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가 이른바 내구성 입소문이 퍼지며 판매가 점차 살아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판매대수가 4,511대로 전년 대비 25.3% 증가한 것. 혼다코리아는 특별한 마케팅 활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판매가 늘어난 이유를 '내구성'에서 찾고 있다. 2004년 한국 진출 이후 판매한 제품이 10년이 훌쩍 넘은 지금도 품질만족도에서 상위권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그 동안 조용히(?) 주장해 왔던 내구품질이 점차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보는 셈이다.
25일 혼다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한 4,511대 가운데 주력은 어코드 2.4ℓ와 CR-V다. 각각 2,240대와 1,371대를 팔아 혼다 내 인기차종임을 입증했다. 미니밴인 오딧세이 또한 389대를 판매, 나쁘지 않은 실적을 거뒀다. 한동안 국내 시장에서 고전했던 혼다로선 점진적 성장이 반가울 따름이다.
혼다가 내구성 입소문을 중요하게 평가하는 이유는 내구성이 곧 소비자들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다는 기술철학 때문이다. 실제 어코드는 지난해 미국 컨슈머리포트가 선정한 '20만 마일(32만㎞)을 달려도 거뜬한 차' 1위에 올랐고, CR-V 또한 '3년 후 중고차 가격이 가장 높은 차'에 뽑히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CR-V는 SK엔카가 발표한 '3년 뒤 중고차 감가율이 가장 적은 차'에 오르기도 했다. 내구성이 좋은 만큼 일정 기간 타고 되팔아도 상품가치가 인정돼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혼다 관계자는 "자동차는 운송수단이기도 하지만 재산의 일부"라며 "재산으로 볼 때 가치가 많이 보장된다는 점은 곧 금전적 손실이 적다는 것이어서 소비자가 이익을 얻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이유로 혼다 또한 제품을 대외적으로 적극 알리기보다 제품력을 인정하고 찾아오는 소비자에게 집중하는 전략을 펼치는 중이다. 신차 판매도 중요하지만 이미 구입한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 게 우선이라는 것. 이를 위해 서비스에 치중했고, 그 결과 지난해 국내 컨슈머인사이트가 발표한 애프터서비스 만족도에서 모든 자동차회사 중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혼다는 서비스 기술 향상에도 적극적이다. 품질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당 불만을 처리하는 서비스 엔지니어의 기술력 또한 소비자 만족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회사 관계자는 "의료 서비스의 수준도 의료진의 진단능력에 따라 달라지는 것처럼 자동차 서비스도 기술진의 정비진단 및 처리 기술에 따라 만족 여부가 결정된다"며 "서비스 방식뿐 아니라 기술진의 능력도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한편, 내구성 입소문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혼다는 '제품에 만족하면 판매가 늘어난다'는 기본원칙을 고수, 국내 판매를 다시 늘린다는 전략을 세웠다. 회사 관계자는 "할인 등의 조건에 따라 판매가 늘어나는 것보다 소비자의 실질적인 평가가 뒷받침돼야 안정적인 성장을 구축할 수 있다"며 "국내 진출 후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에서야 내구성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는 건 매우 중요한 전환점에 도달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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