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서울시가 조직 개편을 단행하면서 친환경차 보급을 담당하는 '친환경교통과'의 이름을 '대기관리과'로 바꿨다. 전기차 보급 목표를 '대기질 개선'으로 명확히 설정한 셈이다.
대기질 개선을 위한 서울시의 노력은 지난 2002년부터 전개됐다. 특히 교통 부문은 미세먼지 줄이기에 초점을 맞췄다. 2006년 경유버스를 액화천연가스(CNG) 버스로 교체한 게 대표적이다. 이후 일반 미세먼지를 넘어 초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을 줄이기 위한 사업에 돌입했다. 노후 경유차 개선 사업이나 디젤매연후처리장치(DPF) 장착 사업 등이 그것이다.
서울시가 지난해 11월부터 전기트럭 실증사업에 나선 것도 같은 이유다. 서울시는 올해 5월까지 서울시청, CJ대한통운, 우정사업본부, 강동구청 등에 전기차 6대를 투입해 전기트럭 실증 사업을 진행한다. 시정홍보나 택배, 탁송 업무 등에 전기트럭을 투입해 실용성을 검토하고 데이터를 축적하겠다는 것. 0.5t과 1t급 상용차를 전기차로 교체, 배출가스 저감 효과와 전기트럭의 실용성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취지다.
시 관계자들은 1t 이하 소형 디젤트럭이 관리 사각지대에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소형 트럭의 경우 저속주행이나 정차 후 공회전이 잦고, 매연저감장치(DPF)를 부착하지 않은 사례도 많았다. 또 주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경제적인 이유로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사실도 직시했다. 매연이 많이 발생하는 이런 차들을 전기트럭으로 교체하거나 개조한다면 일반 전기승용차보다 적은 수량으로도 상당한 대기질 개선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나일청 서울시 기후환경본부 대기관리과 그린카보급팀장은 "서울시에서 (전기차 보급이) 성공하면 전국 어디든 적용할 수 있다"며 "제주. 창원 등 지방에서 성공 사례도 중요하지만 수도인 서울에서 전기차 보급 사업이 갖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기차 셰어링과 전기 버스, 전기 택시에 이어 전기 트럭까지 전방위적인 시각에서 전기차 보급 사업에 접근하고 있다"며 "전기트럭 실증사업의 경우 경상용 트럭이 주민 생활권에 침투하는 만큼 소음과 매연이 없고 예측 가능한 주행거리 내에서 움직여 실용성이 상당하다는 평가"라고 덧붙였다.
현재 실증사업을 시작한 지 3개월 정도 지났다, 현장에서 피드백도 속속 들어오고 있다. 대부분 일 평균 주행거리는 30~40㎞ 수준으로, 주행거리나 동력 성능에 대한 불만은 적은 편이었다. 그러나 충전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점과 편의·안전 품목 보강의 요청이 적지 않았다. 일부 지역에선 충전기와 실제 사용 장소 간 거리가 너무 멀다는 점 등이 불만사항으로 제기되기도 했다.
나일청 팀장은 "작지만 의미있는 성공 사례(small success)들을 모아 전기차의 실용성과 비교 우위를 내세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전기차 실정에 맞는 수요를 찾아서 보급 사업에 투입했다면 앞으로는 실수요층을 늘려 큰 그림을 그려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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