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택사업 놓고 지알테크 vs 한국 3M 갈등 재점화
한 때 같은 길을 걸으며 협력을 구축했던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총판권 분쟁으로 소송마저 불사하는 강경 대립으로 치달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이는 대기업을 향한 중소기업의 도전이어서 그 결과도 주목된다.
|
12일 광택 전문회사 지알테크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양측의 갈등은 2000년으로 거슬러 오른다. 당시 자동차 광택 브랜드인 '맥과이어스' 체인망을 구축키 위해 지알테크는 맥과이어스 제품 수입원인 한국록타이트와 대리점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한국록타이트가 수입을 포기하면서 경기대리점이었던 지알테크(구)태영)가 맥과이어스 한국 총판을 맡게 됐다. 전문가용 및 개인 오너용 제품을 동시에 취급했고, 맥과이어스의 요청으로 한국록타이트가 보유한 재고 1억3,000만원 상당의 제품을 인수하기도 했다. 이후 지알테크는 자체 예산을 들여 홈페이지(www.meguiarskorea.co.kr)를 구축, 나름 마케팅에 투자했다.
문제는 2004년 4월 맥과이어스가 한국에 지사를 설립하며 비롯됐다. 맥과이어스는 한국 내 판매가 어느 정도 이뤄지자 지알테크 내부 직원을 영입, 맥과이어스 한국지사를 설립했다. 더불어 지알테크 소유인 홈페이지 양도 또한 요구했다. 하지만 오랜 기간 사업망을 구축했던 지알테크는 맥과이어스 요구를 거부했다. 그러자 맥과이어스한국은 지알테크와 총판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입장을 내세워 해당 홈페이지를 확보했다. 지알테크에 따르면 당시 홈페이지를 통한 연간 판매액은 2억원 이상에 달했다고 한다. 맥과이어스한국으로선 별도의 보상이나 대가 없이 홈페이지를 가져온 셈이다.
그럼에도 2010년까지 지알테크는 맥과이어스 제품을 계속 판매했다. 더불어 매출액을 매년 전년대비 50%까지 높이며 본사가 수여하는 '성장상 및 마케팅 상'등을 수상, 입지 확보에 주력했다.
그러던 중 갈등은 아무런 이유 없이 맥과이어스한국이 지난 2011년 지알테크와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며 시작됐다. 해지 사유는 2009년과 2010년 매출 부진이었지만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떨어졌던 매출액이 조금씩 회복되는 상황에서 지알테크의 항변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게다가 총판 계약을 무시하고, 수입사가 일부 대리점에 직접 제품을 공급하는 등 비상식적인 상행위를 했다는 게 지알테크의 주장이다. 실제 이 같은 사실은 현재 맥과이어스의 대주주인 3M과의 소송에서 드러나기도 했다. 매출액 증가 방법을 수입사가 막은 뒤 이를 빌미로 매출액 하락에 따른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한 셈이다.
 |
이후 지알테크는 미국 맥과이어 측에 계약해지의 부당함을 설명하고 해지 취소를 요구했지만 거절됐다. 결국 공정위에 제소키로 하고, 지난 2012년 불공정거래,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으로 신고를 접수했다. 대기업을 상대로 중소기업이 싸우기 힘겨웠던 탓에 객관적인 판단에 의지했다.
접수를 받은 공정위는 산하 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 분쟁조정 신청에 들어갔다. 하지만 2013년 열린 1차 분쟁조정협의는 실패로 끝났다. 지알테크로선 2001년부터 10년 동안 매년 1억원 이상을 교육과 마케팅에 투자했지만 위원회는 합의금으로 불과 7,000만원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결국 공정위는 조정 절차를 종료했고, 지알테크는 다시 법원에 손해배상을 청구, 현재에 이르고 있다.
무엇보다 지알테크가 소송 불사를 들고 나온 배경은 횡포에 가까운 대기업 행위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2001년부터 한국 내 맥과이어스 전문가제품 독점권을 갖고, 유통과 판매를 해왔지만 이런 노력이 전혀 인정되지 않았다는 것. 더불어 계약을 무시한 편법적인 상행위로 매출액 증가를 방해했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지알테크 김일환 대표는 "한편에선 독점적 공급을 말하면서 뒤에선 대리점에 동일한 제품을 공급한다는 게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런 비상식적인 행위는 3M 한국맥과이어스를 인수한 2008년 이후에도 지속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갈등은 국내 여러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갈등 사례로도 주목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처럼 단순히 대기업이 지위나 규모로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는 게 과연 정당한 일인가를 물어보게 되는 사례"라며 "법원의 판단 결과가 무척 주목된다"고 설명했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 포르쉐익스클루시브, 새 커스터마이징 제품 선봬
▶ 날 풀리는 봄철 내 차 관리법은?
▶ 폭스바겐, 티구안 생산 늘린다…멕시코 공장에 10억 달러 투자
▶ 페라리 488 GTB, 5월 국내 상륙..사전 문의 쇄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