라도 역할에 상관없이 단역이라도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배우들이 많다. 배우들은 한 장면만 나와도 의미 있게 등장하는 캐릭터면 출연하고 싶어 하고 무언가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역할에 계속 도전하는 것이 배우인데 기존 데이터로만 나를 평가하니깐 힘들기도 했고  오죽했으면 우스갯소리로 얼굴 성형해서 이름 바꾸고 다시 시작 해볼까 하는 이런 고민을 한 적도 있었다(웃음).


Q. ‘범죄도시’ 도승우 역할을 맡기까지

처음 대본을 본 것이 동석이 형 집이었다. 또 그 작품을 기획하고 있었기도 했고 가끔 형 집에 가면 대본을 보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범죄도시’였다.

우연하게 기회를 얻어 감독님을 만나 미팅을 하는데 내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있어서 사람들이 모르는 배우로 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그때 연출부 조감독님이 ‘임형준 선배가 생각하는 도승우 인물을 한번 보면 어떨까’라고 말을 하더니 일주일 뒤에 바로 오디션을 보게 된 것이다. 처음 오디션을 보기 전까지는 이 역할하고 어울리지 않는다며 모든 사람들이 반대를 했지만 나에겐 전혀 상처가 되진 않았다.

그리고 나서 2시간 정도 봤나(?) 대본에 있는 전체를 보더라. 사진까지 찍으면서 섬세하게 보고 이렇게는 할 수 있는지 저렇게는 할 수 있는지 주문까지 했고 이후에는 제작진과 상의해서 연락을 주겠다고 전달을 받았다. 결국 형사 중에 인물을 할지 어떤 역할을 할지 모르지만 마지막에 감독님이 어떤 역할이든 같이 하면 좋을 것 같다면서 결국엔 도승우 역할을 주시더라.

Q. 촬영장 분위기는 어땠나

당연히 나쁠 게 없다. 남자들만 잔뜩 나오는 영화라서 그런지 분위기도 가식적이지도 않더라. 하지만 배우들이 워낙 많아 보니 형사는 형사대로 중국동포는 중국동포대로 어울리고(웃음) 그럴 수밖에 없겠더라.

그리고 다들 처음 보는 배우이다 보니 감정이입이 더 잘 되지 않나. 원래 이런 역할들은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배우들을 캐스팅 한다. 그래서 나 같은 배우가 이런 역할들을 맡기 힘든 것이다. 감독님 입장에서는 모험이었고 나를 캐스팅하기까지가 얼마나 힘들었겠는가. 오로지 잘 해야 된다는 마음으로 작품에 임했다.

Q. 촬영하면서 힘든 점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 힘든 부분은 없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때 힘들다는 느낌을 갖는 순간은 소위 말해 배부른(?) 순간이 아닐까 한다. 어떻게 하면 더 잘할지 이런 생각을 한다. 간절하게 생각해도 될지 안 될지 모르는데(웃음).

Q. 연변말투는

오디션 볼 때 동탄 쪽에 있는 근로자를 소개 받아서 연습했다. 그리고 영화 캐스팅이 되고 나서는 촬영 현장에서 가르쳐주는 중국 동포 선생님한테 배웠다. 현장에서 계속 녹음하면서 많이 듣고 말하고 습관이 들게끔 준비를 했다.

Q. ‘범죄도시’를 만나기 전까지

사실 사람들이 모를 뿐이었지 공연, 드라마, 영화까지 연기는 꾸준히 해왔었다. 물론 다양한 작품과 많은 편수는 아니지만 쉬지 않고 했다. 하지만 만족감은 있진 않더라. 저예산 영화도 많았고 좋은 환경도 아니었다.

Q. 연기에 대한 고민

솔직히 작품 오디션을 보기 전까지는 계속 이 일을 해야 하는지 고민이 들더라.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기회가 없는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더라. 내가 하고 싶다고 계속 붙들고 있는 것도 아니고 나도 가정이 있고 아이도 있는 책임을 져야하는 사람인데 내가 좋아하는 거 하겠다고 가정을 모른 척할 수 없지 않나. 그래서 약간 고비였다. 만약 ‘범죄도시’ 캐스팅이 안 되었다면 다른 일을 하고 있지 않았을까(웃음).


Q. 영화 ‘범죄도시’, 모든 걸 걸었던 작품

이 작품에 대한 흥행은 기대도 안 했다. 흥행에 대해서 걱정할 문제가 아니었고 오디션을 통해서 이 작품에 참여를 한 만큼 무조건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이 영화감독님이 17년 만에 첫 영화라고 하시더라. 17년 간 얼마나 힘들었겠는가. 심지어 첫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날 믿고 캐스팅을 했는데 내가 못하면 감독님에게 얼마나 미안함이 컸을지(웃음) 나는 욕먹으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작품에 임했었다. 이 부분 때문에 솔직히 부담도 크긴 했지만 말이다.

Q. 현재 전성기?

나는 전성기가 없었다. 가문시리즈도 얼굴이 알려졌을 뿐이지 전성기는 아니었다. 다만 얼굴이 다시 알려진 기회(?)였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전성기 없이 이렇게 연기를 오래한 사람이 드물다며 누가 봐도 나를 알지만 이 일을 20년 동안 하는 사람이 드물다고 하더라.

Q. 영화 ‘범죄도시’는 임형준에게 어떤 영화

인생의 터닝 포인트. 이런 작품을 만나는 것도 쉽지 않은데 흥행까지 하는 건 더 어렵다. 그리고 대부분의 감독님들이 기존의 이미지를 보고 캐스팅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간혹 ‘범죄도시’ 감독님 같은 분이 기회를 주기도 하고 이 작품은 기회였던 것 같다. 감독님에게 감사하는 말을 전하고 싶다.

Q. 만약 배우를 하지 않았다면?

장사는 안 했을 것. 나는 발전적인 것을 좋아한다. 지금은 안 되도 10년 뒤에 될 만한 것을 찾아서 사업을 했을 것이다.

Q. 남은 2017년

2017년에 힘든 일이 많았다. 부모님 건강도 그렇고 여러 가지 집안에 힘든 일이 있었는데 그 와중에 ‘범죄도시’가 잘 된 것이다. 그리고 내가 올해 담배도 끊었다. 담배까지 끊지 않으면 진짜 죽을 것 같더라(웃음). 그만큼 힘들었던 해라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고 2018년이 기대가 크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정말 좋은 배우들을 얼마든지 캐스팅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계신 감독님이 굳이 나를 캐스팅해서 모험할 이유가 없는데 날 믿고 캐스팅한 것이 아닌가. 난 정말 지금도 너무 감사하다. 감독님에게 너무나 고맙고 내가 다음 영화를 선택할 수 있게 날 캐스팅 해준 것에 대해서 욕먹지 않도록 잘해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된 가장 큰 계기가 됐다.

에디터: 김민수
포토: 이관형
의상: 피스비사라, 지니프, 제로라운지
선글라스: 프론트(Front)
주얼리: 티아도라
헤어: 작은차이 제레미 실장
메이크업: 작은차이 연주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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