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t뉴스 최주란 기자 / 사진 김치윤 기자] 배우 김희선이 엄마로 돌아왔다. 파마머리와 거침없는 입담, 화끈한 성격으로 중무장을 하고 연기 변신에 나섰다.
3월17일 서울 마포구 MBC 상암신사옥 골든마우스홀에서 새 수목드라마 ‘앵그리 맘’(극본 김반디, 연출 최병길)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최병길 감독을 비롯해 김희선, 지현우, 김유정, 김태훈, 오윤아, 고수희, 김희원, 바로 등이 참석했다.
‘앵그리 맘’은 한때 날라리였던 젊은 엄마가 다시 고등학생이 돼 한국 교육의 문제점을 정면으로 마주하면서 헤쳐 나가는 통쾌활극으로, 김희선이 전설의 일진 출신 엄마 조강자 역을 맡았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최병길 감독은 김희선을 캐스팅한 이유를 묻자 “어머니면서 학교에 들어갈 수 있는 여배우가 한국에 몇 명이나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제일 먼저 김희선이 떠올랐다”며 “한 달 이상 매달렸다. 잘해 낼 거라 믿었다”고 김희선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김희선’이라고 하면 대게 도회적이고, 청순가련형의 이미지를 떠올리지만 김희선은 ‘앵그리 맘’을 통해 거침없는 욕 연기와 더불어 억척스러운 모습을 선보인다.
전작 ‘참 좋은 시절’에서 억척스러운 연기를 선보인 바 있는 김희선은 “배우라면 안 해본 역할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는데 결혼하고 억척스러운 역할이 들어오니 처음엔 망설였다. 그런데 막상 하고나니 편해졌다”며 속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예전에는 인형처럼 눈물만 흘리는 연기를 했었는데 지금은 눈물을 흘리면서 콧물도 흘린다. 예전 같았으면 NG를 내고 (콧물을) 닦은 뒤 다시 예쁘게 찍었을 텐데 지금은 ‘이런 게 엄마의 마음이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촬영 하고 있다”며 “새로운 역할을 하면서 지금까지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을 느끼고, 배우는 계기가 됐다. 새로운 역할을 더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앵그리 맘’에서 김희선은 자신의 딸 오아란(김유정)이 학교폭력의 희생자임을 알게 되면서 복수를 꿈꾸고, 그 과정에서 고등학생이 된다. 약 20여년 만에 교복을 입게 된 김희선은 “나이 먹은 게 여기서 티가 나더라. 교복이 이렇게 짧을 줄 몰랐다. 물건을 잡기 힘들 정도로 교복이 짧다. 블라우스 또한 타이트하다. 그런데 이게 촬영을 위해서 줄인 게 아니라 평소 아이들이 입는 교복이더라”라며 “조강자가 아닌 김희선의 마음으로는 치마도 길고, 블라우스도 크게 입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김희선은 실제 자녀를 둔 엄마로서 학교폭력 문제에 대해 “딸이 일곱 살인데 유치원에서도 일어나더라. 폭력을 하거나 왕따를 시키는 것은 아닌데 친구들끼리 끼리끼리 노는 일이 있더라”라며 걱정을 내비쳤다. 그는 “(실제로 딸이 학교 폭력 희생자가 된다면) 조강자처럼 할 것 같다. 여건이 안 되고, 비현실적인 부분도 있지만 마음만은 조강자일 것”이라며 “몇 년 후 저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남일 같지 않았다”며 씁쓸해 했다.
다소 소재가 무거운 학교폭력을 주제로 다루는 것에 대해 최병길 감독은 “‘앵그리 맘’은 학교폭력의 이야기로 시작되지만 드라마가 끝날 때는 학교폭력이 단지 학교 내에서만 일어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게 보여질 것”이라며 “학교폭력이 결국 사회 문제와 연결이 돼있다는 것을 보여줄 예정이다”고 기획의도를 전했다.
이와 관련해 김희선은 “드라마가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학교폭력이 완전히 없어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드라마를 통해 주위 사람들에게 좀 더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제작발표회 내내 김희선은 엄마로서 감정에 이입했다. 엄마의 입장에서 걱정하고, 바라고, 문제와 직면했다. 학교폭력 피해자가 된 딸을 위해 고등학생이 됐다는 ‘앵그리 맘’의 판타지적인 설정이 김희선의 모성애와 어떻게 결합됐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한편 김희선의 연기 변신이 기대되는 ‘앵그리 맘’은 이달 18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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