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주 기자 / 사진 조희선 기자]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던 서스펜스 스릴러가 탄생했다.
영화 ‘석조저택 살인사건(감독 정식, 김휘)’ 제작보고회가 4월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 CGV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배우 고수, 김주혁, 문성근, 박성웅, 김휘 감독이 참석했다.
‘석조저택 살인사건’은 해방 후 경성, 유일한 증거는 잘려나간 손가락뿐인 의문의 살인사건에 경성 최고의 재력가와 과거를 모두 지운 정체불명의 운전수가 얽히며 벌어지는 서스펜스 스릴러다.
여기서 주목해야할 부분은 ‘서스펜스 소설의 마술사’로 불릴 정도로 장르 독자들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얻은 빌 S. 밸린저의 대표작 ‘이와 손톱’을 영화화한 작품이라는 점이다.
이처럼 장르가 가진 힘을 전면에 내세운 ‘석조저택 살인사건’을 연출한 김휘 감독은 “‘이와 손톱’은 독특한 이야기 구조로, 서스펜스의 교본이라 불릴 만큼 재미가 있다. (따라서) 다른 영화와 달리 이야기 흐름에서 얻을 수 있는 재미가 있고, 또 다른 재미는 배경에 있다. 1940년대의 배경 속에서 시대적인 상황을 들여다볼 수 있는 점”을 꼽으며 기존의 서스펜스 영화와 차별화된 이번 영화만의 매력을 전했다.
특히 ‘석조저택 살인사건’에는 고수, 김주혁, 문성근, 박성웅 등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들이 조우했다.
이번 영화에서 정체불명의 운전수 최승만 역을 맡은 고수는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면모를 선보인다. 스크린 속에서 그는 어리숙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이내 속을 알 수 없는 얼굴을 보이며 전작들에서 봐왔던 고수의 모습이 아닌 낯설 정도로 새로운 모습이 맡은 역할에 궁금증을 더했다.
이에 고수는 “저한테서 이런 모습은 처음이었다. 최승만이라는 인물은 미스터리한 사람이다. 이 점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시나리오를 읽을 때 느껴졌던 독특함과 묘함이 좋아서 작품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런가 하면 ‘석조저택 살인사건’에서 최승만(고수)과 대립하는 경성 최고의 재력가 남도진 역을 맡은 김주혁은 ‘공조’에 이어 다시 한 번 완벽한 악역 연기를 선보인다. 하지만 현장에서 악역이 아니라고 주장해서 화제였다.
“‘공조’때 차기성은 그 인물 스스로가 나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주변에 제거할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면 제거하는 자기의 의지와 신념에 의해서 움직이는 사람이다. ‘석조저택 살인사건’에서 제가 악역인지는 모르죠. 유력한 용의자일 뿐”이라며 능청스러운 너스레를 떨어 현장에 웃음을 안겼다.
‘석조저택 살인사건’을 통해 처음으로 만난 고수와 김주혁. 함께 작업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고수는 “(김주혁) 선배를 브라운관에서 많이 봐서인지 실례를 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첫 만남에 너무 친근하게 다가갔다. 연기하면서 편하고 좋았다”며, 이어 “근데 엄살이 좀 심하더라”며 예상치 못한 대답을 전해 현장을 폭소케 했다.
이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란 표정으로 변한 김주혁은 “긴 고민을 하고 말한 대답이 이런 말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엄살이 심하다? 그렇게 (영화 속에서) 맞아줬는데 엄살이 심하다고?”라 덧붙여 웃음바다였던 현장을 더욱 배꼽 잡게 했다.
또한, ‘석조저택 살인사건’에서 유죄를 입증하려는 검사 송태석 역을 맡은 박성웅은 영화를 촬영할 당시 드라마 ‘리멤버’에서 변호사 역할을 맡아 연기했었다고. 실제로도 법대 출신인 그의 이력이 연기할 때 더욱 도움이 됐을 것 같다는 질문에 “상관없다. 전 연극해야 하는 놈이기 때문에 수업에 참여를 많이 못했다”고 대답해 연기에 대한 열정을 보였다.
이 같은 뜨거운 연기 열정을 지닌 박성웅은 영화현장은 고향이라 설명하기도 했다.
“영화만의 매력은 상당히 많다. (연기를 처음 했을 때) 영화를 먼저 시작했는데 ‘신세계’를 만나서 제 연기에 신세계가 열렸다. 드라마 같은 경우는 시간에 많이 쫓기는데 영화는 (드라마에 비해) 여유가 있어서 배우들과 많은 호흡을 맞춰 볼 수 있다. 그렇기에 현장에 가면 너무 편하다. (영화는) 고향 같다. 또 이렇게 영화를 만들어놓고 제작보고회를 열 때 새끼를 낳는 기분? 그런 기분이 든다. 그렇다고 드라마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며 영화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더불어 ‘석조저택 살인사건’에서 의문의 살인사건을 무마하려는 변호사 윤영환으로 등장하는 문성근은 ‘그것이 알고싶다’ 프로그램의 MC를 했던 경험이 있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그는 “‘그알’의 진행자는 (회차의 주제에 따라) 변호사나 검사, NGO활동가 등으로 달라진다. 그래서 이런 역할을 제의받게 되면 편하고 익숙하다”며 연기하는 데에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문성근은 오랜만에 상업영화로 모습을 비춰 반가움을 보였다. 그는 “제작비를 뽑는 게 영화로서 의무다. 그 안에서 적절한 타협이 이루어지는데 이창동감독은 최대한 BP(비피)를 넘기려한다. ‘시’ 같은 경우 100% 손해가 날건데 괜찮은지 확인 후에 제작에 들어갔다고. 홍상수 감독은 1억 이내로 낮춰서 영화제작을 하고. 김기덕 감독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사회 안에서 적절한 타협을 하는 것 같다”고 상업영화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어 데뷔 30년이 된 문성근은 한국 영화시장에 대해 “배우는 매번 새로운 것을 연기하려는 강박 같은 것을 가질 수밖에 없다. 우리 후배들의 연기를 보면서 항상 감탄을 한다. 동시대에 세계적으로 봤을 때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 배우들이 수십 명씩이나 많은 곳은 한국 밖에 없는 것 같다. 도전을 하려는 마음은 좋으나, 이 강박에 의해 자신을 괴롭히면서 해하지 않았으면 좋겟다. 늘 응원한다”고 전해 현장에 있던 배우들뿐 아니라 관계자들의 박수까지 받았다.
김휘 감독은 ‘석조저택 살인사건’의 매력으로 “각각 출발이 다른 이야기가 절묘하게 하나의 이야기로 합쳐지는데 그 과정에서 만들어내는 캐릭터의 재미가 예상치 못한 이야기의 흐름으로 흘러가 스릴러 장르 특유의 긴장감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거기서 배우들의 앙상블이 즐거움을 주는 또 다른 지점”이라며 탄탄한 스토리의 힘을 다시 한 번 강조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자아냈다.
이와 같이 한 치의 양보 없는 연기를 선보일 네 배우의 폭발적인 시너지로 배가될 ‘석조저택 살인사건’의 스릴이 5월 극장가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원작이 가진 견고한 스토리텔링 위에 배우들의 폭발적인 연기를 더한 영화 ‘석조저택 살인사건’은 오는 5월, 입체적인 서스펜스 스릴러로 관객들을 찾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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