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우리가 흔히 마주하는 스타들의 이미지는 실상 그들 본연의 모습들과 정밀하게 맞닿아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스크린이나 브라운관 혹은 무대와 같이 그들의 메인 스테이지에서 한 발짝 떨어져 쉽게 볼 수 없었던 스타들의 진짜 이야기를 취향저격 화보들과 솔직담백한 인터뷰로 풀어낸 [스테이지 B]가 소개해드립니다.
[bnt뉴스 김예나 기자] 어두운 스튜디오 안 새하얀 원피스가 유난히도 새하얗다. 가녀린 몸매가 더욱 여리 여리한 느낌이다. 한 송이 백합 같이 아름답다.
#1. 솔직히 말하면 민낯을 보고 싶었다. 물론 진짜 민낯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여배우에게 민낯을 공개해 달라는 무례함을 범할 마음은 없으니까. 그저 또 다른 얼굴을 보고 싶은 마음이랄까. 그렇게 배우 오인혜는 이제껏 알지 못 했던 얼굴로 싱긋 웃고 있었다.
Q. 화보 촬영은 어땠어요?
뷰티 화보는 평소 꼭 한 번 해보고 싶었어요. 평소 하던 패션 화보와는 또 다른 기분이었어요. 특히 꽃을 소재로 한 콘셉트는 제게 특별했던 것 같아요. 워낙 꽃과 익숙하다 보니까 더 재밌고 독특했던 경험이었어요.
Q. 근황을 알려주세요.
영화 ‘설계’(2014) 출연 이후 해 보지 않았던 캐릭터를 찾고 있어요. 조급하게 고르고 싶지 않아서 천천히 시간을 두고 차기작을 고르고 있어요. 그 사이 새로운 회사에 들어가게 됐고요. 벌써 1년 반 정도 공백기가 생겼네요.
Q. 생각보다 공백이 길어진 것 같아요.
제가 갖고 있는 이미지에서 조금은 벗어나고 싶었어요. 그러려면 일단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요. 연기 생활을 짧게 할 것도 아니고 길게 보기 때문에 잠깐의 공백이 크게 지장을 주지 않을 것 같았어요. 그런데 그것 역시 제 맘대로 되는 것은 아니더라고요. 제 나름은 공백이 길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대중적으로는 금방 지나간 시간이었어요. 그 사이 좋은 작품에서 캐릭터를 만드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고 지금은 생각해요.
Q. 공백기는 어떻게 보냈나요?
플로리스트 자격증을 따면서 내친김에 강사 자격증까지 따게 됐어요. 공백기 동안 심적으로 힘든 부분들이 꽃과 어울리면서 치유를 받을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2. 꽃 이야기에 오인혜의 얼굴이 활짝 폈다. 얼굴 가득히 만연한 미소를 보며 꽃을 향한 오인혜의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꽃과 치유, 이 두 단어가 오인혜의 내면을 대변해주고 있었다.
Q. 꽃을 통해 어떤 부분을 치유 받았나요.
공백 기간 동안 많은 시나리오가 들어오긴 했지만 제가 원하는 캐릭터를 만나기가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심적으로 힘들었는데 그 부분에서 꽃이 제게 도움을 많이 줬어요. 꽃에게서 받은 좋은 감정을 저 역시 좋은 의도로 되돌려주고 싶어요.
Q. 예를 들면요?
고등학생 때 꽃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작게라도 ‘꽃가게를 내봐야지’ 하는 꿈이 있었거든요. 마침 지금 회사에서 제가 직접 만든 꽃을 이용한 콘텐츠로 작은 사업을 할 수 있게 배려해줘서 꿈을 이룬 기분이에요.
Q. 꽃을 이용한 사업이라면.
회사 건물에 제 작업실을 마련해 주셨어요. 제가 강사 자격증이 있으니까 수업도 진행할 수 있고, 온라인을 통해 판매도 가능하고요. 지금도 저는 계속해서 학원 다니면서 수업을 듣고 있거든요. 꽃을 통해서 치유도 되고 마음 적으로도 위안을 많이 받았으니까 재능기부 식으로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에요. 사업이라고 해서 너무 상업적으로 갈 수 있다는 우려심이 들어서 회사와 절충안을 찾아 맞춰나가고 있어요.
#3. 조금씩 타협점을 찾고 있다. 무조건 억지를 부리는 것은 아니다. 이것이 오인혜의 생각이었다. 발맞춰 나가는 것. 그 과정에서 움켜쥐고 내려놓음을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 그것이 오인혜에게 필요한 부분이었다.
Q. 들어오는 작품들이 전반적으로 비슷한 캐릭터였나 봐요.
네. 자꾸 제 기존 이미지랑 맞물리는 경우가 많았어요. 작품 자체는 정말 맘에 들고 하고 싶은 작품인데 캐릭터 적으로 너무 강렬해서 고민이 많이 됐어요. 연기적으로는 물론 욕심나지만 캐릭터 자체가 너무 강해서 이미지가 박혀버릴 것 같았죠.
Q. 기존 이미지에서 탈피하고 싶은 마음인가요.
완벽하게 변신을 하겠다는 것은 아니에요. 단지 제가 하지 않았던 부분들을 보여주면서 다양성을 추구하고 싶은 거예요. 제가 가진 여러 가지 모습들을 보여주고 싶거든요. 사실 주위에서 제 실제 모습을 알고 나면 다들 놀래요. 이런 모습도 있냐면서 의아해하시곤 하죠.
Q. 하지만 배우로서 이미지가 있다는 것은 무기가 되지 않나요?
그것은 분명한 사실이에요. 제게 장점이 되죠. 그래서 저는 제 이미지를 갖고 가되 또 다른 모습들을 투영시키고 싶은 마음인 거예요. 아예 모든 걸 다 버리고 처음부터 바꾸겠다는 의미는 아니에요. 간혹 오해하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Q. 가장 보여주고 싶은 부분은 무엇일까요?
우선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가고 싶어요. 일일드라마나 주말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편안하고 친숙한 캐릭터요. 옆 집 언니처럼.
Q. 어떤 모습으로 다가가고 싶은가요.
친숙하게 다가가는 것이 지금의 가장 큰 목표에요. 드라마가 될지 영화가 될지 예능이 될지는 크게 상관없어요. 예전에는 연기로만 보여주려고 국한시켜서 얘기했는데 새 소속사로 옮기면서는 마음을 많이 열었어요. 이제는 대중적으로 자주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래야 더욱 더 친근하고 익숙해질 거라 생각해요.
Q. 다양한 모습들이 기대돼요.
저 역시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드릴 생각에 기대가 커요. 솔직히 예전에는 겁도 많이 먹었고 그래서 저를 더 감추기도 했는데 이제는 다양한 모습 속에서 제 진짜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더욱 더 저를 드러내고 싶어요. 다양한 모습들 기대해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4. 대화가 오가면서 오인혜의 민낯을 발견하는 느낌이 들었다. 점점 더 투명해지는 기분. 이렇게 한 꺼풀 한 꺼풀씩 벗겨가는 과정에서 또 다른 오인혜, 아니 어쩌면 진짜 오인혜를 만났던 것일지도.
Q. 평소 운동을 즐겨 하는지.
제가 운동을 많이 하고 좋아하는 편인데 한 가지를 오래 하지는 않아요. 그래서 일주일에 두, 세 번씩 수영하고, 필라테스 한 지는 5년 정도 됐고요. 최근 새롭게 시작한 운동은 스피닝이에요. 제가 체질적으로 땀이 잘 나지 않는데 스피닝을 하니까 산에 한 번 올라갔다 온 것만큼 땀이 나더라고요. 체중 관리에 효과적인 것 같아요.
Q. 다이어트 경험이 있나요.
‘설계’ 촬영 때 신은경 선배님이랑 투샷을 찍는데 제가 상대적으로 체격이 크게 나오더라고요. 그때 처음 다이어트를 해본 것 같아요. 지금보다 3kg 정도 체중 감량하고, 근육량을 늘렸는데 스크린 상으로는 됐을지 몰라도 너무 말라서 인상이 날카롭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원상 복귀했죠. 그때 분명 복근도 생겼었는데 운동 안 하니까 2주 만에 없어지더라고요.(웃음)
Q. 특별한 피부 관리 노하우가 있다면요.
저는 마스크팩 마니아에요. 물론 피부 관리받으러 샵에 갈 수도 있지만 세 시간 넘게 누워있기가 너무 힘들더라고요. 비용도 만만치 않고요. 그래서 평소에 셀프 홈 케어를 하는 편이에요. 시중에 저렴한 마스크팩 많이 팔잖아요. 무조건 1일 1팩을 해요. 시간을 따로 정해놓지는 않아요. 아침에 일어났는데 너무 건조하다 싶으면 세수하지 않은 상태에서 바로 팩을 붙여요. 아니면 자기 전에 수분 크림 듬뿍 바르고 그 위에다가 팩을 붙이거나요.
Q. 추천해줄만한 마스크팩 종류가 있나요.
특별하지 않아요.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저렴한 상품 중에서 진정, 미백, 탄력 등 종류 별로 다양하게 하는 편이에요. 어떤 마스크팩을 하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꾸준하게 하느냐 인 것 같아요. 삼일에 한 번, 이틀에 한 번 하는 것보다 매일매일 꾸준하게 해 주는 것이 더 효과적인 것 같더라고요.
Q. 또 다른 피부 관리 노하우는요.
아마 대다수 분들이 잘 아시겠지만 물을 많이 마시려고 노력해요. 원래 물을 잘 마시지 않았어요. 정수기 물이 대게 맛이 없잖아요. 그래서 물을 끓여먹기 시작했어요. 이틀에 한 번씩 끓여 먹고 있어요.
Q. 수분 보충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가 있다면요.
제가 술을 좋아하다보니까 수분 보충을 더 신경 쓰는 것 같아요. 술 마신 다음날 일어나면 얼굴이 너무 건조하잖아요. 그때 리치한 크림보다 보습 좋은 마스크팩을 붙이면 효과가 더 좋은 것 같아요.
#5. 유쾌했다. 털털하고 솔직했다. 도도하고 시크한 인상이 주는 차가움과는 거리가 먼 사람임이 분명했다. 모든 대화가 끝나니 마주한 거리가 꽤나 가깝게 느껴졌다. 그가 원하는 대로 제법 친근한 기분이 들었다.
기획 진행: 이유리,박진아
포토: bnt포토그래퍼 이은호
의상: 라코스테, 르샵
헤어: 라뷰티코아 청담본점 하늘 실장
메이크업: 라뷰티코아 청담본점 가은 부원장
장소: bnt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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