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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서지석 “남은 2017년은 아내와 행복한 추억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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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기자] 연기하는 서지석의 얼굴은 익숙하지만 운동하는 서지석의 모습은 더욱 선명하다. TV속 작품보다 예능에서 더 많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그가 최근 KBS2 드라마 ‘이름 없는 여자’를 마치고 잠시 휴식기에 들어섰다.

이번 화보 촬영을 위해 만났던 그는 제법 여유가 있어 보였다. 듣던 것 이상으로 유쾌했고 에너지가 넘쳤다. 사람의 마음도 사로잡는 쾌활한 화법까지. 이게 바로 16년 차 배우의 내공이 담긴 연륜인 것일까. 배우 서지석은 그런 남자다.

줄곧 운동만 잘하는 줄 알았던 남자가 자상해 보일 때, 그를 만나 이야기를 하는 순간 느껴졌다. 애처가로 소문난 의외성 많은 이 배우, 알수록 더 멋있다.

Q. bnt와 함께한 화보 소감

솔직히 긴장했는데 편안하게 잘 촬영한 것 같다. 그리고 가장 좋았던 건 그동안 화보 콘셉트가 강한 카리스마 위주였는데 이번에는 약간 무뚝뚝한 느낌으로 진행을 해서 재미있더라(웃음).

Q. 얼마 전 종영한 KBS2 드라마 ‘이름 없는 여자’

일일드라마라 길지 않나. 긴 호흡을 두고 하는 작품이라 끝나면 아내와 함께 여행을 다니면서 쉬어야겠다고 계획을 생각을 했지만 바로 추석이 겹치는 바람에 제대로 쉬질 못했다. 그래도 다행히 어제(촬영 전날인 10월12일) 일정이 마무리가 돼서 아직까지는 드라마가 끝났다는 실감도 나지 않고 몸의 피로도 덜 풀린 것 같다. 

Q. 드라마 내용이 흥미진진하더라. 대본을 보고 어땠나

대본을 한번 봐서는 이해하기 힘들었다. 내용이 연결되기 보다는 사건사고가 이루어지면서 그 것을 풀어야 하는 내용이었기 때문에 나로서는 새로운 대본을 받을 때마다 깜짝 놀랄 정도였다. 드라마 특성상 빠른 촬영에 들어가야 했기 때문에 충분한 연구와 숙지가 필요했어야 했다. 그래서 난 편안하게 한 번도 새 대본을 받아본 적이 없던 것 같다(웃음).

Q. 극중 김무열이란 캐릭터에 대해

내가 생각했던 악역 이미지와는 조금 틀렸던 것 같다. 정말 나쁜 악역이 아닌 밉상 캐릭터 있지 않나(웃음). 악역보다는 뒤에서 지켜보는(?) 굉장히 얍삽한 이미지로 묘사가 돼서 내가 생각했던 캐릭터를 버리고 감독님이 시키는 대로 했다. 감독님의 의견을 더 많이 반영해서 작업을 진행했다.

Q. 주위 반응

그래서 당시 주위에서 왜 연기를 이런 식으로 하느냐는 둥 캐릭터를 잘 못 잡은 게 아니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이런 드라마가 아니면 언제 해보겠냐는 생각으로 더 즐겼던 것 같다. 감정 표현들도 평소보다 5배 이상을 오버해서 연기했다. 감독님도 좋아하시더라(웃음).

Q. 남다른 마음가짐

내가 지금까지 여유 있게 일을 해왔다. 한 작품이 끝나면 휴식기를 가지고 다음 작품에 들어갔는데 이번엔 정신적으로는 몰라도 육체적으로 힘들지 않았다. 그래서 계속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Q. 차기작을 한다면 어떤 역할?

드라마 ‘이름 없는 여자’ 초반 정도에 집에서 쫓겨나 고깃집에서 숯불을 피는 아르바이트 씬을 촬영한 적이 있었다. 지금도 신선한 충격이라 기억에 남는데 처음에는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촬영을 하니깐 동네 주민들도 오시고 순간 내 모습이 창피하더라. 한 번도 이런 장면을 촬영한 적이 없었는데(웃음).

그런데 한 번 창피했을 뿐 다음 날 촬영할 때는 즐기게 되더라. 내추럴한 내 모습이 재미있어 보였다. 그래서 만약에 역할을 맡는다면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동네 백수 형(?) 이런 역할을 너무 해보고 싶다.

Q. 같이 호흡을 맞추고 싶은 배우는 누구?

6~7년 전인가? MBC 드라마 ‘글로리아’에서 함께 출연했던 배두나 씨랑 한 번 더 호흡을 맞추고 싶더라. 나는 연기를 할 때 내 주관보다 상대 배우에게 따라가는 편이다. 그런데 배두나 씨와 연기를 했을 때는 호흡이 너무 좋았고 믿고 따라갈 수 있는 시너지가 있더라. 무엇을 원하지도 않고 묵묵히 믿고 갈 수 있는 그런 힘이 있다.

그리고 남자배우는 조진웅 씨랑 해보고 싶다. 내가 이 분 신인 때부터 팬이었다. 영화 ‘글러브’에서 정재영 선배 매니저 역할로 출연했는데 너무 인상 깊게 봐서 개인적으로 정말 멋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실제로 맥주 집에서 한번 뵌 적이 있었다. 내가 먼저 가서 인사를 드리니깐 나를 아시냐면서 너무 좋아해주셨던 기억이 있다. 그 뒤로 연이 없어서 아직 뵙진 못했는데 꼭 한번 같이 하고 싶다.

Q. 서지석하면 빼놓을 수 없는 MBC 시트콤 ‘하이킥!짧은 다리의 역습’(이하 하이킥), 본인에게 어떤 프로그램이었나

터닝 포인트였다. 29살에 전역을 하고 ‘하이킥’에 출연하기 전까지 두 세 작품 정도 했었는데 스스로 만족해본 적이 없다. 대중 분들은 굉장히 좋아해주셨는데 내 스스로한테 실망을 했다고 해야 할까. 연기에 대한 재미가 좀 떨어져서 힘들었는데 ‘하이킥’을 하면서부터 그동안 답답했던 내 모든 갈증이 해소가 되더라(웃음). 연기의 흥미를 다시 느끼게 된 시발점이었다.

Q. KBS2 예능 ‘우리동네 예체능’, 가장 아쉬움이 남는 편

축구 편이 가장 아쉽더라. 화려한 모습이나 잘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싶었다. 내 주 포지션이 공격이나 미드필드 라인에서 많이 하는 편인데 당시 축구 편에서 마지막 최후방 수비를 봐줄 사람이 없었다. 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이기도 해서 모든 욕심을 버리고 최후방에서 수비를 봤는데 나는 나름대로 잘했다고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골이 먹혔을 때 보여지는 모습은 나더라. 그래서 내가 한 것에 비해 못 보여드린 것 같아 아쉬웠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편은?

아무래도 농구 편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우리동네 예체능’ 출연 이후로 남자 팬들이 많이 생겼다(웃음). 그리고 나는 원래 농구, 축구, 야구 이런 구기 종목을 굉장히 좋아해서 예전부터 일주일 스케줄에 항상 구기 종목이 포함되어 있었다.

Q. 육상 선수 출신?

원래 높이뛰기를 시작했다가 일반인보다 유연성이 떨어진다는 말에 그만두고 단거리로 옮겼었다. 200m, 400m에 출전했는데 그때는 잘 뛰었다. 보통 우리나라 선수들이 22초 후반에서 23초만 뛰어도 굉장히 잘 뛰는데 나도 그 정도쯤 뛰었었다.


Q. 하고 싶었던 편이 있었다면?

배드민턴. 내가 농구, 축구, 야구에서 연예인들 중 상중하로 따지면 그래도 ‘상’이라고 생각하는데 배드민턴은 더 자신이 있다. 체육관에서 전문적으로 했던 분들하고 많이 겨뤄봤었다. 또 친척 중 삼촌이 배드민턴 선수를 했던 적이 있어서 어렸을 때 친척 집을 가면 삼촌한테 배드민턴을 배웠던 기억이 난다. 또 내가 잘했던 운동이 배드민턴이었지만 당시 프로그램에서 닉쿤 씨가 워낙 잘해서 그 정도까진 못해도 바로 밑은 되지 않았을까 한다.

Q. 아내가 플로리스트였다고

지금은 전업주부다(웃음). 아무래도 내 아내가 그 일을 그만 둔 이유는 딱 하나다. 나 같은 경우에는 출퇴근 시간이 정확하지 않다. 그러다 보니 작품 하는 6개월 동안 10번 밖에 못 만난 적이 있었다. 그래서 결혼을 하기로 마음을 먹고 난 뒤 나를 위해서 아내가 일을 그만 둔 것이다.

Q. 만나게 된 계기는?

내 생일날 파티를 하는데 지인 형님이 나한테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을 하셨는지 같이 모시고 오셨더라(웃음). 그때 첫눈에 반해서 쫓아다녔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처음에는 나를 거부하더라.

Q 아내가 결혼을 결심한 이유

작품 때문에 시간이 없어 하루에 1~2시간을 자더라도 얼굴은 꼭 봤다. 시간이 없어도 어떻게 해서든 시간을 빼서 만나러 갔고 결혼을 결정하는 순간 내가 많이 밀어붙였다. 나는 계획을 하면 밀어붙이는 스타일이라서 결혼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을 때 아내가 숨도 못 쉬게 밀어붙였다. 아예 다른 생각을 할 수 없게끔 계속 밀어붙였고 아내가 마음을 먹은 결정적인 이유가 우리 부모님을 뵙고 나서 결혼에 대해 결정을 해주더라(웃음).

Q. 평소

둘이 여행하는 걸 워낙 좋아해서 여행을 많이 다닌다. 그게 해외든 국내든 어떤 계획을 생각하고 가는 것이 아니라 즉흥으로 하는 여행.

Q. 아내와 있으면서 행복함을 느낄 때

내 편이 있다는 것. 부모님과 같은 원래 가족이었던 사람이 아닌 타인과 타인이 만나 결국 하나가 되고 이제 진정한 내 편이 생겼다는 것이 너무 행복할 수밖에 없더라. 그리고 항상 집에서 기다려주니깐 그게 가장 좋은 것 같다.

Q. 남은 2017년 계획

남은 2017년은 아내와 함께 더욱 더 행복한 추억을 만들고 싶다. 차기 작품을 들어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머릿속에 아무 생각 없이 아내와 힐링을 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리고 부담 없이 2018년을 맞이하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행복하게 지내고 싶다.

에디터: 김민수
포토: 차케이
영상 촬영, 편집: 이재엽, 강수정
의상: 마무트(MAMMUT), 제로라운지, 노미나떼, 지니프
슈즈: 사토리산, 에이레네, 라파엘레 다멜리오
시계: 잉거솔
선글라스: 에르하트 by 모다루네쯔, 프론트(Front)
헤어: 멥시 우은혜 실장
메이크업: 멥시 김연진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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