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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상의원’ 아름다움을 향한 욕망, 2인자들의 갈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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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t뉴스 최송희 기자] 아름다움을 향한 욕망. 한바탕 폭풍이 휘몰아친 뒤, 자리에 남게 된 2인자들. 영화 ‘상의원’의 이야기다.

영화 ‘상의원’(감독 이원석)은 왕실 최고 어침장 조돌석(한석규)과 천재 디자이너 이공진(고수), 그리고 삶이 전쟁터인 왕비(박신혜)와 형의 그림자에 허덕이는 왕(유연석)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침장 조돌석은 불에 탄 왕의 옷을 급히 수선하기 위해, 기방에서 기녀들의 옷을 수선하는 이공진과 만나게 된다. 탄탄한 기본기와 정석적인 바느질을 해왔던 조돌석은 이공진의 자유분방함과 상상력에 기함한다. 이제껏 한 번도 보지 못한 방식이었던 것. 하지만 조돌석은 그 자유분방함 속 천재적인 실력을 가장 먼저 발견하고 그의 재주를 높이 평가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정석과 상상력의 조우. 서로에 대한 존경과 신뢰를 쌓아가던 두 사람이지만, 이공진이 제 실력을 펼치며 승승장구하자 조돌석은 자신의 자리에 대한 불안감에 시달리게 된다.

거기에 이공진의 상상력, 천재성에 ‘뮤즈’ 왕비가 더해지며 그의 실력은 더욱 빛을 발한다. 아름다움 뒤에 숨겨진 치열한 사투와 권력은 점차 이공진과 조돌석의 목을 조르게 된다.

‘상의원’은 조각난 이야기들을 하나로 엮어낸 손바느질 같다. 얼기설기, 엮이지 않을 것 같은 이야기들을 다양한 패턴으로 엮어낸 것은 흥미로운 그림을 만들어낸다. 다만 이야기의 조각이 많다보니 초점이 모호하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조돌석과 이공진에 대한 시선이 빠르게 전환하다 보니 감정의 이입보다는 몇 걸음 물러서기를 권하는 것처럼 보인다.

다소 아쉬운 점은 여러 갈래로 펼쳐놓은 이야기들의 마무리다. 수많은 이야기들을 엮어놓았지만 분산되는 시선을 한데 모으지는 못했다. 거기에 영화 제목이 ‘상의원’인 만큼 한복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치열함, 전개를 예상했다면 관객들의 기대와 다른 방향일지도 모르겠다.


2인자들의 이야기, 그리고 끝내 이룰 수 없던 것을 갈망하는 이들의 이야기는 충분했다. 하지만 ‘최초의 궁중 의상극’이라는 타이틀에 큰 기대감을 심어놓았던 것은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가장 큰 이야기의 줄기인 공진과 돌석의 이야기는 마치 모차르트와 살리에르의 관계를 보여주는 듯 하다. 천재적 감각을 가진 이공진을 바라보는 조돌석은 경외, 감탄, 증오, 시기, 질투, 측은함 등 복합적 감정을 느낀다. 특히 그 복잡미묘한 감정을 세밀하게 살피는 배우 한석규의 연기는 ‘그가 아니었다면 어쩔 뻔 했나’하는 마음까지 들 정도. 그 벅찬 감정들을 따라가다 보면 영화를 보는 내내 숨이 찰 지경이다.

또한 형의 그늘에서 발버둥 치는 왕을 연기하는 유연석 또한 칭찬할 만한 부분이다. 악역이면 악역, 순정남이면 순정남. 그 감정을 자유롭게 오가는 유연석이었지만 ‘상의원’처럼 한꺼번에 그 두 가지 감정을 휘몰아치듯 연기해낸 것은 처음이 아닐까 싶다. 유연석은 자격지심과 질투, 옹졸함을 오가며 악역 아닌 안쓰러운 한 남자의 인상을 만들어냈다.

그 외에도 새로운 호흡을 만들어낸 고수와 우아하면서도 기품 있는 왕비를 연기한 고수와 박신혜의 연기도 흥미롭다. 박신혜는 이제까지 그가 보여준 연기 결에 따라 차분하면서도 기품 있는 연기를 보여주며, 고수는 이제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연기 호흡으로 자유분방하면서도 활기찬 ‘천재 이공진’을 그렸다.

배우들의 호연과 아름다운 한복 등, 눈을 즐겁게 하는 요소들은 ‘상의원’의 관람에 만족을 더하는 부분이다. 이달 24일 개봉. (사진제공: 영화사 비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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