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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립군’ 이정재X여진구, 1592 조선과 2017 대한민국이 소통하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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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주 기자/ 사진 조희선 기자] 2017년, 이제는 기억해야할 이름 없는 영웅들이 있다.

영화 ‘대립군(감독 정윤철)’ 언론시사회가 5월22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배우 이정재, 여진구, 김무열, 이솜, 박원상, 배수빈, 정윤철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대립군’은 1592년 임진왜란, 명나라로 피란한 임금 선조를 대신해 임시조정 분조(分朝)를 이끌게 된 세자 광해와 생존을 위해 남의 군역을 대신 치르던 대립군이 참혹한 전쟁에 맞서 운명을 함께 나눈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이날 영화에서 단연 돋보였던 것은 배경들이었다. 실내 세트촬영을 배제한 올로케이션 촬영을 감행한 ‘대립군’은 실제 분조 행렬이 움직인 동선을 철저히 분석했고, 당시 국지전을 펼쳤던 사실을 적극 반영해 리얼리티를 강화시켰다.

이와 관련해 이정재는 “영화를 9월말부터 3월초까지 찍었는데 촬영에 앞서서 감독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 ‘최대한 실제 같은 재연들을 해보자’가 대부분의 이야기였는데 (영화를 찍으면서) ‘내가 왜 그런 말을 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찍으면서 이 산이 저 산 같고, 저 산이 이 산 같더라. 왜 자꾸 장소를 옮겨야하는지 싶었다. 근데 영화를 보니까 다 같은 산이 아니더라. 장관일정도로 멋있는 대한민국의 모습들이 담겨있다”고 답했다.

이에 정윤철 감독이 “촬영은 3월 초가 아니라 1월말까지 했다. 아직 배우들이 빠져나오지 못한 것 같다”며 많은 장소들을 돌아다니면서 고되게 찍은 점에 대해 미안함을 표했다.


이처럼 이번 영화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정윤철 감독은 ‘대립군’을 찍은 가장 큰 이유로는 ‘동시대적’인 점을 꼽았다.

“그간 충무로에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하고, 광해를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들이 많았지만 ‘대립군’만의 매력이 있다. ‘명량(2014)’처럼 전쟁을 위주로 보여주는 영화와 다르다. 영화 속 대립군은 어떻게 보면 지금 계약직같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보여주는 것 같다. 그 대립군들이 왕세자라는 소년을 만나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이 현재 2017년의 우리 모습과 동시대적인 이야기인 것 같다.”

1592년 조선에서 2017년 대한민국의 모습이 닮은 점에서 놀랍고, 그 속에서 공감과 위로, 감동이 느껴지는 영화 ‘대립군’. 이 때문인지 이번 대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이날 영화 속 대립군의 의리파 조승 역을 맡은 박원상은 “영화를 보면서 광해가 행복한 임금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백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광해 안에 아마도 백성들이 담겨 있을 거라 생각한다. 마치 이번에 우리가 새로 뽑은 대통령을 보면서 행복한 생각을 하듯 말이다”고 전했다.

이어 김무열은 “소통이 정말 중요하다. 그걸 아셔야 한다”며 소통의 중요성과 함께 소신을 밝혔다. 여기에 이정재는 “영화 속 광해가 백성들과 밥을 나눠먹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이 많은 것을 보여준다. 같이 함께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배수빈의 경험담이 현장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만들었다.

배수빈은 “사실 광해와 같은 왕을 꿈꿔왔다. 영화 촬영할 당시만 해도 ‘이런 왕이 나오면 얼마나 좋을까’했는데... 지금 너무 영화 같은 일들이 생기니까 얼떨떨하다. 사실 당연한 것들이 이제야 나오는 것 같아서 기쁘기도 하고 너무 갑작스러워서 당황스럽기도 하다. 예전에 르완다에 가본 적이 있다. 거기서 택시를 탔는데 기사님 벨트에 대통령 사진이 달려있더라. 그분이 말씀하시길 ‘나는 우리나라 대통령을 너무나도 사랑한다’고 말하더라. 우리도 그럴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소망을 내비추기도 했다.

더불어 광해를 연기한 여진구는 “영화를 보면서 광해를 잘 표현했는지 의문이 들었다. 영화 속 광해가 성장해가듯 ‘대립군’ 촬영을 통해 저 스스로도 성장을 하는 느낌이 들었다. 앞으로 광해처럼 갑작스럽게 공허함을 느낄 때 생각나는 영화가 될 것 같다. 관객분들에게도 ‘대립군’이 위로가 되는 영화이길”이라며 바람을 전했다.


아울러 이번 ‘대립군’을 연출한 정윤철 감독은 이번 영화를 통해 꿈이 있다고 말한다.

“영화 속 대립군들이 가졌던 열정과 꿈은 아직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새롭게 대통령이 되신 분께서 광해의 못 다한 꿈을 이뤄주셨으면 좋겠다.”

이처럼 역사 속 ‘대립군’이라는 신선한 소재와 ‘광해’라는 흥미로운 인물이 만난 영화 ‘대립군’은 오는 5월31일 대한민국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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