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주 기자 / 사진 조희선 기자] “패셔니스타이자 애드리브의 신.”
배우 이동휘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수식어다. 그래서일까. 이동휘는 당연히 유쾌하고 외향적인 사람일거라는 선입견이 있었다. 그것이 큰 착각이었다고 생각하기까지 단 5분도 걸리지 않았지만.
인터뷰를 진행하기에 앞서 이동휘는 취재진들과 조금은 거리를 두고 앉았다. 그 이유는 방금 먹은 오렌지 음료 향이 불쾌감을 주진 않을까 해서라고. 그 거리는 인터뷰 끝날 때까지 좁혀지지 않았다. 그런 섬세함과 조금은 과한 배려가 그의 연기에도 묻어나온다.
“어느 작품이든 촬영 전에 상의를 많이 하는 편이다. ‘부라더’도 마찬가지다. 특히 애드리브 같은 경우는 촬영하면서 갑자기 만들게 되면 이야기 중심이 다른 쪽으로 쳐질 수가 있다. 그래서 촬영 전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 이번에도 감독님과 미팅하기 전에 ‘내가 그 역할이라면 어떻게 할까’ 생각해보면서 상의할 거리들을 만들어갔다. 이 이유에서인지 저랑 많이 한 감독님들은 크게 어떤 요구를 하지 않는 편이다.”
신 스틸러를 넘어서 대중들의 마음까지 빼앗는 심 스틸러로 자리매김한 배우 이동휘. 많은 사랑을 받게 했던 ‘응답하라 1988’부터 ‘공조’ ‘뷰티 인사이드’ 등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자신만의 연기로 캐릭터를 구축해온 그가 영화 ‘부라더(감독 장유정)’로 코믹 연기 포텐의 방점을 찍는다.
이번 영화에서 석봉(마동석)이의 동생이자 모두가 인정하는 잘생긴 주봉이 역할을 맡은 이동휘. 주봉이를 연기한 소감이 어땠을까.
이에 이동휘는 “잘생긴 역할을 맡아서 우선 정말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 일을 하면서 잘생긴 분들을 많이 봤는데... 감독님의 뜻이 너무 완고하셨다”라며 멋쩍은 웃음과 함께 입을 열었다.
이어 “‘부라더’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도전할 수 있는 역할을 해보고 싶은 시기였다. 근데 자르만 코미디고 주봉이는 기존에 해왔던 밝은 캐릭터들과 달리 잘 웃지 않는 인물이라 걱정이 많았다. 고민 끝에 ‘톰과 제리’가 생각나더라. 동석이 형이 제리가 되고 제가 톰이 된다면 재미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전했다.
그렇게 함께 했던 마동석과의 촬영은 어땠는지 묻자 이동휘는 “너무 좋았고 다시는 못할 굉장한 경험이었다. 누웠을 때 바닥에 머리가 안 닿는 사람은 태어나서 정말 처음 봤다.(웃음) 실제로 대화해보면 굉장히 부드러우신 분인데 당황스러웠다. 이정도로 소프트한 분이실 줄은. ‘범죄도시2’가 만들어진다면 같이 또 만나고 싶다”며 진지했던 얼굴에 미소가 띠었다.
마동석은 함께 연기한 이동휘를 유쾌한 역할을 많이 맡지만 실제로는 진지한 친구라고 말한다. 이번 영화를 연출한 장유정 감독 역시 이에 동의하며 굉장히 영민하고 섬세하면서도 독특한 고독함이 있다고 설명한다.
이같은 실제 모습과 달리 코믹한 사람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배우로서 기분 좋은 일은 아닐 텐데 이동휘는 그것마저도 감사하다고 말한다.
“저에 대한 편견마저도 감사하다. 정말 사랑받는 작품에 그런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것이 일생에 쉽게 오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 편견들을 깬다기보다는 앞으로 주시는 사랑에 어떻게 보답할지 집중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동휘 스스로는 자신을 봤을 때 어떤 강점이 있다고 생각할까. 이에 그는 “너무 쑥스럽다. 매력을 말하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한 40대 때가 돼서 어느 정도 필모그래피가 생긴다면 그때서야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부라더’로 첫 주연작을 선보인 이동휘. 향후 어떤 캐릭터로 주연 자리를 이어갈까.
“아직은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 해나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성공과 실패를 다 느껴야 하는 시간이라 제 자신이 좀 더 차분해졌으면 좋겠다. 계속 주연을 이어가고 싶은 마음은 없다. 새로운 도전을 할 때 행복하고, 배우로서 의미를 느끼는 편인데 앞으로도 역할 크기에 상관없이 시나리오가 좋다면 참여하고 싶다. 재밌는 이야기가 있다면 그 속에 녹아들고 싶은 마음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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