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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모델 노마한, 뉴욕을 점령한 ‘노마 D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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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진 기자] 2008년, 예사롭지 않은 포스로 미국 모델계에 우뚝 선 모델 노마한. 최근에는 아무나 설 수 없는 밀란 ‘2016 SS 돌체앤가바나’와 뉴욕에서 핫한 디자이너 퍼블릭 스쿨 쇼에서 모습을 보였다.

뉴욕에서 가장 주목 받는 모델이라는 타이틀을 지닌 그는 경험과 경력과는 다르게 솔직하고 유쾌한 인물이었다. 평소 장난끼 많고 유쾌한 악동같은 이미지지만 카메라 앞에 서면 180도 눈빛이 달라지는 진정한 프로페셔널함을 보여줬다.

그저 사람들에게 노마한이라고만 기억되고 싶다고 말한 그는 강한 인상 속에 가려진 지난 아픔의 그림자를 지닌 모델이었다. 자신감만으로 지금 자리까지 올 수 있었으며 아직 배울 점이 많다고 밝힌 굳은 신념을 지닌 그와 만났다.


Q. 오늘 화보 촬영을 마친 소감이 어떤가.
재미있었고 순조롭고 기분 좋게 찍었다. 항상 촬영하면서 느끼는 건데 언제나 사진 찍는 게 재미있다. 오늘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재미있는 촬영이었다.

Q. 가장 마음에 들었던 콘셉트는 무엇인지.
마지막으로 찍었던 상의탈의 후 코트를 입었던 콘셉트. 몸에 문신이 있어서 그런지 상의 탈의하고 촬영하는 점을 좋아한다. 남들은 보통 타투를 숨기는데 나는 문신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 큰 매력을 느낀다.

Q. 한국 와서 처음 한 일.
중국음식이 너무 먹고 싶었다. 먹을 땐 미친듯이 먹는 편이다. 한국 처음 와서 짜장면, 짬뽕, 탕수육 전부 다 시켜 먹었던 걸로 기억한다. 먹으면서 스스로 미쳤다고 생각했다(웃음).

Q. 노마 한, 한국이름 한 웅, 영어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외국에서 생활이 많았는지.
외국에서 거주하기 시작한 때는 2008년부터였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엔 일이 많아 시간이 짧게 느껴진다. 직업 특성 상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 다이나믹한 삶을 살았던 것 같다. 국내에는 1년에 두번 정도 오는 것 같다. 회사 자체가 뉴욕에 베이스를 두기 때문에 혼자 국내로 오는 점이 어렵다.

Q. 국내보다는 해외활동을 많은 것 같다. 모델의 길은 어떻게 들어서게 되었나.
처음 시작할 때는 굉장히 어려웠다. 모델이 되고 싶어 어렸을 때 아카데미를 다녔지만 아무 결과 없이 모델 지망생 타이틀로 나오게 되었다. 키가 특출나게 크거나 꽃미남 외모도 아니라고 생각해서 외국에 진출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첫 시작인 뉴욕에서 룸메이트로 만난 형이 포토그래퍼라 많은 사진을 찍게 되었고 나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었다. 그 와중에 회사와 계약하게 되었고 뉴욕에서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시작할 수 있었다.

Q. 처음 미국에서 길거리 캐스팅으로 시작했다고 사람들이 많이 알던데.
초반에 모델로서 잘 안됐다는 점을 사람들이 무시할까봐 숨기고 싶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물어볼때 길거리 캐스팅 당했다고 말했다. 때문에 초반에 인터뷰할 때는 그런 점들도 다 속였었지만 지금은 괜찮다. 최근 CK 광고를 찍으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맛보고 있는 것 같다.

Q. 첫 쇼가 기억나는지.
국내에서는 하상백 선생님 쇼였고 미국에서 공식적으로 섰던 쇼는 핫한 디자이너 브랜드 더키 브라운이었다. 첫 무대에 서기 전 긴장을 많이 해 술을 많이 마시고 무대에 올랐다. 사시나무 떨던 몸을 샴페인 3잔으로 진정할 수 있었다. 아직까지 생생히 기억나는 쇼다(웃음).

Q. 모델 일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때.
2년차, 만으로 20살 때 가장 힘들었다. 당시 술을 너무 많이 마셔 살면서 살이 가장 많이 쪘었다. 1년 동안 백수로 지내며 패배감을 많이 느꼈었는데 운동을 시작하고 살을 뺐다. 하지만 운동을 과도하게 해 너무 말라져 디자이너 분들이 여자 옷을 입히기도 했다. 순탄하게 갔던 모델은 아니었다. 아직도 그런 것 같다.

Q. 수많은 매거진과 쇼에 참여했다. 기억에 남을 만한 에피소드가 있는지.
얼마 전 보그 재팬 촬영으로 이탈리아를 갔었다. 멋있는 점을 기대하고 갔는데 일본 사무라이 가발을 씌우더라. 그걸 쓰고 거울을 볼 때마다 웃음이 났다. 이후 사진을 봤는데 멋있지만 역시 웃긴 모양세였다(웃음) 열에 아홉은 웃을거다. 하지만 촬영을 했던 체르비노 산은 장관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발코니에 서면 말도 안되게 멋있었다. 촬영 때 예기치 못하게 멋있는 곳을 마주하면 정말 기분이 좋다.


Q. 노마한에게 뉴욕이란 어떤 곳,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
뉴욕은 나에게 제 2의 삶, 기회의 도시라고 말할 수 있다. 뉴욕이란 도시가 의미가 큰 이유는 평소 하고 싶었던 꿈을 이루게 해준 도시기 때문에 소중한 도시다. 현재 뉴욕 퀸즈에 살고 있는데, 이런 말 하면 사람들이 얕잡아 본다(웃음). 맨해튼, 브루클린도 살아봤는데 퀸즈가 살기 가장 좋은 곳 같다.

Q. 평소 모델 일 말고 열중하고 있는 일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
지금은 타투에 빠져있다. 모델 일로 바쁘지만 일이 없을 때는 타투샵에 간다. 요즘 스케줄에 만족한다(웃음). 따로 시작된 계기는 없지만 타투는 2013년도에 처음 배우기 시작했다. 평소 정해진 꿈이 없었다. 모델 일도 멋있어 보여 시작하게 되었다. 타투 역시 타투를 받았는데 재미있어 보여서 시작하게 됐다.

Q. 평소 존경하는 롤모델이 있다면 누군지.
딱히 없다. 하지만 예전에는 장난기 많은 콜 모어를 좋아했다. 지금은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롤모델이 되고 싶다. 나만의 포즈와 표정으로 ‘노마한은 누구같다’가 아닌 노마한은 노마다’가 되고 싶다. 언제나 누군가를 본받고 싶다는 생각은 한 적 없다.

Q. 주변 모델 중에 잘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모델 박성진. 성진이는 내가 본 모델 중에서 가장 잘하는 것 같다. 일단 모델 일을 똑똑하게 하는 것 같다. 털털하고 자기 멋대로인 이미지인 것 같아도 사람들이 좋아해 그렇게 느낀다. 그런 이미지조차 호감가게 만드는 힘이 있어 친구로, 남자로 봐도 멋있는 모델이다.

Q. 노마한이 꿈꾸는 콜렉션 혹은 쇼가 있는지.
딱히 없다. 예전에는 에르메스, 디올 등 빅 쇼를 하고 싶었지만 다 할 수 없었다. 빅 쇼면 좋겠지만 누구라도 불러주면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어떤 쇼는 중요하고 어떤 건 안 중요하다 이런 게 아니라 쇼는 같은 하나의 쇼라고 생각한다.

Q. 다시 하고 싶은 쇼는.
드리스 반 노튼. 패턴이 많아 예쁜 옷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디자이너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마음에 든다. 광고를 하지 않는대도 불구하고 여러 매니아층을 지니고 있다.

Q. 남자답게 생겼다. 실제 성격도 남자다운 편인가.
애매한 것 같다. 재미있는 점이 어렸을 때부터 눈물이 많아 평소에도 쉽게 운다. 만화를 보다 울기도 했다(웃음). 또한 기분파, 다혈질 성격이어서 여자친구한테 특히 더 미안하다. 하지만 어렸을 때는 여성스럽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외국에 살면서 남자답게 변한 것 같다.


Q. 패션에 대한 남다른 센스가 느껴진다. 평소 자주 입는 옷이나 패션 아이템이 궁금하다.
더위를 많이 타 여름에는 패션에 신경을 안 쓴다. 여름에는 무조건 얇은 옷을 선호하며 겨울에는 스웨터를 자주 입는다. 또한 옷을 잘 입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가죽자켓과 레이어하는 점을 좋아한다. 특히 겨울에는 패딩보다 반팔티, 긴팔티, 스웨터, 자켓, 코트, 또 코트, 목도리, 모자로 스타일링한다.

Q. 좋아하는 브랜드 Top3는.
아크네, 마가렛 하우웰, 퍼블릭 스쿨. 오늘 입고 온 스웨터도 퍼블릭 스쿨 의상이다. 퍼블릭 스쿨은 아직 국내에서는 아는 사람들이 적지만 대부분 좋아할 스타일이다.

Q. 옷은 주로 어디서 구입하는 편인가?
가끔 미국 아울렛을 가기도 하고 인터넷 쇼핑을 많이 하는 편이다. 특히 세일할 때 유행타지 않는 옷들을 한번에 구입한다. 백화점은 가지 않는 편이고 트렌드를 따라가지 않는다.

Q. 친한 연예인이나 모델 분을 꼽자면.
친한 연예인은 없다(웃음). 샤이니 민호와는 친하다고 말하기엔 애매한 사이다. 학교 후배였고 같이 운동하던 친구였지만 민호가 세계적인 한류 스타가 되어서 연락을 하기 어려워졌다. 마지막으로 본 게 뉴욕 카페에서 우연하게 만났다. 친한 모델은 박성진. 같은 도시에 있으면 항상 만나는 것 같다. 최근 친해진 친구는 김도진, 민준기 형이다. 원중이 형은 어렵게 느껴지는 존재다. 만나면 평소처럼 대하긴 하지만 나는 평소 지인이 유명해지면 피하는 성격이다(웃음).

Q. 같은 소속사 모델 겸 타투이스트 다니엘 스눅스는 어떤 동생인가.
동네 동생같다. 다니엘과 타투로 친하다. 거의 비슷한 시기에 타투를 시작했고 아는 누나의 동생이 다니엘이어서 빠르게 친해질 수 있었다. 평소에는 서로 타투에 대해 많이 얘기한다. 타투 스타일은 다니엘과 다르다. 타투로는 아직 잘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배울 점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Q. 사진 속 인디스럽고 유니크한 모습이 유독 눈에 띈다. 이런 모습에 영향을 준 사람은.
처음 영향을 많이 받은 모델은 콜 모어. 처음 모델을 시작했을 때 그의 표정과 포즈를 많이 따라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나만의 색이 만들어진 것 같다. 내가 내 사진을 보고 멋있다라고 느꼈던 때는 캘빈클라인 광고 때 한번 밖에 없다. 마리오 소렌티라는 유명한 작가가 찍었었는데 촬영 후 고맙다는 인사까지 했다.


Q. 피부가 유독 하얀거 같다. 평소 피부 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따로 관리하는 건 없다. 요즘 피부가 굉장히 안 좋다(웃음). 잘 씻고 스킨과 로션 잘 바르고 메이크업을 잘 지운다. 특히 메이크업을 안 좋아한다. 피부를 덮고 있는 자체를 안 좋아한다.

Q. 몸매가 좋은데 따로 하는 몸매 관리가 있는지.
킥복싱, 헬스. 가끔 농구와 줄넘기를 한다. 폭식했다고 느껴지면 바로 운동하는 스타일이다. 먹는 건 좋아하지만 속이 더부룩한 걸 싫어한다. 어렸을 때는 말라서 콤플렉스였다. 예전에는 60kg이였던 몸이 지금은 69kg이어서 모델로서 자부심을 느낀다. 무엇보다 부모님께서 좋아하시더라(웃음).

Q. 일자 머리를 오랫동안 했던 걸로 알고 있다. 다른 헤어스타일을 한 적은 없는지.
머리를 꽤 길러봤다. 앞머리가 입까지 왔었다. 앞머리가 길어서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 모자만 쓰고 다녔다. 짧은 머리가 남자답고 관리하지 않아도 되어서 편하다.

Q. 해외 런웨이에서 어필할 수 있었던 강점. 자신 있는 신체 부위, 혹은 매력.
자신감.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해도 자신감 하나로 버텨냈다. 1년동안 일이 없을 때도 스스로를 다독였다. ‘지금 힘들어도 잘 될거야’라는 생각으로 버텨왔다. 이러한 모습은 어머니한테 배웠고 힘들 때마다 힘을 주셔 참 감사하다. 신체 부위로는 눈과 어깨. 또 손가락이 얇아 여자들이 좋아하지만 나에겐 콤플렉스다(웃음). 어깨는 아마 어린 시절 5년 동안 했던 아이스하키가 도움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Q. 국내 활동 생각은 없는지.
국내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생각은 언제나 하고 있다. 하지만 생각 외로 많이 찾아주시질 않는다. 때문에 한국에서 일을 하는 점이 개인적으로 어려운 것 같다. 몸에 문신이 있어서 그런건지, 어떤 이유로 그런건지 정확하게 모르겠다.

Q. 어떤 모델로 기억되길 원하는가.
다른 수식어 필요 없이 노마한이라고 기억되고 싶다. 나중에는 역사에 남는 모델이었으면 한다. 나는 한국 모델계 역사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외국에 나갔을 때 오래 활동했던 모델도 없었고 강승연 누나 밖에 없었다. 내가 외국으로의 길을 열어 외국으로 나온 친구들이 많은 것 같다. 또한 내가 생각하는 프로페셔널한 모델은 연예인이 아니고 모델은 모델일 때가 멋있다고 생각한다.

Q. 추후 활동 계획 및 2016년도 계획은.
구체적인 계획은 항상 없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열심히 살고 싶다. 지금보다 더 열심히 불평불만 하지 않고 후회 없이 일하고 싶다. 사람들이 찾아줄 때까지 계속 모델 일을 하고 싶다. 외국에는 중년 모델이 많이 있는데 기회가 되면 나중에 하고 싶다(웃음). 일단 하고 보는 스타일이지만 꾸준히 한다. 쉽게 시작하지만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하나를 해도 잘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프로의식을 갖고 무엇이든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기획 진행: 김희영, 최우진, 임미애
포토: bnt포토그래퍼 김태오
의상: 스타일난다 KKXX , 엄브로, 지이크파렌하이트
슈즈: 아키클래식 , 엄브로, 사토리산
시계: 마르벤
안경: 룩옵티컬
헤어: 라뷰티코아 청담 베네타워점 정예림 디자이너
메이크업: 라뷰티코아 청담 베네타워점 이정이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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