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중형차 시장의 구도가 완전히 재편되고 있다. 르노삼성 SM6가 중형 세단 부문 판매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1일 각사 판매자료에 따르면 SM6가 6월 한달에만 7,027대가 판매돼 실질적인 중형 세단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6.1% 급증한 수치다. 현대차 쏘나타의 전체 판매는 8,768대로 SM6에 앞서지만 택시 1,934대를 제외하면 6,834대에 그친 것.
같은 기간 쉐보레 신형 말리부도 6,310대 출고되며 쏘나타 뒤를 바짝 추격하는 모습이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306.2%에 달한다. 기아차 K5는 4,091대로 마감해 중형 시장이 'SM6-쏘나타-말리부-K5' 순으로 달라졌다. 현대기아차가 20여 년 간 중형세단 시장에서 탄탄하게 쌓아온 아성이 흔들린 상황이다.
SM6와 말리부는 최근까지 침체기에 빠져 있던 중형세단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각 브랜드의 성장세를 이끌어가고 있다. 중형세단은 다소 심심하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세련된 디자인과 고급화 전략, 감각적인 마케팅 활동 등이 적중하면서 상품으로서의 매력도를 끌어올리는 데 성공한 것.
물론 현대기아차의 시장 수성 전략도 거셌다. 쏘나타의 경우 지난 4월 연식변경을 거치며 편의품목을 조정하고 신규 트림을 추가해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동시에 현대기아차 모두 36개월 무이자 할부라는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경쟁사가 내놓은 신차 드라이브의 예봉을 꺾진 못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대기아차 모두 당장 신차를 출시하긴 어려운 상황이어서다. 분위기를 바꿀 획기적인 제품 변화를 모색하기 어렵고, 택시나 장기렌터카 등의 판매 비중이 점차 증가하면서 오히려 일반 소비자들의 시선이 줄어드는 게 고민거리다.
한편, 위기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현대차는 7월 '쏘나타 60개월 무이자할부'라는 초강수를 던졌다. 한 마디로 이자를 받지 않겠다는 것이다. 지난 4월 꺼내든 36개월 무이자 할부의 효과가 사라지면서 60개월이 등장한 셈이다. 더불어 기아차는 오는 7월 중순 K5 하이브리드를 내세워 다시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미 기울어진 흐름에 대해 업계는 뒤집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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