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연도 기자] 실력 있고 개성 넘치는 여성 래퍼들만 출연한다는 Mnet ‘언프리티 랩스타 3’에서도 유독 남다른 존재감을 보인 가수가 있다. 바로 그레이스. 독특한 패션과 개성 넘치는 보이스로 매번 놀라움을 안겨줬던 그와 bnt가 화보 촬영을 진행했다.
반전 매력이란 이런 것일까. 케이시와 맞붙은 데스 매치 경연에서 '칼을 갈고 또 갈아 싹싹'이라는 살벌한 가사를 뱉으며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를 뽐냈던 그. 하지만 실제로 마주한 그는 오목조목 예쁘장한 얼굴에 가녀린 몸매를 지닌 맑고 순수한 에너지의 소유자였다.
화보 촬영 내내 그를 보며 스태프들의 감탄사가 끊이질 않았다. 수줍은 미소와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말을 건네다가도 카메라 앞에 서면 강렬한 눈빛과 포스로 분위기를 장악해나갔다.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독보적인 아우라를 뿜어내는 그레이스의 앞날이 기대된다.
Q. 두 번째 bnt 화보 촬영 소감.
bnt에서 인생 첫 화보를 찍었다. 그땐 처음이라 어색하기도 했고 긴장을 많이 했다. 그런데 이번 화보는 두 번째 찍는 것이라 그런지 좀 더 익숙하고 편한 마음으로 촬영할 수 있었다.
Q. 가장 인상 깊었던 콘셉트
화장실에서 찍었던 콘셉트 가장 인상적이다. 변기에서 다양한 포즈를 취하며 촬영했던 것도 마음에 들었고 독특한 분위기의 사진이 나올 것 같아서 기대되고 재미있었다.
Q. Grazy Grace라는 이름이 독특하다. 어떤 의미인가.
Grazy는 ‘Great’와 ‘Crazy’를 합쳐 ‘멋있게 미쳤다’라는 뜻이 담겨있다. Grace는 어릴 적 부모님께서 지어주신 영어 이름이다. 나만의 열정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를 섞어서 만든 것이다.
Q. 뉴욕주립대학교에서 패션을 전공했다. 전공을 살리지 않고 가수의 길을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오랫동안 미술을 해왔고 부모님도 그쪽으로 가기를 원하셨기 때문에 뜻에 따라 뉴욕주립대 패션 전문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을 전공했다. 그런데 어렸을 때부터 나의 진짜 꿈은 가수였고 이대로는 도저히 포기할 순 없다고 생각해 무작정 휴학하고 한국에 왔다.
Q. 다시 미국으로 돌아갈 계획은?
아직은 계획이 없다. 먼 훗날이면 모를까 당분간은 내가 사랑하는 음악을 하는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싶다.
Q. Mnet ‘언프리티 랩스타 3’에 출연하게 된 계기
적지 않은 연습생 기간을 거쳐 데뷔를 했지만 나의 음악을 모르는 분들이 너무 많았다. 성공한다는 것이 힘들고 먼 길처럼만 느껴지더라. 그러다가 ‘언프리티 랩스타 3’라는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고 나의 모습을 오픈하고 보여줄 수 있는 곳이라 생각해서 도전하게 되었다.
Q. 유튜브에 올린 영상 대부분이 노래 위주던데 래퍼로 도전한 계기는
평소 노래를 위주로 많이 부르지만 힙합 장르도 좋아해서 즐겨 듣는 편이고 멜로디가 가미된 랩을 자주 부르기도 한다. ‘언프리티 랩스타 3’를 출연하면서 랩에 대한 욕심이 더욱 강해졌고 색다른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Q. ‘언프리티 랩스타 3’에서 인상이 가장 강렬했던 도전자는
나다 언니. 검은 피부와 입술이 인상적이었다. 첫인상이 너무 강렬해서 무섭게 느껴졌고 경연에서 가장 피하고 싶은 사람이기도 했다. 나다 언니는 반전 매력이 넘치는 사람이다. 사실 처음엔 그렇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갈수록 트랙도 많이 따고 아티스트적인 면도 많이 보여주더라. 그는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실력 있는 래퍼이다.
Q. ‘언프리티 랩스타 3’ 친해진 멤버가 있다면
제일 많이 이야기를 나눴던 친구는 유나킴이다. 아무래도 뉴욕에서 왔다는 공통점이 있고 영어로 대화할 수 있어서 편하게 느껴졌다. 나다 언니와도 얘기를 많이 나눴는데 성격이 엄청 쿨한 편이라 누구와도 잘 어울릴 수 있는 좋은 사람이다.
Q. 래퍼 타이미가 독설을 하기도 했다. 심정이 어땠는지
그 무대에서 나의 실력을 제대로 펼치지 못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인정한다. 하지만 분명히 그분보다 내가 잘하는 부분도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독설이 나에겐 전혀 상처가 되지 않았다. 서로의 음악 색깔이 달라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앞으로도 그레이스만 보여줄 수 있는 음악으로 승부 해나갈 것이고 스스로 잘할 수 있을 거라 믿고 있다.
Q. 영구 탈락을 두고 세 번의 데스 매치를 겪었지만 두 번을 살아남으며 ‘좀비’라는 별명을 얻었다. 소감은
처음 ‘언프리티 랩스타 3’ 티저 영상을 찍을 때부터 내 스스로가 좀비처럼 살아남는다는 가사의 랩을 했었다. 그 말이 씨가 됐는지 데스 매치 때마다 운 좋게 2번이나 살아남았고 좋은 무대를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아 마음에 든다.
Q. 평소 성격은
멘탈은 강한 편인 것 같지만 사실 무대에서의 모습과 실제 성격은 많이 다르다. 말수도 별로 없는 편이고 차분하며 내성적인 성격이다. 학창시절에 한명씩은 꼭 구석에서 말없이 앉아있는 학생이 있지 않나. 그게 바로 나였다. 그런데 이상하게 무대에만 서면 나의 숨겨진 자아가 표출되는 것처럼 열정과 끼가 마음껏 발산되더라(웃음).
Q. ‘언프리티 랩스타 3’를 하면서 가장 기뻤을 때와 힘들었을 때
가장 기뻤던 것은 처음 데스 매치 무대에서 살아남았을 때이다. 그때 내가 하고 싶었던 말과 음악을 상황에 맞게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았다. 힘들었던 것은 아니지만 아쉬웠던 적은 뽑는다면 6번 트랙을 따기 직전까지 갔었는데 바로 앞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곡을 얻지 못해 너무 아까웠다.
Q. ‘언프리티 랩스타 3’에서 선보인 곡들은 즉석에서 만든 것인가
즉석에서 만든 것도 있고 그전에 가지고 있었던 곡도 있다. 제이니와 데스매치 무대에 섰을 때는 즉석에서 같이 만든 곡이다.
Q. 트랙을 한 번도 얻지 못해 아쉬울 것 같다.
아무래도 아쉽게 떨어진 6번 트랙이 아닐까 싶다. 사실 딘 프로듀서를 너무 좋아한다. 평소 R&B 음악을 즐겨듣는 편인고 감성이 정말 풍부하신 분이라 생각하고 데뷔할 때부터 팬이었다. 그분 앞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서 꼭 함께 곡 작업을 하고 싶었는데 준비 시간이 너무 촉박했고 완벽한 무대를 보이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Q. ‘언프리티 랩스타 3’는 그레이스에게 어떤 의미인가
그레이스한테는 기적 같은 프로그램이다. 내가 하고 싶었던 음악을 마음껏 보여줄 수 있었고 시청자들이 나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봐줘서 감사했다.
사실 그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나의 음악을 거부하는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I’m Fine‘ 곡으로 데뷔했을 때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담아서 냈지만 활동할 수 있는 무대와 장소가 거의 없었다. 의상도 과하다는 반응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오히려 ‘언프리티 랩스타 3’에서는 그런 모습을 인정해주고 나만의 독특한 음악 색깔을 더욱 진하게 표출할 수 있도록 오픈해주니 좋았고 소중한 경험이었다.
Q. 유명해진 그레이스에 대한 부모님의 반응은.
처음 가수가 되기 위해 한국으로 가겠다고 했을 때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다. 한국에 와서도 다시 돌아오라며 걱정을 많이 하시더라. 그런데 이제는 미국 TV나 신문을 통해서도 나의 소식을 접할 수 있고 무대에 선 모습도 볼 수 있으니 좋아하신다. 뿌듯해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시는 것 같아서 좋다.
Q. 데뷔곡 ‘I’m Fine‘ 뮤직비디오를 셀프로 찍게 된 계기.
어렸을 때부터 영상과 사진 찍는 등의 엔터테인먼트 활동을 너무 좋아했다. 그래서 뮤직비디오에서도 직접 도전해보고 싶어서 셀프로 찍어봤는데 너무 재미있더라. 그레이스가 생각하는 모든 것들을 담을 수 있으니 찍는 내내 즐거웠다. 기획, 장소, 의상, 헤어, 메이크업까지 다 직접 구상해서 찍었다.
Q. 유튜브 영상을 통해 팬들과 소통을 많이 하던데 다양한 소통 콘텐츠 영상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요즘은 인터넷 시장이 크고 다양한 편이며 SNS를 통해 자신을 홍보하고 어필할 수 있으니까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중이다. 콘텐츠를 기획할 때 항상 팬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팬들이 궁금해 하는 질문들에 답하는 자기소개 등 나의 스토리를 담은 영상들을 올리고 있다. 영어로 영상을 올려서 그런지 외국인들도 많이 봐주시는 것 같다.
Q. 유튜브 영상을 보면 가끔씩 등장하는 친구들이 있던데 누구인가
예전에 함께 연습생 시절을 보냈던 친구들이다. 다들 끼가 풍만한 친구들이라 같이 재미있는 콘텐츠를 기획해서 영상을 제작하곤 한다.
Q. 지금 소속사 대표님과 동갑이라던데 어떤 인연으로 함께하게 되었나
힘들게 연습생 생활을 하다가 그게 잘 안돼서 소속사를 알아보던 중 지인이 대표님을 소개해줬다. 아티스트가 원하는 것들을 최대한 막지 않고 존중해준다는 점이 나와 잘 맞는 것 같아서 함께하게 되었다.
모든 음악적 의견을 함께 나누고 있으며 친구같이 편하게 대해주기 때문에 나에겐 더없이 고마운 사람이다. ‘언프리티 랩스타 3’도 대표님을 만난 이후로 하게 된 것이기 때문에 여러모로 좋은 일들만 생기는 것 같다. 회사에 나밖에 없지만 앞으로 마음 맞는 사람들이 모여 크루를 형성했으면 좋겠다.
Q. 그레이스 하면 패션 감각도 빼놓을 수 없다. 본인만의 패션 노하우가 있다면
패션에 대한 롤모델이 많은데 리한나의 스타일을 좋아한다. 또 요즘 인스타그램에 연예인은 아니지만 인기 있는 패셔니스타들이 많은데 그런 분들을 팔로우하면서 아이디어와 영감을 얻고 있다.
또 시간 나면 나와 잘 어울리면서도 개성 넘치는 독특한 의상을 찾아다니기도 한다. 내가 입는 대부분이 브랜드 없는 옷들이다. 특히 홍대에 있는 빈티지 숍들은 가격도 저렴하고 특이한 제품들이 많아서 자주 들리곤 한다. 많이 둘러보면서 그레이스만 소화할 수 있는 스타일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이번 bnt화보에서 입은 의상들도 대부분이 해외에서 공수해오거나 디자이너 선생님이 직접 제작해준 것들이다. 사실 데뷔곡 ‘I’m Fine‘ 무대를 위해 모아놨던 옷이었지만 입지 못해 아쉬웠는데 이번 기회에 활용하게 돼서 기쁘다(웃음).
Q. 친하게 지내는 연예계 동료가 있다면
사실 아직은 연예계에 친하게 지내는 사람이 별로 없다. 일단 ‘언프리티 랩스타 3’에 나왔던 멤버들과 친해지게 됐다. 또 얼마 전 Mnet ‘프로듀스 101’에 참가했던 가수 김주나와는 오래전부터 친구로 지내고 있다.
Q. 출연하고 싶은 예능프로그램
일단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하고 싶다. 한국에 와서 자취 생활을 오래 했는데 집에 있는 나의 평소 모습들을 시청자들과 공유해보고 싶다. 먹방 프로그램도 꼭 해보고 싶다. 특히 O'live ‘8시에 만나’를 재미있게 보고 있다.
Q.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는
R&B보다 좀 더 풍부한 느낌의 ‘PB R&B’라는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다.
Q. 그레이스라는 이름 앞에 달고 싶은 수식어는?
카멜레온 그레이스. 레인보우 컬러처럼 언제든지 새롭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
Q. 먼 훗날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그냥 많은 분들이 내 음악을 들어줬으면 좋겠다. 어렸을 때 부끄러움도 많고 내성적인 아이였다. 그런데 음악을 통해서 가면을 벗을 수 있었고 자유로워졌다. 나도 노래를 들으며 많은 힐링을 받았듯 표현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자신감 없는 사람들에게 힘을 줄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
Q. 차기 앨범 계획.
10월 말쯤 할로윈 시기에 맞춰 싱글 앨범이 나온다. 뮤직비디오도 일본에서 색다르게 찍어봤다. 개성 넘치고 독특한 그레이스만의 음악이 나오니 많이 기대해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