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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 사랑을 꿈꾸는 영화, ‘비포 선라이즈’ 그리고 90년대 유럽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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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완선 기자] 사랑의 계절 봄이 왔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춘곤증도 찾아오고 주말이면 좋은 날씨에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데이트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사랑하는 연인이 없는 솔로들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한다는 말인가.

너무 아쉬워할 것은 없다. 사랑의 계절에 딱 맞는 낭만적인 영화들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감성적인 여성 영화로 유명한 ‘비포 선라이즈’는 이후 ‘비포 선셋’, ‘비포 미드나잇’까지 시리즈로 제작될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1995년부터 2013년까지 에단 호크와 줄리 델피라는 주인공으로 계속 이어온 이 영화는 그만큼 시대적인 분위기를 느끼기도 좋다. 무엇보다 가장 유명한 1995년 개봉한 ‘비포 선라이즈’를 보면 지금 스타일링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1990년대 유럽 패션을 볼 수 있을 것이다.

# 비포 선라이즈 – 낭만적 사랑


소르본느 대학생인 셀린느는 파리로 돌아가는 길 기차 안에서 제시라는 미국 청년을 우연히 만나게 된다. 제시는 마드리드에 유학 온 여자친구를 만나려고 유럽에 왔다가 오히려 실연의 상처만 안고 다음날 미국 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비엔나로 가는 길.

영화 내내 이들은 소소한 이야기들을 자주 나눈다. 사랑과 실연의 아픔, 결혼과 인생의 의미, 죽음 등 평범한 우리들이 일상생활에서 충분히 할 법한 이야기들을 나누는데 이상하게도 관객들의 몰입도는 높아만 진다.

이런 영화의 특징이 바로 영화를 다 본 후 시간이 흐를수록 그 영화의 내용 보다는 영화를 본 후의 감정이 오래 기억된다는 것. 또한 개봉한지 20년이 흐른 지금 이 영화를 다시 보기 좋은 또 다른 이유는 트렌드가 돌고 돌아서 지금 봐도 멋이 나는 패션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 에단 호크 – 레더 재킷과 데님 팬츠로 만든 캐주얼룩, 심플한 니트 웨어


영화 속에서 미국 청년 제시로 열연한 에단 호크. 실제로 미국인들의 패션을 보면 대한민국에 비해 잘 차려 입었다는 느낌보다는 편안해 보이고 실용적이라는 느낌을 받는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에단 호크 역시 편안해 보이는 캐주얼룩을 보여준다.

영화의 스토리상 주인공들의 의상 변화는 거의 없다고 보아도 무방한데 그가 착용한 블랙 컬러의 재킷과 그레이 티셔츠, 라이트 블루 컬러의 데님 팬츠는 가장 심플하지만 바로 그 점 때문에 현재 트렌드인 놈코어룩과 닮아있다고 할 수 있다.

기차 안에서 제시가 셀린느를 만나는 장면을 보자. 그는 심플한 터틀넥 디자인의 와인 컬러 니트 티셔츠로 심플한 패션을 선보였다. 2014년 겨울부터 2015년 초까지 트렌드로 다시 돌아온 터틀넥 디자인을 20년 전 영화에서 볼 수 있다.

# 줄리 델피 – 페미닌함과 내추럴함의 조화


1969년생의 프랑스 배우 줄리 델피. 스물 여섯 살의 줄리 델피를 볼 수 있는 이 영화에서는 그의 가장 청순하고 수수한 모습이 그려진다. 자연스럽게 풀어헤쳐진 금발의 헤어스타일, 기차의 차창에서 책을 읽는 모습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그는 그레이 컬러의 티셔츠와 짙은 브라운 컬러의 슬리브리스 원피스를 레이어드하여 여성스러우면서도 내추럴한 패션 스타일링을 보여줬다. 어느 시대에서나 촌스럽지 않은 스테디 스타일링인 내추럴룩은 1995년이나 2015년이나 같은 모습이었다.

트렌드는 돌고 돈다는 말이 있듯이 1995년 개봉한 ‘비포 선라이즈’의 패션은 2015년에 와서도 전혀 어색함이 없다. 그리고 명작은 언제 보아도 명작이라는 말이 있듯이 ‘비포 선라이즈’는 시대가 흘러도 영원한 낭만적 영화일 것이다.
(사진출처: 영화 ‘비포 선라이즈’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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