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재 기자 / 사진 김치윤 기자] 에이핑크가 기존의 색으로 돌아왔다.
걸그룹 에이핑크(Apink)의 여섯 번째 미니 앨범 ‘핑크 업(Pink Up)’ 발매 기념 쇼케이스가 6월26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신한카드 판스퀘어 라이브홀에서 개최됐다.
이날 멤버들은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파이브(FIVE)’의 무대를 꾸몄다. ‘파이브’는 에이핑크의 밝고 러블리한 에너지가 극대화된 썸머 힐링 댄스곡. ‘다섯만 세면서 잠시 쉬어가자’라는 의미를 담은 희망찬 가사와 청량한 사운드가 인상적인 트랙이다. 더불어 반복되는 바쁜 일상 속 지쳐있는 모든 이에게 건네는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는 팬덤 ‘판다(PANDA)’뿐 아니라 음악 팬들 또한 이목을 집중시키게 만든다.
‘핑크 업’은 세 번째 정규 앨범 ‘핑크 레볼루션(Pink Revolution)’ 이후 약 9개월 만의 새 앨범. 에이핑크의 이번 신보는 히트곡 ‘러브(LUV)’ ‘리멤버(REMEMBER)’를 작사 및 작곡했던 신사동 호랭이와 프로듀서 팀 ‘범이x낭이(BEOMxNANG)’의 참여가 대중의 관심을 한 데 모은다. 타이틀곡 ‘파이브’가 그들의 작품인 것. 이와 관련 신사동 호랭이는 댄스 곡이지만, 감수성 있는 멜로디가 특징이라고 밝혔던 바 있다. 과연 여섯 ‘핑순이’는 사랑을 기억하는 청자에게 또 어떤 선율을 안길 수 있을지. 취재진의 눈과 손이 바쁘게 움직였다.
#열심히 준비한 새 앨범 ‘핑크 업’
앞서 소개했듯 ‘핑크 업’은 약 9개월 만에 에이핑크와 대중이 서로 간의 접점을 찾는 앨범이다. 게다가 미니 앨범을 기준으로 계산하자면 ‘핑크 러브(Pink LUV)’이후 약 2년 7개월 만의 미니 앨범이다.
먼저 윤보미는 “오랜만에 컴백하게 돼서 떨리고 설렌다”라며, “9개월 동안 해외 활동을 많이 했다. 국내 팬 여러분을 빨리 뵙고 싶었는데, 이제 뵙게 돼서 행복하다. 여러분의 응원에 힘입어 열심히 준비했다”라고 컴백 소감을 밝혔다.
박초롱은 앨범 제목 ‘핑크 업’의 배경으로 회사의 결정을 언급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업(Up)을 시켜보자는 의미다. 여름에 활동하는 만큼 기분이나 여러 가지 감정을 기분 좋게 업 시키자는 의미, 멤버들끼리 ‘으쌰으쌰’ 하자는 의미가 있다”라며, “회사에서 정해주셨다. (웃음) 하지만 맘에 드는 앨범명이다.”
손나은은 타이틀곡 ‘파이브’에 관해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곡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정은지는 “나는 솔직히 ‘파이브’가 제일 좋다”라고 털어놨다. “타이틀곡이니까 많이 들어주시겠지만, 이번에 멤버들끼리 이야기를 많이 했다. 어떤 내용이면 좋을지, 어떤 메시지를 담으면 더 좋아해주실지. 고심 끝에 나온 곡이라서 애착이 많이 간다.”
#신사동 호랭이와 ‘블랙아이드필승’
쇼케이스에서 에이핑크는 유독 초심을 강조했다. 그리고 때마침 에이핑크의 신곡은 함께 신화를 이뤄냈던 신사동 호랭이와 ‘범이x낭이’가 참여했다. 지난 앨범 ‘핑크 레볼루션’ 타이틀곡 ’내가 설렐 수 있게’를 작곡한 프로듀서 팀 ‘블랙아이드필승’ 대신 어제의 동료들과 손을 잡은 것. 배경이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정은지는 “작곡가 분들은 언제든지 같이 또 작업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라고 오해를 경계했다. “이번에는 신사동 호랭이 오빠가 우리가 생각하는 부분과 맞닿는 곡을 써주셨기 때문에 같이 타이틀곡 작업을 하게 됐다.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해 처음의 작곡가 오빠에게 돌아간 것은 아니었다. 우리와 많이 공감되고 통하는 부분이 있었다. 또, ‘블랙아이드필승’ 오빠들이 좋은 곡을 써주신다면 또 같이 작업할 수 있기 때문에, 소통의 문제였다.”
박초롱이 이야기를 보탰다. 그는 “앨범 작업할 때마다 어느 작곡가 오빠들과 작업하고 싶다고 이야기하기보다 다양한 분들과 작업하고 싶다는 의견을 전달한다”라며, “음악적으로 국한되지 않는 다양한 작업을 원했다. 결과적으로 우리 음악을 잘 아시는 분들과 제일 잘 맞았다. ‘블랙아이드필승’ 오빠들 곡은 개인적으로 참 좋았는데, 이번에는 밝은 느낌으로 가고 싶었다. 호랭이 오빠 곡이 이번에 잘 맞아서 다시 한번 작업을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살해 협박과 폭파 위협
에이핑크의 이번 컴백은 시작 전부터 우여곡절이 많았다. 14일 한 남자가 서울시 강남경찰서로 전화를 걸어 에이핑크를 깔로 찔러 죽이겠다고 협박한 것. 또한, 금일(26일) 오전 협박범은 에이핑크 소속사에 전화해 쇼케이스 장소에 폭탄을 설치하겠다고 2차 협박을 전달했다. 이와 관련 소속사 측은 쇼케이스에 앞서 “마포경찰서 쪽에서 상황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해주셨다. 안전이 확보된 상태에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상황을 소개했다. MC 딩동은 “대한민국 쇼케이스 현장 중 가장 안전한 공간”이라며 안심을 보탰다.
박초롱은 심경을 묻는 질문에 “컴백 전에 좋지 않은 일들로 먼저 인사를 드린 것 같아서 죄송하게 생각한다”라며, “사실 많이 놀랐다. 하지만 팬 분들이나 주변 분들이 걱정해주셔서 하루 빨리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또, 경찰 분들이 빠른 대처를 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빨리 해결해서 조금 더 좋은 소식들로 인사드리도록 노력할 테니까, 팬 여러분이 너무 걱정 안 하셨으면 좋겠다. 걱정해주셔서 감사드린다”라고 답했다.
#‘자연적 노화’와 ‘시간의 흐름’ 그 중간에서
2011년 미니 앨범 ‘세븐 스프링스 오브 에이핑크(Seven Springs of Apink)’로 데뷔했던 에이핑크. 어느새 7년 차 걸그룹이 됐다. 하지만 시간의 흐름은 야속하다. 다음 세대 걸그룹이 나오면 에이핑크는 가만히 있지만, 동시에 나이를 먹는다. 현장에서 한 기자는 ‘자연적 노화 현상’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더불어 유월 중순은 걸그룹 대전이 펼쳐지는 시기다. 걸그룹 마마무(MAMAMOO)와 블랙핑크(BLACKPINK)가 이미 활동을 시작했다.
먼저 김남주는 “후배 걸그룹 분들은 무대를 찾아볼 정도로 정말 매력 있고, 개성이 넘친다. 예쁘고, 귀엽고, 깜찍하다”라며, “막내가 스물두 살이고, 나는 스물세 살이다. 아직 보여드릴 것도 많고, 인생과 경험에 대한 모든 것들을 흡수하면서 있는 그대로의 성숙미를 보여드리고 싶다. 걱정은 없다. 후배 걸그룹 분들을 오히려 응원한다”라고 여유를 보였다.
정은지는 “블랙핑크와는 같은 핑크 계열로서 먼 친적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라며 취재진의 폭소를 모은 뒤, “요즘 정말 많은 걸그룹 분들이 나오고 있다. 항상 여름에는 걸그룹 대전이라고 불릴 만큼 다양한 걸그룹 분들이 노래를 발표하신다. 하지만 일단 우리 오래부터 잘하고, 우리 색깔부터 잘 보여드린 뒤에 다른 사람들을 돌아보게 된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후배 분들 영상도 다 보지만, 우리를 비교하고 그러진 않는다. 그분들은 나름의 매력으로, 우리는 우리 나름의 매력으로 대중 분들에게 다가가기 마련이다. 결론적으로는 ‘파이브’를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쇼케이스를 마무리하면서 박초롱은 “앨범을 준비할 때마다 같은 마음이다. 이번 앨범도 팬 분들에게 좋은 음악 들려주자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이번 활동도 별 탈 없이 즐겁게 하고 싶다. 또, 팬 분들과 많은 추억을 만들 수 있는 활동이 되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에이핑크만의 음악으로 위로가 될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는 음악으로 노력할 테니까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각오를 전달했다.
에이핑크만의 음악은 과연 무엇일까. 청순이 강조된, 섹시가 배제된 것이 바로 그들의 음악일까. 물론 에이핑크의 이미지는 청순이지만, 가수의 음악을 한 가지에만 고정하는 것은 너무 가혹한 편견일 테다. 현장에서 박초롱은 “팬 분들이 새로움을 원하시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우리 멤버들과 그룹이 가진 색깔이 변하는 것은 원치 않으시더라”라는 말로 고민을 토로하기도 했다. 7년 차 걸그룹 에이핑크. ‘파이브’는 신나는 곡이고, 또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앨범이 그들을 제일 잘 보여줄 수 있는 색깔일지라도, 조만간 그 틀을 깨뜨릴 수 있는 시간이 다가오기를 희망해본다.
한편, 에이핑크는 금일(26일) 오후 6시 타이틀 곡 ‘파이브(FIVE)’를 비롯한 총 7곡이 담긴 미니 앨범 ‘핑크 업(Pink Up)’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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