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이번 단독 화보가 평소 너무 꿈꿔왔던 경험이자 큰 이슈가 없이 주어진, 소위 말해 ‘굴러들어온 복’이라고 했다. 색다른 콘셉트를 소화하며 다양한 포즈를 요구하는 주문에도 촬영 내내 싱글벙글했던 승희.
그는 2012년 ‘전국춘향선발대회’에서 진으로 당선된 이후 그룹 파이브돌스를 거쳐 5인조 아이돌 그룹 다이아로 활동하고 있다. 햇수로 데뷔 4년째를 맞은 그. 꿈꾸는 미래를 현실로 그려내기 위해 승희는 포부를 솔직하게 드러냈다.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하고 카메라 앞에 서면 즐거운 희열이 있어요”
촬영을 마친 승희는 수수한 모습으로 인터뷰에 임했다. 심플한 놈코어 패션을 한 그는 카메라 앞에 서 있던 화려했던 피사체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평소엔 옷도, 화장도 수수한 편이에요. 평상시 저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화보 촬영을 해서 재미있었어요. 머리를 양갈래로 묶어서 땋고 러블리한 화장을 한 제 모습이 예뻤던 것 같아요.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하고 카메라 앞에 서면 즐거운 희열이 있어요”
승희는 원래 아나운서를 꿈꾸던 공부벌레였다. 광주 출신인 그는 등굣길에 스쳐 지나간 문근영을 보고, 빅뱅 승리와 박신혜의 승승장구를 보며 색다른 꿈을 꿨다. 연예인이 되겠다고 장래의 방향을 바꾼 지 3개월만에 그는 국민대 연극영화과에 진학했다.
“부모님과 선생님들은 모두 공부로 대학에 진학하기를 원하셨죠. 학창시절에는 공부를 열심히 했지만 연예인에 대한 꿈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어요. 아주 어렸을 적부터 춤추고 노래하기를 좋아했거든요. 좁다면 좁은 광주에서 많은 연예인들이 탄생하는 것을 보고 자극을 받은 것 같아요”
“데뷔 곡 ‘왠지’는 역주행을 노려볼 만큼 확신이 있는 곡이에요”
다이아는 홍콩과 한국에서 동시 데뷔를 했다. 더불어 미니 앨범이 주를 이루는 현 가요 시장 트렌드에서 벗어나 11곡으로 채운 정규 앨범으로 데뷔를 알렸다. ‘티아라 동생 그룹’이라는 타이틀 또한 다이아를 알리는데 일조했다.
“데뷔 앨범 들어보셨어요? 좋은 곡들이 많았는데 큰 주목을 받지 못해서 아쉬웠어요. 다른 그룹과의 차별점을 두기 위해 정규 앨범으로 데뷔했어요. 타이틀곡 ‘왠지’는 역주행을 노려볼 만큼 확신이 있는 곡이에요. ‘티아라 동생 그룹’이라는 타이틀은 지금 생각하면 과분하지만, 데뷔 당시에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수식어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던 것 같아요”
“친구들이 흔들리지 않게 잡아주는 것이 리더로서 제 몫인 것 같아요”
다이아는 7인조로 데뷔를 알렸으나 멤버 채연과 희현이 Mnet ‘프로듀스 101’의 출연으로 잠정 탈퇴를 알려 현재는 5인조로 활동 중이다. 데뷔한 지 1년이 지나지 않아 공석이 생겨버린 팀. 리더이자 맏언니로서 승희는 담담한 심경을 전했다.
“채연과 희현 두 친구가 ‘프로듀스 101’에 출연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고 그들의 의견에 동의 하게 됐어요. 더 배우고 싶어서 나갔다는 인터뷰를 보고 잘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개인적으로 마음이 아프죠. 두 친구 역시 다이아를 위해 노력했던 친구들이었으니까요. 나머지 친구들이 흔들리지 않게 잡아주는 것이 리더로서 제 몫인 것 같아요”
승희가 꿈꾸는 다이아의 모습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요즘 대세인 ‘청순파워’도 좋고 소녀시대 선배님들처럼 제복에 각 잡힌 군무도 멋있을 것 같아요. 멤버들끼리 나이 차이가 많아서 소화하기 힘들 수도 있는 성숙한 콘셉트를 유닛 활동으로 풀어내도 좋을 것 같아요”
“‘프로듀사’가 워낙 사실적인 작품이라 공감하면서 연기했어요”
승희는 가수로 데뷔해 연기자의 꿈을 동시에 이뤄가고 있다. KBS ‘프로듀사’에서 아이유(신디 역)가 속한 그룹 ‘핑키포’의 멤버로 출연했고, MBC ‘야경꾼일지’에서는 궁녀 영근 역할로 특별 출연한 경력도 있다. 승희의 말을 빌리자면, 그는 아직 이렇다 할 역할을 맡지 못했다.
“김선영, 라미란, 황석정 선배님의 인터뷰를 많이 봤어요. ‘해도 해도 내 자리가 없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선배님들의 이야기를 보고 조급하게 생각하고 있는 저를 다잡았어요. 최근까지도 ‘어디에 나왔었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선배님들의 나이가 됐을 때 선배님들과 견줄만한 자리에 있기 위해서는 차근차근 내공을 쌓아놓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프로듀사’는 승희에게 연기가 주는 희비를 가르쳐줬다. 큰 빛을 보지 못한 아이돌 그룹 ‘핑키포’의 멤버를 연기한 그는 오디션부터 기쁨과 슬픔이 한데 섞였다고 했다.
“오디션에서 주어진 대본이 끝났는데도 감독님과 즉흥으로 연기를 이어나갔어요. 감독님께서 ‘넌 연기가 아니라 진짜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 같다’고 하시면서 합격시켜 주셨죠. 정말 기뻤지만 한편으로는 ‘핑키포’의 상황이 너무 공감되어서 슬펐어요. ‘프로듀사’가 워낙 사실적인 작품이라 저도 공감하면서 연기했던 것 같아요”
“영화 ‘타짜 2’가 개봉했을 때, 빅뱅 탑 아닌 이동휘 선배님 보러 극장에 갔어요”
승희는 자신의 나이에 맞는 가장 자연스러운 매력을 표출하고 싶다고 말했다. 농염한 눈빛을 원하는 원숙한 캐릭터도, 십대의 풋풋한 애교도 모두 그 나이 배우들을 못 이길 거라고 했다.
“tvN ‘오 나의 귀신님’의 박보영, 김슬기 선배님의 연기를 보고 울림이 크게 왔어요. 그 나이 대에 맞는 색깔이 분명한 배우들이라서 닮고 싶어요. ‘응답하라 1988’의 혜리 씨 연기도 정말 좋았어요. 수수하고 촌스러운 덕선이도 잘 해낼 수 있어요”
승희는 류준열, 이동휘와 함께 독립 영화에서 만나고 싶다는 꿈을 어필했다. 특히 두 배우의 오랜 골수팬임을 강조했다. 비단 그들의 스타덤 때문에 팬이 된 것은 아니라고 분명히 말하는 그는 영락없는 소녀 팬의 모습이었다.
“저는 류준열, 이동휘 선배님이 tvN ‘응답하라 1988’로 유명해지시기 전부터 두 분의 팬이었어요. 영화 ‘타짜 2’는 많은 분들이 빅뱅의 탑 선배님을 보러 많이 가셨을 텐데, 저는 이동휘 선배님을 보러 극장에 갔거든요. 두 분 모두 잘 되셔서 팬으로서 너무 기분이 좋아요. 실제로 만나 뵙고 작품에서 함께 연기하고 싶어요”
“저란 사람이 연예계에서 활동했다는 기록을 남기고 가야죠”
승희는 만능돌을 꿈꾼다. 그래서 여전히 공부한다.
“데뷔 4년차임에도 아직 신인이에요. 제 자리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멀티 시대에 맞는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다방면에 대한 공부가 필요한 것 같아요. 저란 사람이 연예계에서 활동했다는 기록을 남기고 가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