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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카]평범함 속에서 발견한 특별함, '1865와 쏘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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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엔 수 없이 많은 와인과 자동차가 있다. 그런데 와인과 자동차의 공통점은 둘 모두 브랜드 의존도가 높다는 사실이다. 물론 다른 분야에서도 브랜드의 중요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지만 와인과 자동차를 고를 때 '브랜드'의 힘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반면 체감에 따라 '최고와 최저'가 나뉘는 점도 비슷하다. 제 아무리 비싸고 품종이 좋은 와인도 입맛에 맞지 않으면 '최악'의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고, 평범한 사람은 엄두도 못내는 고급차라도 타는 사람이 불편하면 호평을 들을 수 없다. 다시 말해 마시는 것과 타는 것은 모두 사람마다 천차만별인 개인의 주관에 따라 다르다는 얘기다. 이런 점을 토대로 한 '와인과 자동차 이야기'는 서로 비슷한 특성을 찾아 연관시키는 새로운 시도다. 물론 독자들 또한 개별 경험에 따라 공감이 다르겠지만 나름 의미 있는 특징을 찾아 연관성을 찾아보려 한다.<편집자주>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와인은 산페드로사의 '1865'다. 와인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한 번쯤 들어봤을 만큼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제품이다. 또 골퍼들에게는 '18홀을 65타에 완성한다'는 의미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친숙한 슬로건 하나로 한국은 단숨에 세계 시장에서 1865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나라에 올랐다. 하지만 사실 1865는 산페드로사의 설립 연도를 뜻한다.



 1865는 와인 업계에서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이끈 주역이라 할 수 있다. 국내 프로골퍼들을 후원하며 얻은 성과를 사회공헌에 활용하면서 대중 속으로 스며들었다. 그런데 워낙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탓에 이제는 레스토랑보다 마트나 와인 전문숍에서 더욱 흔히 찾아볼 수 있다. 1865를 판매하면 레스토랑의 품격 또한 대중적이라는 인식이 생겨나면서 고급 레스토랑들이 1865 비중을 줄여나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절대 1865의 품질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쉽게 접하는 만큼 대중적이지만 '맛'에 대해선 유명 평론가도 쉽게 단언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와인도 음식인 만큼 기본적으로 '맛'이 1865의 성공을 이끈 핵심임은 분명하다. '골프 마케팅'은 단지 감칠맛을 더한 조미료에 불과하다.  



 와인 업계의 1865를 자동차에 비유하자면 현대자동차 쏘나타를 꼽을 수 있다. 30년 가까이 국산 중형차를 대표하는 고유 명사로 쓰일 정도로 대중화된 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 쏘나타가 처음 등장한 1985년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준중형차인 스텔라 차체에 1,800㏄ 및 2,000㏄급 엔진과 각종 첨단 장비를 장착해 고급 버전이라 소개했지만 실질적으로 스텔라와 큰 차이를 두지 못해서다. 경쟁 차종과의 가격 경쟁력면에서도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후 상품력을 보강해 새로운 '맛'을 선보이는데 성공했으며, 그 '맛'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지금까지도 쏘나타에 큰 사랑을 보내고 있다. 



 재밌는 점은 1865와 쏘나타의 성공 비법이 매우 비슷하다는 것이다. 초창기 고급 와인으로 시작한 1865는 시간이 점차 흐르면서 대중 와인의 대표 명사가 됐다. 쏘나타도 초기 등판은 '고급 중형차'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만인의 차'로 달라졌을 만큼 대중화됐다. 중형 택시의 대부분이 쏘나타일 만큼 대중적 인지도가 단연 앞선다. 



 그래서 간혹 주변에서 쏘나타에 어울리는 와인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1865'를 주저없이 추천한다. 물론 앞서 언급했듯이 사람마다 평가는 다를 수 있다. 혹시 다른 추천이 없냐고 물으면 1865 안에서 입맛에 따라 품종을 고르라고 답한다. 쏘나타 중에서도 가솔린과 디젤, 여러 트림을 고르는 것처럼 말이다.

 

















천종환(와인을 좋아하는 요리하는 남자, 포코펠리체 셰프)



▶ 와인을 위해 요리를 배운 남자, 포코펠리체 천종환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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