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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피고 지고 다시 피는 꽃잎과 같이, 배우 오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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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신 기자] 누가 뭐래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했던가. 오롯이 외로움을 이겨내고 피고 지고 다시 피는 꽃잎처럼 그렇게 그는 배우로서 아름답게 피어나고 있었다. 오윤아.

어느덧 10년을 훌쩍 넘긴 경력을 지니게 된 노련한 이 배우는 여전히 신선하다. 몹시 눈에 띄진 않지만 또 눈에 거슬리지 않게 긴 호흡으로 다양한 배역을 소화해내며 그는 그만의 계단을 한 걸음 한 걸음 오르고 있었다.

그와 bnt가 만나 진행한 화보 촬영은 하얀 화선지에 획을 긋는 것과 같이 신중한 모양새를 띈 채 유려하게 흘러갔다. 이어진 인터뷰에서 그는 어릴 적 배우를 동경하던 그때의 소녀 처럼 여전히 아름다웠고 여전히 뜨거웠다.

모델로 데뷔 후 배우로 전향하게 된 계기가 어떻게 돼요.

어렸을 때 끼가 있다는 얘기는 조금씩 들어왔었지만 워낙에 숫기가 없었던 터라 나 같은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그 직업에 대해 동경하곤 했어요. 제가 어렸을 땐 드라마에 흠뻑 빠져있었거든요. 특히 김희애 선배님의 연기를 보며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던 중에 모델이 됐고 배우로서의 기회가 많이 생겼어요.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좋은 기회가 찾아 왔고 그렇게 시작하게 됐어요.

데뷔 초에는 가수로서 활동할 의지도 밝혔었어요.

저에게 가수에 대한 큰 뜻이 있었던 건 아니었어요. 제가 데뷔하던 시기에 아이돌 걸 그룹이 붐을 일으키던 때였기에 회사에서 그런 방향을 잡아주셨던 것 같아요. 그렇게 지금의 아이비와 함께 연습을 했었어요. 그런데 가수라는 게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노래를 하는 걸 좋아해도 타고난 실력이 받쳐주지 않으니 어려웠어요. 그래서 조용히 접었습니다.(웃음)

‘섹션tv 연예통신’ 리포터 활동이 브라운관 첫 데뷔인데 어땠어요.

처음에는 어렵지 않게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 역시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하는 걸 느꼈어요. 당시에 방송 사고가 났던 것도 기억이 나네요. 방송 중에 제가 순간 당황해서 멘트를 치지 못 한 거죠.

근데 이게 생방송이기도 하고 그런 상황이 일어날 거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못 하다 보니 정지 화면으로 1~2분 정도 있었던 것 같아요. 리포터 일은 이제 더 이상 못 하겠구나 생각했는데 많은 분들이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주셔서 3~4개월가량 더 진행했어요. 이후 1년가량 활동을 멈추고 연기 연습을 했고 ‘폭풍 속으로’라는 작품으로 데뷔하게 됐죠.

데뷔작 ‘폭풍 속으로’는 어땠나요.

사실 오디션을 본 뒤 내내 후보로만 올라 있다가 리딩 당일 확정됐어요. 그 전까지 수차례에 거쳐서 오디션을 봤는데 확정을 안 주셨거든요. 그래서 그전까지 연습을 정말 많이 했었어요. 그게 당시에는 굉장히 힘들었지만 그 덕에 첫 촬영치고 긴장을 덜했던 것 같아요.
 
촬영 중에 기억에 남는 일이 있었는데 상대 남자 배우 분에게 뺨을 맞는 장면이었어요. 근데 정말 진심으로 3대나 때리시더라고요.(웃음) 남자한테 그렇게 맞아본 적이 없었던 터라 감정이 진심으로 나오게 됐고 감독님께서 몇 번을 안가고 오케이 사인을 주시니 나름 기분이 좋더라고요. 희열감도 느끼고.(웃음) 그때 연기가 나랑 맞는구나 라고 처음 생각하게 됐고 그때부터 연기에 좀 더 큰 욕심을 갖게 됐어요.

그렇게 마음을 먹게 된 뒤부터 현재까지 연기의 ‘롤모델’이 있었나요.

어릴 때부터 김희애 선배님의 연기와 분위기를 동경했어요. 또 외국배우 중에 미셸 파이퍼와 나오미 왓츠를 좋아해요. 특히 나오미 왓츠 같은 경우는 단역으로 시작해서 연기력 하나로 주연급까지 성장한 배우인데 그의 연기에 매번 감탄하곤 해요. 이들처럼 강한 듯 유연하게 임팩트 있는 연기를 보여주는 여배우들을 좋아하고 닮고 싶어 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뭐예요.

드라마 ‘연애시대’. 대본을 보고 정말 그런 적이 없었는데 꼭하고 싶다고 생각했었어요. 제가 당시 맡았던 역할이 너무 좋은 거예요. 그 캐릭터가 지니고 있는 순수한 모습이 저와 닮아 있다고 생각돼서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또 ‘싱글맘’ 역할이었거든요. 그 당시에 제가 어린 나이여서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연기를 시작하니 좋은 감정선 들이 나왔고 감독님도 저를 잘 이끌어주셨어요. 아, 이래서 연기라는 게 매력이 있는 거구나 하고 느끼게 해준 작품이었어요. 잊을 수 없는 씬 들도 많았고. 제겐 굉장히 좋은 작품으로 기억에 남아 있어요.

가장 호흡이 잘 맞았던 배우는 누구였어요.

드라마 ‘무자식 상팔자’를 통해 호흡했던 석진 이가 저랑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서로 너무 잘 하는 것처럼 보이려고 하지도 않았고 같이 끌어주며 재밌게 연기했던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는 상대 배우의 연기가 좋으면 함께 조금 더 좋아지는 게 있거든요. 언제나 항상 새로운 걸 보여드리고 싶은데 그걸 계산적으로 생각하면 제대로 보여드리지 못 하는 것 같아요. 근데 그 친구가 신선한 연기를 보여줬기 때문에 저도 같이 좋은 연기를 할 수 있었지 않았나 싶어요.

함께 연기 해보고 싶은 배우는 있나요.

김희애 선배님. 어렸을 때부터 선배님의 연기를 보며 자랐기 때문에 더더욱 해보고 싶어요. 또 연기를 워낙에 잘 하시기 때문에 함께 한다면 많은 부분을 배워가며 시너지를 두 배로 낼 수 있을 것 같아요.

맡아보고 싶은 역할은 뭔가요.

저는 그냥 막 예쁜 척하는 연기는 못 할 것 같고 나머지는 늘 다 잘 하고 싶어요.(웃음) 항상 연기를 할 때 가장 나답게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캐릭터가 주어지면 그 안에서 제게 있는 그런 모습을 끄집어내서 연기를 하려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다양한 캐릭터를 많이 맡아 보고 싶어요.

기존에 있던 작품에서 맡고 싶었던 캐릭터는 있었나요.

안젤리나 졸리 주연의 영화 ‘체인질링’을 보고 그와 같은 역할을 맡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강렬한 액션 씬을 소화하면서 진지한 모성애를 표현해내는 그런 모습들이 너무 매력적이었어요.


사전 제작으로 화제를 모은 ‘사임당, 빛의 일기’의 촬영을 마쳤는데, 어떤 작품인가요.

이 드라마는 사임당의 얘기예요. 겉으로 보이는 신사임당은 현모양처와 같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데 실은 굉장히 여장부 같고 정의로운 면모가 있었거든요. 그런 여자의 삶을 깊이 있게 다룬 작품이에요.

아무래도 역사에 나오는 여자 인물 중에 다루기가 쉽지 않은 소재기 때문에 보시는 분들도 다양한 생각을 하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극중에서 저 같은 경우는 예술 쪽으로 뛰어난 감각을 갖고 있는 캐릭터로 나와요. 그림도 그리고 춤도 추고. 나중에는 말을 타고 자객처럼 나오는 장면도 있고. 다양한 그림들을 많이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제가 맡은 캐릭터 자체가 기존에 존재하지 않는데 새로이 설정된 캐릭터라 조금은 낯설지만 신선하게 보일 것 같아요. 사임당의 단아함에 비해 화려하고 강렬하게 표현 돼서 저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사임당 역의 이영애와의 호흡은 잘 맞았나요.

좋은 호흡으로 연기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상반되는 감정으로 연기를 해야만 하는 역할이었어요. 역할 상 사임당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지닌 캐릭터였거든요. 하지만 너무 잘 받아주셔서 연기에 더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영애 선배님은 정말 많은 분들이 보시는 것과 같이 사랑스럽고 상대 배우를 기분 좋게 만들어주시는 분이에요. 역할 상으로는 질투를 했지만(웃음) 사적으론 굉장히 좋은 선배님이에요.

다양한 예능에 출연했었는데 기억에 남는 예능이 있나요.

‘해피투게더’가 기억에 남아요. 그 당시 유재석 오빠와 친분이 있었고 워낙 패널 들을 잘 챙겨주시기도 하셔서 편하게 방송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예능은 제게 아직도 어려운 것 같아요. 제 장점이자 단점이 ‘솔직함’인데 그게 사실 꼭 좋은 것 만이라고는 할 수 없는 것 같더라고요. 보는 이는 그런 솔직함을 좋아 할 수도 있겠지만 제가 당시를 돌이켜봤을 땐 ‘왜 그랬지’하는 경우가 더 많아서.(웃음)


몸매가 좋은 걸로 유명한데 책을 출간했었어요.

제 신체도 가장 좋았던 시기였고 좋은 기회가 와서 만들게 됐는데 생각만큼 반응을 얻지는 못 했던 것 같아요. 원래 일을 할 때 최선을 다하고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 편인데 다시 생각해보니 조금 아쉽네요.(웃음)

지금도 좋은 몸매를 유지하고 있는데 비결이 있나요.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해서 그런지 저는 제 몸에 관심이 많아요. 또 몸에 조금만 변화가 생겨도 잘 아는 스타일이에요. 어디가 장점이고 단점인지를 알다 보니 몸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하지만 촬영에 들어가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생길 땐 놓는 스타일이에요.(웃음) 대신 그 순간을 놓기 위해서 평소에 열심히 운동을 하는 스타일이에요. 당연히 먹는 것도 조절하고요.

몸매도 그렇고 얼굴이 변하지 않는 것 같아요.

어렸을 때는 늙어 보이는 캐릭터였는데 나이를 먹으니 조금 어리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사실 저는 항상 그대론데.(웃음)

관리라고 한다면 주기적으로 경락 마사지를 받는다거나 제가 갖고 있는 것 안에서 건강해지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몸에 나쁜 건 안 하려고 노력하고, 술 같은 것도 많이 안 마시려고 하게 되고, 건강한 걸 찾게 되고, 피부에 좋다는 게 있으면 잘 먹고, 채소 위주의 식사를 하고. 그렇게 건강하게 살려고 취하는 행동들이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CF도 많이 찍었었는데 첫 CF를 찍을 땐 어떠셨나요.

제가 리포터 일을 멈추고 1년 동안 연기 공부를 할 때 서브 모델 일을 많이 했었어요. 그때 가장 기억에 남는 게 맥주 광고였어요. 고소영 언니가 메인 모델이었고 저는 뒤에서 뛰어가는 친구 1, 2 정도의 역할이었어요. 그런 경험들이 쌓여서 제가 처음 메인 모델이 돼서 출연했던 CF 촬영 때도 어색함 없이 익숙했던 것 같아요.

만약에 배우가 되지 않았다면 어떤 일을 하고 있었을까요.

저는 일을 즐기면서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가 100% 좋아하는 걸 찾았을 거 같아요. 그리고 그 일이 패션 관련 쪽의 사업이지 않을까 해요. 지금도 그래서 제가 관심을 갖고 있는 속옷에 대한 사업을 준비 중에 있어요. 패셔너블한 속옷 브랜드를 론칭할 계획인데 나오게 되면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네요.(웃음)
 
최종적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요.

요즘 고두심 선생님을 보며 이렇게 끊임없이 열정적인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주어진 상황에 안주하는 게 아닌 항상 진화하고 발전할 수 있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팬 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려요.

사실 제가 팬 분들에게 잘 못 하는 것 같아요. 제가 말 표현이나 그런 걸 잘 못하기도 하고. 그럼에도 절 꾸준히 좋아해주시는 분 들이 계세요. 부족한 게 참 많은데 좋은 부분을 더 많이 봐주시는 것 같아서 깊이 감사드려요. 그런 분들 덕분에 용기를 갖고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정말 늘 응원해주시는 분들에게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기획 진행: 조원신, 이주신
포토: bnt포토그래퍼 류수
영상 촬영, 편집: 조영래, 정도진
의상: 레미떼, 라이, 그리디어스
슈즈: 라이
선글라스: MCM
시계: 에리스골드
백: 로사케이
헤어: 에이바이봄 해림 실장
메이크업: 에이컨셉 차니 실장
장소: Marquee 마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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