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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S/S 서울패션위크] 이석태, 패션에 서린 열정의 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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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람 기자/ 사진 김치윤 기자] 2015년이 벌써 주름을 잡는 것일까. 인간은 호기심의 동물이라는 말을 굳이 증명이라도 하듯 다가올 시즌에 대한 동향을 예상으로라도 알고 싶어한다.

그들을 위한 성대한 파티, 서울패션위크가 세계의 이목을 집중 시키고 있는 가운데 2015 S/S시즌 모던함과 새로운 구조적 실루엣을 제시할 최고의 안내자, ‘칼 이석태’의 디자이너 이석태를 만났다.

‘오늘의 일등이 내일의 일등일 수 없다’는 짙고 선명한 열정을 가진 그는 시들지 않을 디자이너로서의 순수함과 프로패셔널함을 말 없이 풍긴다. 특별한 점은 그 ‘풍김’은 시각도 촉감도 아닌 ‘후각’이었다. 이번 쇼에서 선보일 ‘향’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공감각을 자극하려는 의도와 닮은 것 일지도 모르겠다.

해외에서 더욱 인정받고 있는 독보적인 존재임에도 그는 다양한 콜라보를 통한 상호간의 조화와 도전적 발상을 서슴지 않는다. 우리나라에 이러한 디자이너가 있다는 것은 크나큰 위안이며 자랑이 아닐 수 없다.

단순한 패션 디자인을 미학적 아름다움으로 해석하기에도 부족함 없는 아이덴티티를 선보이는 그는 한국패션을 그의 영혼처럼 자유분방한, 혹은 그의 디자인처럼 대담한 길로 우리를 인도한다.


서울패션위크는 6년째다. 소감은?
이제 브랜드화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서울패션위크를 주목하고 있다. 예전에는 한국 디자이너들이 도쿄나 파리 콜렉션으로 향했다면 지금은 유럽이나 미국에서도 서울 콜렉션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특히 아시아권에서의 관심이 뜨거워지는 것을 실감한다. 이 과정에 참여하며 지켜봐 온 일원으로서 뿌듯하며 영광스럽다.


2015 S/S 콘셉트에 대해 소개해달라.
‘세라핌’. 여섯 개의 날개를 가진 하나님의 가장 가까운 천사로부터 영감을 받았다. 연기가 자욱한 미스터리어스하고 홀리한 분위기 속 하나님 주변에서 찬송을 부르는 모습을 향기를 포함한 여러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모던하게 풀이했다. 1차원적으로 옷에 날개가 나온다든지 하는 것은 아니고 구조적, 그 틀 안에서 느낌만 가미했다.

KAAL E.SUKTAE, 2015 S/S 컬러, 소재
전체적인 콜렉션 포인트 컬러는 ‘블랙과 오렌지’. 지난 콜렉션은 무겁고 아방가르드 했던 것이 사실이다. 물론 프레스의 반응은 좋았으나 바이어 쪽에서, 특히 아시아 쪽에서는 힘든 오버 사이즈에 대한 이야기 또한 해결하려 했다. 쇼피스로 접근만 해선 안되기 때문에 블랙 화이트를 베이스로 컬러가 추가되는 형식이다.

소재는 코튼이나 매쉬 소재, 컬러 브로킹, 인조가죽 등을 활용했다.

디테일들이 돋보인다.
지퍼 같은 부자재부터 스트링, 프린트, 신발에 이르기까지 직접 다 개발했다. 상투스를 그래픽적으로 표현했고 레이어링을 줄였으며 기장감이 짧고 경쾌한 모던 컨템포러리의 디테일을 선보인다.

쇼를 관전하기 전 새기면 좋을 키워드.
‘입체감’과 ‘공감각’. 이번 쇼는 마치 3D 혹은 4D처럼 가히 입체적이다. 기존의 보고 듣는 쇼에 그치지 않고 후각을 더해 공감각적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쇼 현장에서 공개될 특별한 서프라이즈도 숨어 있으니 기대해도 좋다.


이번 콜렉션 준비하며 가장 즐거웠던 순간, 반대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파리 전시를 갔었는데 반응이 좋았다. 예전에는 전시를 많이 하다가 2년만에간 파리였지만 새로운 곳과 계약도 하고 거래처도 늘어 비즈니스적으로 즐거웠다. 또한 향수나 주얼리 등 여러 곳과 콜라보를 하다 보니 많은 사람들과의 컨텍들이 복잡했다. 하지만 힘들었다기 보단 그만큼 좋은 결과물이 나올 것 같아 기대된다.

영감은 주로 어디서
성경이기도 하고 일상이기도 하다. 나름 교회를 열심히 다닌다. 디자이너는 너무 많은 것을 할 것 같지만 굉장히 단조롭다. 평일에는 일하고 주말에는 교회에 가기에 가장 많이 접하는 데서 영감을 얻게 된다. 일상의 모든 것, 지나가는 사람의 스타일링보고도 때론 뒷모습만 보고도 영감을 받는다.

성경의 어떤 면이 패션의 소재로 이어지게 만드나.
‘상상하는 것’이 영감을 자극한다. 사진도 없는 고대 역사가 담긴 성경은 읽고 머릿속으로 모든 것을 상상해야 하지 않는가. 나라는 사람은 살면서 위기의 순간에 많은 도움을 받은 것 같은데 흔히들 말하는 수호천사, ‘과연 천사의 모습은 어떨까’ 하는 고요함과 성스러운 상상 속에 이번 콘셉트 또한 진행했다.

앞으로 하고 싶은 주제가 있나.
두 가지가 남았다. 첫 번째는 ‘천지창조’의 순간. 하나님의 신이 카오스 속에 물위를 날아다니며 세상을 만들 콘셉트를 잡는 그 정의할 수 없는 형체. 모든 곳에 있지만 보이지 않는, 이것에 대한 콜렉션. 두 번째는 예수님이 돌아가실 때 군인이 창을 찌름으로써 예언이 성취되는 장면이 있다.


누구를 위해 옷을 만드나.
물론 사람을 위한 옷. 하지만 아직은 대중을 위한 옷은 아닌 것 같고, 앞으로 세컨 라인이나 디퓨전 라인으로 다가가야 할 것 이다. 아직까지는 패션문화, 예술에 종사하며 옷에 대한 새로운 안목과 도전이 있는 사람이고 싶다.

디자이너에게 꼭 필요한 세가지를 뽑자면.
둘째 셋째도 없이 끈기가 제일 중요하다. ‘오늘의 일등이 내일의 일등’이라는 것은 절대 패션계에 존재하지 않는다. 천재적 디자이너로 뜨고 나서 펜을 놓거나 게을러져 망가진 사람들이 몇 있다. 디자이너는 하고 싶지 않으면 못하는 직업이니 끊임 없이 발상하고 창작해야 하지 않나.

교수 이석태, 디자이너 이석태.
앞으로의 꿈은 교육사업. 국내 상황이 IMF, 동대문 마켓, 내셔널브랜드가 주류였을 때 시작했기 때문에 패션디자인을 하면서 많이 힘들었다. 디자이너들의 동병상련이라고 막 시작하는 친구들이 잘 됐으면 좋겠다. 실력이나 자본, 사교성 하나가 모자라 다고 포기하면 안되니까. 능력이 되면 잘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싶다. 디자이너로서는 머리에서 나올 때까지만.

쇼 이후의 활동 계획.
대중적으로 다가설 수 있는 세컨 라인인 ‘It K’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이번 앤플러스원(N+1)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시작한 향에 대해 좀 더 접근하고 싶다. ‘성도의 기도’로 이루어진 천상의 향, 완성도 있는 향을 찾아가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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