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미니밴 시장 내 기아차 카니발과 쌍용차 코란도 투리스모의 협공에도 불구하고 가솔린 수입 미니밴 판매가 꾸준한 것으로 나타나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버스전용차선을 달릴 수 없는 7인승, 디젤이 아닌 가솔린 엔진을 사용하는 불리함 속에서도 판매대수가 결코 떨어지지 않고 있어서다.
11일 한국토요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니밴 시에나는 413대가 판매됐다. 이는 전년의 287대와 비교해 43.9% 늘어난 기록이다. 더욱이 지난 6월 시에나 판매는 125대로, 출시 이후 최고 성적을 거뒀다. 혼다 오딧세이 역시 나름의 행보로 올해 222대가 팔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86대보다 19.4% 증가한 셈이다.
이처럼 가솔린 수입 미니밴 인기가 꾸준히 유지되는 비결은 국산 미니밴과 차별을 두는 제품 전략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등지에서 유행한 전통적인 미니밴이 여가 생활과 가족을 위한 개념이었다면 한국 시장에서 수입 미니밴은 '의전'과 '비즈니스용'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 실제 시에나의 경우 법인 판매가 절반에 가까울 만큼 의전용으로 인기가 높다는 게 한국토요타의 설명이다. 게다가 가격도 5,270만원으로 동급의 프리미엄 세단보다 낮다. 쾌적하고, 넉넉한 실내라는 특성을 살려 움직이는 비즈니스 공간으로 활용되는 것. 최근에는 연예인들의 이동용 밴으로 시에나를 찾는 사람이 늘어나는 중이다.
7인승 가솔린 미니밴 시장이 국산 미니밴의 공세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틈새 시장을 만들어가자 한국토요타 또한 시에나에 오토만 시트를 적용하고, 다양한 안전·편의 품목을 넣는 등 상품성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국내 지형과 기후를 고려한 4WD 제품도 마련, 비즈니스 현장 어디라도 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물론 가족을 위한 차라는 점도 결코 배제하지 않는다. 4개의 유아용 안전 시트, 4.2인치 TFT LCD 디스플레이 등은 가족 소비자에게 적합한 품목이라는 게 회사 설명이다. 혼다 오딧세이 역시 가족 소비자를 위해 리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등을 마련해두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대부분 여가용에 치중하는 국산 미니밴과 달리 시에나를 비롯한 수입 미니밴은 비즈니스 성향도 추구하고 있다"며 "고급스러운 내외관과 편안한 실내는 전통적인 업무용차인 세단보다 다양한 가치를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 현대차, 애매해진 i40 어떡하나
▶ [시론]경유 세금, 과연 오를 것인가
▶ [시승]다변화 전략의 근간, 쏘나타 1.6ℓ 터보·1.7ℓ 디젤
▶ 포르쉐코리아, 파나메라 에디션 출시
▶ 토요타, WRC 참전 위해 새 조직 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