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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파일]전기차, 충전망보다 시급한 건 스마트그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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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방문한 제주도에서 기아차 쏘울 EV를 나흘간 대여했다. 원만한 이동과 도내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체험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일반 준중형차보다 렌트 비용이 10% 이상 저렴한데다 연료비가 발생하지 않은 점도 이유다.

 공항 주차장에서 차를 받았을 때 주행가능거리는 130㎞ 남짓으로 만충 상태였다. 전기차 특유의 경쾌한 주행감을 느끼며 제주 일대를 운행하니 어느덧 배터리 잔여 용량은 35%로 떨어졌다. 이 때부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충전하라는 경고를 주기 시작한다. 때문에 50㎞를 더 달릴 수 있을 때부터 충전기를 찾아 다녔다. 

 다행히 내비게이션을 통해 충전기 위치 탐색은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내비게이션에 표시된 충전기는 충전 시간이 5~6시간 소요되는 완속이 대다수였고 20~30분이 걸리는 급속은 생각보다 적었다. 충전기 위치도 애매했다. 대부분 주거지역이나 관광지에 마련된 만큼 식사할 때나 숙소에서 충전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다.

 더 큰 문제는 충전기를 찾아가도 충전 중인 차가 있으면 완료될 때까지 기다리거나 주변에 다른 충전기를 찾아야 한다는 점이었다. 주말이나 성수기였다면 같은 상황이 더 잦아 충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스마트폰을 통해 '충전인프라 정보시스템'에 접속, 충전기 위치와 이용 여부를 살필 수 있다. 그러나 주유소를 애써 검색해서 찾지 않는 것처럼, 충전기 위치는 알지만 상태를 확인하지 않는 이용자가 부지기수라는 점이 우려의 핵심이다.

 제주도에 따르면 현재 도내에 설치된 급속 충전기는 49기로 완속 173기의 1/4 수준이다. 급속 충전기 경우 설치비용이 더 많이 드는 데다 충전 속도가 빠른 만큼 회전율이 높아 적게 설치된 것. 제주도는 2018년까지 급속 150기, 완속 150기를 추가 설치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그러나 인프라 확충만큼 중요한 건 전기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쓰는 이른바 스마트그리드의 활용이다.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그리드는 전력을 공급자와 소비자가 양방향 소통을 통해 유기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능형 네트워크다. 전력을 저장하는 배터리 역할의 에너지스토리지시스템(ESS)과 시설 간 정보통신망을 기반으로 한다. 전력 소비 현황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데다 공급량 조절이 가능해 효율적이다. 스마트그리드가 전기차와 연동된다면 정보 이용이 편리해져 충전을 위해 시간을 낭비(?)하는 일도 줄어들 것이다. 오히려 전기차를 움직이는 배터리로 쓸 수 있는 등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제한된 인프라를 가지고도 활용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인 셈이다.






 이를 위해 제주도는 2011년부터 스마트그리드과를 운영, 실증사업에도 나서고 있다. 확산 사업 역시 2016년부터 3년간 펼칠 계획이다. 그러나 아직 실질적인 개선은 미미한 상태인데다 예산도 대폭 감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제주도는 2030년까지 도내에 등록된 자동차 37만대를 모두 전기차로 변경하려는 사업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다. 최근엔 전기차 등록 1,000대를 돌파했으며 올해 안으로 2,900여대의 전기차가 제주도를 누빌 전망이다. 녹록치 않은 현실이지만 한정된 재원을 감안하면 스마트그리드가 더욱 요구되는 시점이 도래한 것이다.

 스마트그리드는 비단 제주도만의 과제는 아니다. 최근 BMW i8, 현대차 쏘나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등 충전이 필요한 친환경 제품이 연이어 출시되면서 전기차의 범위가 더 넓어지고 있어서다. 양적인 확충과 함께 질적인 성장도 뒷받침해줘야 한다는 얘기다.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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