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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다윗, 연기와 열정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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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t뉴스 이린 기자 / 사진 김강유 기자] <연기, 그리고 배우. 그들이 선택한 길이다. 그리고 그 선택이 빛을 발했고 돋보이기 시작했다. 무수히 떠있는 별들 중 별 중의 별이 되기 위해 대중들 앞에 선 그들의 노력이 반갑고도 설렌다. 바래진 서랍장 속 꽁꽁 싸놓았던 소중한 물건을 찾은 것처럼.>

“연기요? 계속해서 새롭게 흥분시키는 것들이 하나씩 하나씩 나와요. 그 흥분감을 맛보고 짜릿하게 젖어 사는 게 너무 좋아요.”

주변에 이런 기분 좋은 친구 꼭 하나씩은 있다.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주변사람들까지 웃게 만드는 그런 친구. 영화 ‘순정’ 속 개덕이 그렇다.

최근 bnt뉴스는 영화 ‘순정’(감독 이은희)에서 오총사의 마스코트 개덕 역을 맡은 배우 이다윗을 만나 영화에 대한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눴다.

‘순정’은 풋풋한 첫사랑의 기억과 더불어 다섯 친구들의 우정 이야기를 중심으로 흘러간다. 이다윗은 그중 분위기메이커이자 의리로 똘똘 뭉친 소위 말해 ‘갖고 싶은 친구’다. 이다윗은 다섯 명의 또래 배우가 뭉친 촬영 현장은 늘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고 입을 열었다.

“이런 느낌이에요. 영화 속 저희들이 배도 타고 몰래 술도 먹고 그러잖아요. 그때 그들에게는 그게 재밌는 일이고 큰일이에요. 그때 그 아이들만 알 수 있는 감정이요. 그런데 저희가 그랬어요. 말하자면 별거 없는 건데 사소한 거라도 크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에피소드를 물어보실 때면 고민했어요. 매 순간이 에피소드였으니까요.”

특히 이다윗은 극중 친형으로 출연하는 배우 박정민과 함께 ‘순정’의 재미 요소를 배가시켰다. 영화를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깨알 형제 케미와 더불어 친구들과의 우정 케미까지 완벽했다.

“일부러 재미를 드리려고 만든 게 아니라 정말 그 사람들하고 친해져버리고 편하게 놀게 됐어요. 그렇게 만들어진 개덕의 모습에서 감독님이 골라주신 거죠. 지금 생각해보면 제 모습이 만들어 졌던 건지 대본에 있던 건지도 헷갈려요. 편하게 하고 싶은 대로 했어요.”


영화 속 이다윗은 신스틸러라는 말이 아깝지 않다.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지만 다수의 독립 영화들과 드라마들로 필모를 쌓은 이다윗은 아역 배우만의 내공이 느껴질 정도로 단연 돋보인다. 지난 2003년 드라마 ‘무인시대’로 데뷔한 이다윗이 연기를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는 독특했다.

“3살 어린 여동생이 있는데 제가 8살 때 사촌누나가 동생을 데리고 예쁜 어린이 선발대회에 나갔어요. 상만 주는 데인 줄 알았는데 거기에 에이전시 분들이 많이 오셨어요. 그때 눈에 들어 동생과 함께 연기를 시작하게 됐어요. 여동생은 너무 어리고 힘들어 해서 6살 때 까지만 하고 저는 계속 했어요. 처음에는 너무 신기해서 엄마와 함께 바람 쐬고 놀러가는 재미로 같이 손잡고 다녔죠. 어릴 때였지만 정말 재미있었고 안하면 하고 싶더라고요.”

“그런데 엄마는 슬슬 힘이 드셨나 봐요. 초등학교 6학년 때쯤에 그만두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싫다’고 말씀 드리고 핸드폰을 사달라고 말씀드려서 그때부터 혼자 다니기 시작했어요. 스태프 분들 버스를 같이 타고 다니고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연기를 하러 다녔어요. 그렇게 시작한 게 지금까지 왔네요.(웃음)”

가장 사랑하는 연기의 끈을 놓고 있지 않은 이다윗에게도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은 있었다. 바로 이창동 감독의 ‘시’(2010). 이다윗은 ‘시’에서 극중 윤정희(양미자 역)의 외손자 종욱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너무 어려웠어요. 제가 여태 알고 있는 연기와 달랐어요. 도저히 할 수 없다고까지 생각했어요. 제가 연기를 계속 하려면 이창동 감독님이 알려준 것처럼 해야 되는데 전 못할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늘 촬영 전에는 긴장이 되지만 ‘시’ 현장은 3일 전부터 긴장이 됐어요. 연기의 답을 스스로 찾아가야 했어요. 하나도 정해진 게 없었어요. 필름카메라라 리허설을 오래 했는데 한 신을 두 시간동안 연구하고 한 테이크를 1시간에서 2시간동안 찍었어요. 하루에 두 신 찍으면 많이 찍은 거였죠. 나중에는 같은 신을 수백 번 하니 힘이 빠지더라고요.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하면 오케이를 하셨어요. 왜 NG인지 오케이인지 모른 채 끝났죠.”

“한번은 할머니가 극중 사고를 친 저에게 ‘왜 그랬어?’라는 장면이 있어요. 벌떡 일어나서 할머니를 쳐다보는 신인데 감독님께서 왼쪽에는 짜증남과 오른쪽 눈에는 미안함을 담으라고 하시더라고요. 모르겠더라고요. 나름대로 막 했어요. 계속 NG가 났죠. 왜 잘못됐는지 말씀을 안 해주세요. 머리가 어지럽고 팽팽 도는데 어쩌다 오케이가 났어요. 왜 오케이냐고 여쭤봤더니 ‘너가 노력하는 게 보였다’고 말씀하셨어요. ‘연기가 이런거 구나’를 느꼈어요. ‘나랑은 안 맞는 구나’요.”


하지만 이다윗이 홀로 고군분투했던 당시 촬영 현장은 그의 터닝포인트가 됐다. 그때 이후로 연기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고 연기의 맛을 느꼈다는 이다윗. 후반부 촬영 중 모든 스태프들의 칭찬에 이다윗은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을 느꼈다.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그렇게 흥분되는 상태에서 끝나버려서 더 미치겠더라고요. 그 뒤로 생각을 많이 했어요. 계속해서 생각을 더 하게 되고 끊임없이 더 해보려고 하고, 더 연기에만 집중해서 어떻게 하면 더 잘 표현해낼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했죠.”

장난기 어린 눈빛 속 조심스레 꺼내 놓는 진중한 속내가 이다윗의 진짜 열정을 느끼게 해준다. 그가 이렇게 연기를 사랑하는 이유는 뭘까.

“여자와 남자가 만나면 ‘이 여자(남자) 매력있네’라고 말하잖아요. 뭔가 딱 정의를 내릴 수 없는 그런 묘한 끌림이 뭔지 알고 보이는 순간 호기심이 떨어지지 않나요? 그런데 연기도 그래요. 그 지점을 아직 정확히 못찾았어요. 지금은 뭔가 계속해서 새로운 나를 흥분시키는 것들이 하나씩 하나씩 나와요. 그 흥분감을 맛보고 짜릿하게 젖어 살고 싶은 바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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