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기자] 부드러운 미소로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웃음을 잃지 않았던 정겨운은 매우 긍정적이다. 인터뷰하는 내내 그를 보면서 느꼈던 것 중 하나다.
MBC 드라마 ‘당신은 너무합니다’에서는 아버지에 대한 복수심으로 가득 찬 박현준을 연기하면서 매일 같이 악을 쓴다. 그 모습이 얼마나 표독스러웠냐면 이런 캐릭터가 처음이라며 자신한테도 피해가 갈까봐 고민이 들 정도라고. 그런데 사실 그를 마주하고 있으면 여린 마음을 가진 따뜻한 사람이란 것을 느낀다.
아직 작품 속 박현준의 카리스마가 생각나건만 평소 그의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을 드러난다. 논현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만난 그는 그렇게 나지막한 목소리로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Q. 두 번째 촬영이다. 어떤가
오랜만에 하니깐 재미있더라(웃음). 첫 번째 콘셉트도 좋았고 두 번째도 신선했다. 약간 어려 보이기도 했고 활기차게 진행해줘서 관계자 여러분들께 감사하다.
Q. 평소 스타일은
배기바지 좋아하고 찢어진 데님도 좋아한다. 옷을 잘 못 입는 편이라서 어두운 계열 많이 입고 보통 캐주얼하게 입는다.
Q. 현재 MBC 주말 드라마 ‘당신은 너무합니다’ 출연 중이다. 앞으로 반응에 대해
내가 1년 만에 하는 작품이고 정말 오랜만에 하는 거다. 그래서 처음 시작할 때는 조금씩 시청률이 올라가서 잘 될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잘 모르겠더라. 예상했던 내용이랑 진행이 좀 달라서 그런지 솔직히 나도 어떻게 될지 의문이다.
Q. ‘아나필락시스’로 입원한 배우 구혜선, 드라마 초반에 하차했다
하차해서 아쉽더라. 초반에 촬영이 많아서 악화 됐다고 들었는데 하루 빨리 쾌차해서 좋은 모습으로 다시 브라운관에 복귀했으면 좋겠다.
Q. 교체된 배우 장희진
장희진 씨는 구혜선 씨와 또 다른 느낌이다. 준비기간 없이 바로 촬영에 합류했는데도 잘 녹아드는 것 같아 현재 즐겁게 촬영하고 있는 중이다. 심지어 처음인데도 호흡이 잘 맞는다(웃음).
Q. 극중 박현준 역 캐릭터, 힘든 점이 있다면
아버지에 대한 복수심이 있어서 그런지 너무 악랄하게 대하는 부분들이 좀 힘들더라(웃음). 어떻게 해서든 괴롭히려고 하는 내가 힘들었다. 집에서 만나면 맨날 아버지와 다툼하게 되고 또 그 상황에 대사도 많고 화내고 소리 지르는 것들이 많다 보니 목도 많이 안 좋아지더라. 이런 캐릭터가 처음이다. 좀 쉬는 날도 있어야 하는데(웃음).
Q. 연기하면서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있을 텐데
그럴 땐 감독님과 대화를 통해서 연기를 하려고 하는 편이다. 아무래도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는 내 캐릭터이지 않나. 자꾸 소통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Q. 촬영 중 에피소드 하나만
바닷가에서 소주를 마시는 장면이 있는데 겨울이 다시 왔는지 정말 춥더라(웃음). 비도 왔고 거기다 바람은 불지 머리는 날리고 옷은 얇기까지, 또 소주까지 마시니깐 뭔가 캐릭터하고 맞지 않다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감독님한테 말씀을 드렸더니 멋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냥 찍었다(웃음).
또 하나 있다면 극중 내가 운동을 하거나 잠을 잘 때 헤어가 포마드로 항상 셋팅되어 있다. 보통 그런 상황일 땐 안 하지 않나. 그래서 안 하려고 생각을 했는데 괜찮다고 하시더라. 부자연스러울 줄 알았는데 괜찮은 것 같아서 계속 그렇게 촬영하고 있다. 그 장면들을 시청자 분들이 어떻게 보실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Q. 엄정화는 어떤 사람?
극중 역할보다 훨씬 여리고 의외로 작은 것에 감수성이 깊은 사람이다.
Q. 복수심에 사로잡힌 박현준 역, 처음 맡았다고
확 끌리게 됐다. 좀 강한 캐릭터이면서 아버지에 대한 그런 미묘한 감정들 때문에 하게 된 것 같다. 또 사실 강한 역할을 오랜만에 하고 싶기도 했고 내 친아버지에게도 그런 감정들을 약간 느끼기도 했었다. 그렇다고 싫은 건 아니다. 예전에는 친구처럼 지냈는데 어느 순간 아버지의 안 좋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그런 모습들을 나는 하면서 아버지에게 하지 말라고 하는 내 모습이 아이러니 하더라. 뭐 드라마에서는 좀 극단적으로 표현하긴 하지만 말이다.
Q. 얼마 전 열애설에 대해
음. 열애설 기사가 보도된 것은 알겠는데 예능에서 했던 말들까지 기사화해서 재조명되니깐 솔직히 많이 힘든 것은 사실이다. 내가 힘든 것보다 그 분에게 너무 미안하고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이다.
Q.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역할
너무 많은데 영화 ‘프리즌’ 김래원 씨 역할도 하고 싶고 아니면 좀 코믹스러운 연기도 하고 싶다. 영화 ‘더킹’에서 조인성 씨 캐릭터도 하고 싶고 뭔가 인생사가 묻어있는 캐릭터(?)를 하고 싶다.
Q. 화제를 바꿔서 최근 관심사는
이제는 나이가 드는 게 티가 나더라. 주름도 자꾸 생기고 다리 살도 빠져서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하체 운동을 많이 해서 근육을 키워 놓아야 다음에 빠질 때는 그렇게 많이 빠지진 않을 것 아닌가(웃음). 이번에 너무 많이 빠졌다. 6kg 정도 빠진 것 같다.
Q. 주량은 어떻게 되는지
술은 잘 안 마신다. 담배도 끊은 지가 2~3년 된 것 같은데 예전에 술은 한 번 마시면 엄청나게 마셨었다. 그때마다 죽을 뻔했는데(웃음) 지금은 잘 마시지도 않고 완전히 끊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정신이 매일 맑다. 가장 중요한 건 실수도 없지 않나, 또 요즘은 술도 안 드시고 다들 권하지도 않더라. 개인의 사생활을 존중해주는(?) 그런 느낌이다.
Q. 앞으로 목표
내가 행복한 일을 하고 싶다. 행복할 수 있는 일들을 하고 싶고 내가 여유로워지면 불우한 사람들도 도와드리고 행복을 위해서 살고 싶다. 예전에는 대상을 받고 싶고 할리우드에 진출하고 싶은 이런 인터뷰를 했는데 지금은 나를 찾아주면 그 캐릭터에 맞게 잘 연기를 하고 싶은 마음이다.
Q. bnt독자들에게 한마디
bnt와 항상 작업을 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사진이 참 잘 나오는 것 같다. 오늘로써 두 번째 촬영인데 너무 즐거웠고 어떤 일이든 할 때 모두들 행복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