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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구애하는 FCA, 새침한 GM 그리고 현대·기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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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피아트크라이슬러(FCA) 사장이 GM에 끊임없는 합병을 제안하는 중이다. 물론 메리 바라 최고경영자가 이끄는 GM은 여전히 새침하다. 둘이 결혼해도 별다른 시너지가 없다고 판단해서다. 그러자 몸이 바짝 달아 오른 FCA가 이번에는 행동투자자에게 GM의 마음을 돌려 달라고 요구했다. 이른바 헤지펀드로 알려진 이들은 올해초 GM에게 80억 달러에 달하는 자사주 매입을 요구했고, 결국 GM은 50억 달러를 어쩔 수 없이 사들였다. 그러자 FCA는 재빨리 헤지펀드에게 GM과의 합병 요구 동참을 전달했다. 지난 3월 FCA의 합병제안을 거절한 GM을 향한 끊임없는 구애작전이 아직 끝나지 않은 셈이다.






 GM은 여전히 새침하다. 메리 바라 최고 경영자는 대규모 합병은 성과를 거두기 어렵고, 지금의 GM은 합병이 필요하지 않을 만큼 충분한 몸집이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현재는 GM의 주식 가치를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임을 분명히 했다.

 합병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으나 만약 두 회사가 손을 잡는다면 세계시장에는 연간 1,500만 대를 판매하는 공룡같은 완성차회사가 탄생하게 된다. 플랫폼 통합 등의 비용절감, 연구개발 공조 등을 포함하면 두 회사의 합병으로 인해 관련 비용은 크게 줄어들게 된다. FCA가 구애를 펼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성공한다면 올해 예상되는 세계시장에서 점유율만 17% 정도를 차지하게 된다. 

 일부에선 과거 사례에 비춰 미래를 내다봤을 때 합병이 옳은 것인지 짚어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른바 '다차종 소량생산체제'가 점차 자리잡고 있어서다. 대륙 또는 국가별 선호차종 변화 속도가 과거에 비해 무척 빨라지면서 시장의 대응전략 또한 달라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움직임은 이미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중국은 저가 SUV가 득세하는 중이며, 미국은 픽업트럭이 상승기류를 타고 있다. 덕분에 해당 제품이 없는 한국차는 고전중이다. 70여 종의 제품으로 시장별 세분화 대응전략을 짜는 토요타와 표정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렇게 본다면 미래 자동차시장은 규모와 제품의 경쟁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 차종을 개발, 최소 30만 대 이상의 판매전략을 가져갈 것인지, 아니면 지역에 맞는 소량의 특화차종으로 승부를 걸 것인지의 싸움이다.

 둘 중 지금까지 한국업체들은 규모에 치중해 왔다. 상품개발은 늘 '30만 대'라는 전제 하에 진행했고, 개발의 대부분에는 '대중화'라는 화두를 담아다. 그러나 앞으로는 전략차종의 소량생산도 충분히 고민해야 할 때다. 시장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만들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해서다. 전기차 충전방식을 두고 글로벌 국가 간 경쟁이 펼쳐질 때 두 가지 충전방식을 모두 적용한 것처럼 제품전략의 시각도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30만 대' 논리에 지나치게 매몰되면 시장을 리드하기 어렵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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