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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파일]자동차 회사가 신차 소식에 민감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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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 백억원을 들여 개발한 차다. 1년 정도 판매에 그칠 것이라면 이렇게 공을 들였겠나. 내년에 후속차가 나온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

 지난 5일 르노삼성차가 주력 세단 SM5의 부분변경차 SM5 노바를 출시하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SM5 완전변경차가 내년 출시되는 걸로 알려졌는데, 소비자들이 신차를 기다리면서 부분변경차 구매가 줄지 않겠냐"는 질문이 나왔다. 박동훈 르노삼성차 부사장은 "내년 신차 출시 계획이 없다"며 "그렇게 할 거라면 부분변경차에 이처럼 공들이지 않았을 것"이라는 답을 내놨다.






 신형 SM5가 2016년 출시될 것이란 소식이 널리 퍼졌던 상황에서 '신차가 없다'고 공언한 박 부사장의 답변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인 기자가 현장에 몇 명이나 됐을까. 다수의 자동차가 시판되기 전에 후속작이 함께 개발되는 업계 사정을 고려했을 때 그의 발언은 SM5 노바 판매에 악영향을 우려한 임원진의 묘답으로 해석한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신형 SM5가 내년 말 경 출시될 경우 지금 나온 부분변경차는 2년 정도 시장을 책임지게 된다. 이 경우 제품의 생명력이 너무 짧다고 말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출시장에서 만난 회사의 다른 임원 역시 신형 SM5가 현재 개발 중이고, 출시가 내년 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꺼내기도 했다.

 자동차 회사에 신차는 생명줄과 같다. 성공적으로 출시된 차는 신차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효자에 오르는 게 다반사다. 또 새 차를 보러 전시장을 찾은 방문객에게 다른 제품을 소개하는 기회도 늘어 브랜드 전체 성장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또한 신차에 적용된 혁신적인 개선책이나 매력적인 편의품목은 각사의 기술력을 자랑할 수 있는 기회다.

 소비자 역시 신차 소식에 민감하긴 마찬가지다. 이왕이면 가장 최신 제품을 사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자동차 동호회 등에서 신차 소식이 활발히 공유되고 '이렇게 나오면 좋겠다'는 식의 기대감을 표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다보니 회사 입장에선 딜레마에 빠진다. 출시 전 신차 소식이 자주 노출되면 그만큼 소비자 관심을 이끌어 내 사전 분위기 조성에는 도움이 되지만 기존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특히 오랜 시간 몇 세대를 이어온 차들의 경우 신차 출시 소식은 판매에 직격탄을 맞는다. 신차 소식이 구체화될수록 구매 대기자가 늘어서다. 

 이런 이유로 자동차회사의 신차 정보는 보안 사항이다. 특히 가격이나 연료효율 등 소비자 지출과 직결되는 부분일수록 민감하다. 예상 가격보다 차가 비싸거나 또는 효율이 알려진 것보다 낮을 때 기업은 소명 자료를 준비하며 진땀을 빼기도 한다. 






 그럼에도 자동차에 관심 많은 소비자 입장에서 신차 소식은 가장 흥미로운 뉴스다. 올해 역시 국산·수입차 시장에 50~60여 종의 신차가 투입돼 불꽃 튀는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이럴수록 알리고 싶되 동시에 감추고 싶어하는 자동차회사의 눈치 작전은 더욱 치열해진다. 그래서 적절한 타이밍을 찾는 것이야말로 신차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묘수다. 올해는 누가 그 시점을 제대로 파고들까 궁금해진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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