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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파일]소비자가 진정 원하는 경차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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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관리법상 경차는 배기량 1,000㏄ 이하로 길이 3.6m, 너비 1.6m, 높이 2.0m 이하인 차다. 1983년 당시 상공부가 '국민차 보급 추진 계획'을 추진하면서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도 경차 시대가 열렸다. 일본에서도 배기량 660㏄ 이하의 소형차를 경차라 지칭한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경차의 핵심은 경제성이다. 






 그런데 자동차의 여러 경제 항목 가운데 소비자들의 관심이 가장 높은 것은 가격이다. 이외 효율 및 유지비, 중고차 가격 등도 고려 대상이지만 이들은 '가격' 뒤에 줄을 서는 게 일반적이다. 

 가격을 놓고 봤을 때 '최근 출시된 경차가 경제적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선뜻 대답하기는 어렵다. 지난 2004년 기아차 모닝의 기본형 가격은 623만원, 지엠대우 마티즈Ⅱ ME는 584만원이었다. 12년이 지난 지금 모닝 기본형의 가격은 915만원, 스파크는 1,015만원이다. 최고트림에 선택품목까지 더하면 두 차 모두 1,400만원을 훌쩍 넘어선다.

 이런 이유로 소비자는 경차 가격에 부담을 느끼고, 자동차회사는 결국 판촉으로 고객층 확보에 열을 올린다. 기아차는 한때 삼성 지펠 김치냉장고를 증정품으로 앞세워 스파크를 봉쇄했고, 이에 질세라 한국지엠은 삼성 기어 S2 등 젊은층이 선호할 IT 기기를 증정품으로 내세운 바 있다. 급기야 올해 2월에는 최대 100만원 현금 할인 또는 36개월 전액 무이자 할부, 1.9% 초저리 할부를 제시했다. 덕분에 지난 2월 스파크는 5,852대의 판매로 6개월 만에 경차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6.5%나 증가했다. 

 3월에도 할인 공세는 이어진다. 스파크는 생산연도와 재구매 할인 등을 더하면 최대 140만원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모닝도 기본 할인 80만원에 신규 구매자 대상 20만원 추가, 1.9% 저리 할부 등을 내세웠다.






 소비자 입장에선 반가운 일이지만 양사는 모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는다. 한 관계자는 "요즘 같은 상황이면 밑지고 파는 것"이라며 "매달 초 경쟁사 프로모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그런데 할인 경쟁의 시작을 되짚어 보면 결국 높게 책정된 가격이 근본 원인이다.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편의 품목을 적극 탑재해 가격이 올랐다는 회사의 설명에 정작 경차 구매를 고려하는 사람들은 고개를 내젓는다. 

 따라서 소비자가 경차에 진정 원하는 건 합리적인 가격이 우선이다. 그렇다고 모두가 '깡통차'만을 타자는 건 아니다. 국내 경차 시장은 월 1만대 이상, '규모의 경제'를 누리기 충분한 크기다. 소비자가 수긍할만한 상품 구성과 가격 설정이 아쉽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기업과 시장이 생각하는 적정 가격의 온도차가 너무나도 크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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