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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벤츠, BMW, 폭스바겐이 엔진을 포기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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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의회가 2030년 이후부터 화석연료를 동력원으로 삼는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를 추진한다. 독일 상원은 최근 파리협정의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해 2030년 이후 내연기관차 판매금지 법안 추진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특히 탄소 감축에 적극적인 녹색당은 지구의 평균온도 상승폭을 1.5℃ 이내로 제한하려는 파리협정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 문제로 보고 2030년 이후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를 제안, 향후 과정이 주목된다. 


 독일의 움직임을 두고 자동차업계에선 긴장감이 역력하다. 미국 및 일본과 함께 세계 자동차산업의 선두인 독일이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할 경우 파장이 결코 만만치 않아서다. 한 마디로 세계 최초로 내연기관, 즉 엔진을 개발한 독일이 내연기관을 포기하는 것 자체가 상징적이라는 얘기다. 게다가 독일은 자동차 시대가 열린 이후 엔진 자동차의 강점을 높여 온 곳이어서 벤츠와 BMW, 포르쉐, 폭스바겐 등 완성차산업을 주도하는 여러 제조사의 근본적인 체질 변화도 뒤따를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산업군 전체의 지형도가 바뀐다는 의미다. 또한 유럽 완성차 수출의 교두보로 독일을 삼았던 한국도 대응이 불가피하다.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를 통해 독일이 바꾸려는 자동차산업 지도는 무공해자동차다. 당장의 기업 이익 및 근로자 일자리보다 미래 독일을 위해 현재의 변화를 감내하자는 것. 나아가 어차피 바뀔 수밖에 없다는 전제 하에 무공해차 산업 또한 내연기관처럼 독일이 앞서 주도, 글로벌 시장을 이끌어 가겠다는 목표다. 최근 전기 동력 확대를 위해 신재생 에너지 비율을 늘려가는 것도 친환경차 시장을 앞당기려는 배경으로 꼽힌다. 

 이런 움직임에 당연히 독일 내 완성차회사는 반대하고 있다. 급격한 변화는 완성차의 일자리 축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일부 완성차 관련 기업은 전기차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인원이 내연기관차 대비 10% 수준에 불과해 독일 내에서만 수만 명이 실직할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화석연료 엔진 기반의 자동차산업으로 성장한 독일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너무 빨리 흡수하면 그에 따른 부작용으로 몸살을 앓을 수 있는 만큼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말이다. 그럼에도 독일 의회는 패러다임 전환이 이미 시작됐다는 점에서 지금의 산업을 지키기보다 빠른 전환을 통해 미래를 선점하는 게 앞으로의 독일을 위해 낫다는 논리를 내세운다. ‘지금’이 아니라 ‘미래’의 경쟁력이 더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물론 아직 결과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독일 정치권의 움직임은 ‘현재’가 아니라 ‘미래’에 방점이 찍혀 있다. 더불어 변화가 가져올 충격을 최소화 하는 방안까지 함께 말이다. 그래서 조만간 독일을 대표하는 메르세데스 벤츠, BMW, 폭스바겐, 포르쉐, 아우디 등이 오랜 동안 쌓아 온 축적해 온 내연기관 기술개발을 포기할지 모른다는 성급한 전망도 나온다. 당연히 완전 배제에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런 흐름에 실질적 동참을 하지 않는다면 독일이 한 걸음을 움직일 때 우리는 두 걸음으로 쫓아가야 할 수도 있다.

 권용주 편집장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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