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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검은 사제들’, 우리에게 던지는 또 다른 통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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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t뉴스 이린 기자] 사람들로 붐비는 서울 명동 한복판, 칠흑같이 어두운 좁은 골목길 두 사제가 있다. 밝게 빛나는 네온사인과 극명히 대비되는 그들의 검은 옷이 유난히 눈에 띈다.

‘검은 사제들’(감독 장재현)은 위험에 직면한 소녀를 구하기 위해 미스터리한 사건에 맞서는 두 사제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잦은 돌출 행동으로 교단의 눈 밖에 난 김신부(김윤석)는 뺑소니 교통사고 이후 의문의 증상에 시달리는 한 소녀 영신(박소담)을 위해 모두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신만의 계획을 준비한다.

이를 위해선 모든 자격에 부합하는 또 한 명의 사제가 필요한 상황. 모두가 기피하는 가운데 신학생인 최부제(강동원)가 선택되고 김신부를 돕는 것과 동시에 감시하라는 미션이 주어진다. 이렇게 김신부와 최부제는 한 소녀를 놓고 목숨을 건 구마 의식을 시작한다.


김윤석과 강동원이 영화 ‘전우치’(감독 최동훈) 이후 6년 만에 다시 만났다. 깊이 있게 다룬 바 없는 새로운 소재인 만큼 두 배우 역시 전에 없는 새로운 변신을 꾀했다. 박소담은 때 묻지 않은 소녀에서부터 악령에 씐 강한 악마의 형상까지 한계 없이 영신을 표현해냈다. 특히 1인 5역을 하는 것과 다름없는 후반부 신은 김윤석과 강동원의 기에 절대 눌리지 않는다.

배우들의 열연과 더불어 첫 장편 상업 영화에 출사표를 던진 장재현 감독의 연출력도 돋보인다. 앞서 원작 단편 영화 ‘12번째 보조사제’로 각종 영화제를 휩쓸며 첫 선을 보인 바, ‘검은 사제들’을 통해 더욱 단단하고 대중적으로 만들어진 개연성 있는 짜임새가 가히 놀랍다.

특히 영화 속 두 사제와 무속인이 한 프레임 안에서 만나는 장면은 이유있는 의아함과 함께 오묘한 느낌까지 전달한다. 좁은 다락방 안에서의 40분간의 구마 의식은 극의 절정을 장식하며 몰입도를 최대치로 끌어 올린다.


40분 동안 차분히, 하지만 숨 막히게 진행되는 구마 의식 장면은 108분이라는 다소 짧은 러닝타임의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그들의 감정을 관객들에게 오롯이 전달한다. 관객들은 박소담이 품은 악령에서 공포와 두려움과 더불어 또 다른 의미를 찾을 것이다.

‘검은 사제들’은 한국영화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오컬트적인 요소들을 다뤄냈다. 스릴러의 옷을 입은 쫀쫀한 전개는 지금 이 평화에 감사할 정도로 리얼하게 흘러간다. 한국 영화 상 처음이라고 해도 무방한 신선한 소재들을 가장 한국적인 장소에서 한국적으로 풀어낸 ‘검은 사제들’의 엑소시즘은 해외의 오컬트 무비와 분명 다르다.

한편 ‘검은 사제들’은 11월5일 개봉 예정이다. 러닝타임 108분. (사진제공: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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