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자동차 업계 최대 관심사는 플래그십 시장이다. 국산차와 수입차 모두 쟁쟁한 신제품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플래그십은 회사의 얼굴이자 상징, 철학으로 표현된다. 또한 첨단 기술이 가장 먼저 적용되는 차이기도 하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회사의 흥망을 좌우할 정도로 존재감이 높다. 브랜드의 정수로 꼽히는 플래그십 개발에 각 회사가 열을 쏟는 이유다.
최근 플래그십 경쟁에서 가장 우위에 있는 회사는 벤츠다. 특히 지난 2013년11월 국내 출시한 6세대는 여러모로 플래그십의 품격을 한 단계 높인 차로 평가 받았다. 브랜드를 이끌어 갈 디자인은 물론, 주행 상황에 따라 서스펜션이 조절되는 매직보디컨트롤이라는 첨단기술이 각광을 받았다. 이에 힘입은 지난해 국내 판매는 4,238대(AMG 제외)를 기록, 경쟁자를 압도했다. 아직도 4,000대의 대기 물량이 존재한다.
벤츠는 2분기 메르세데스-마이바흐로 플래그십 경쟁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방침이다. 최고급 세단 마이바흐가 S클래스의 상위 트림으로 부활한 것. 지난해 11월 미국 LA모터쇼와 중국 광저우모터쇼에서 공개된 마이바흐 S클래스는 기존 S600보다 휠베이스가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전면 그릴은 S클래스와의 구별을 위해 미묘하게 차이를 뒀다. 트렁크 리드에는 마이바흐 레터링으로 존재감을 냈다. V12 6.0ℓ 가솔린 트윈터보 엔진 장착으로 최고 530마력을 낸다.
지난해 S클래스에 자존심을 구긴 BMW는 올해 10월 6세대 신형 7시리즈를 출시할 계획이다. 오는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 공개할 완전변경 신형이다. 유럽과 시차 없는 출시로 S클래스에 빼앗긴 시장을 최대한 빠르게 되찾아오겠다는 게 BMW코리아의 각오다.
신형 7시리즈는 코드네임 G11(숏보디), G12(롱보디)로 구분돼 개발 중이다. 카본 파이버를 반영한 후륜구동 신형 플랫폼 35up을 기반으로 제작, 기존보다 무게를 크게 줄인 것이 특징이다. 또한 가죽 엔진 커버, 파노라마 선루프에 기반한 스카이라운지, 새 전자키,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 레이저 라이트 등 혁신적인 기술이 담길 예정이다. 여기에 지난 1월 미국 국제가전박람회 CES 2015에서 공개한 자동 주차 기술도 접목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역시 신형 에쿠스를 10월에 공개한다. 6년만의 완전변경이다. 회사의 최신 디자인 기조인 플루이딕 스컬프쳐 2.0을 채택한다. 제네시스보다 중후함과 절제미를 강조한 스타일로 그려졌다. 최근 흐름인 쿠페형 디자인과 다르게 정통 세단을 지향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엔진은 3.3ℓ GDI, 3.3ℓ T-GDI, V8 5.0ℓ GDI와 함께 V6 3.0ℓ 디젤을 계획이다. 구동계는 제네시스로 이미 소개한 4륜구동 'H-트랙'이 적용될 예정이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 등 첨단 편의·안전품목도 대거 장착한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장르가 세분화되면서 플래그십의 정통성은 오히려 강조되는 중"이라며 "지난해 벤츠가 S클래스로 플래그십 시장을 평정했다면 올해는 BMW가 7시리즈로 반격하는 형국"이라고 전했다. 이어 "현대차 에쿠스도 완전변경이 예정돼 있어 국산차 자존심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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