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만원 vs 2,600만원'. 현대차 LF쏘나타 택시와 토요타 가솔린 하이브리드 택시 프리우스의 가격이다. 외형상 800만원의 가격차가 발생한다. 그럼에도 토요타는 프리우스 택시를 과감히 도입했다. 편의기능을 빼고, 가격을 최대한 낮춰 가솔린 하이브리드의 도심 경제성에 승부를 걸겠다는 심산이다.
토요타가 가솔린 하이브리드 택시를 내놓자 일부에선 LPG 택시와 비교해 5년이면 800만원의 가격차가 사라진다며 택시 업계가 관심을 보낸다는 보도를 쏟아냈다. 토요타 또한 택시업계를 겨냥해 프리우스 택시를 적극 전시하는 등 주목 끌기에 나서는 중이다.
하지만 프리우스가 국내 LPG 택시의 벽을 경제성으로 넘는 것은 쉽지 않다. 택시에 사용되는 LPG는 ℓ당 221원의 유류 보조금이란 강력한 경제성이 뒷받침되고 있어서다. 현재 충전소에서 판매되는 ℓ당 1,060원(2014년 8월 한국석유공사 기준) LPG 가격을 직접 비교에 적용하기 곤란한 배경이다.
실제 본지가 LF쏘나타 2.0ℓ LPI 및 가솔린 1.8ℓ 프리우스 하이브리드의 표시효율과 연간 주행거리(교통안전공단 기준 1일 평균 155㎞, 연간 300일 주행), 기름 값(한국석유공사 2014년 8월 기준 휘발유 1,928원, LPG 1,060원) 등을 종합 망라해 분석한 결과 복합효율을 적용할 때 LF쏘나타의 연간 연료비는 513만원, 프리우스는 426만원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표면적으로는 프리우스를 운행하면 86만원의 연료비가 절감된다. 하지만 LPG는 보조금이 연간 106만원이 버티고 있어 결과적로는 LF쏘나타 LPG의 연료비가 20만원이 적은 셈이다.
물론 토요타가 주목하는 것은 복합이 아닌 도심 효율이다. ℓ당 21.7㎞에 달하는 프리우스의 도심 효율을 적용하면 얘기는 달라진다는 입장이다. 같은 방식으로 도심 효율을 적용하면 LF쏘나타 LPG의 연간 연료비는 유류세를 보조받아 470만원, 프리우스는 413만원이다. 프리우스를 운행하면 연간 연료비로 56만원 가량이 절감된다는 계산이다. 5년이면 280만원, 7년은 398만원, 택시의 최대 차령인 9년을 운행해도 연료비 절감액은 512만원에 불과하다. 구입 때 차이나는 800만원의 가격차를 극복하지 못하는 셈이다.
그럼에도 토요타가 프리우스를 내세은 이유는 장기적인 포석에서다. LPG 연료에 주어지는 보조금이 휘발유에도 적용될 것으로 예측하기 때문이다. 실제 내년부터 도입될 유로6 기준 배출가스 충족 경유 택시의 경우 정부가 화물차와 비슷한 수준인 ℓ당 345원의 연료 보조금을 주는 방안을 확정했다. 따라서 휘발유도 택시 연료일 때 보조금을 받는다면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예측했기 때문이다. 실제 경유 만큼의 보조금을 받으면 5년만 운행해도 LPG 대비 연료비감소액이 654만원, 7년이면 915만원, 9년이면 1,177만원을 줄일 수 있게 된다. 한 마디로 LPG 택시보다 유지비가 적게 든다.
따라서 현재 중요한 것은 정부의 에너지 가격 정책이다. 언료별 세제를 어떻게 가져가느냐에 따라 택시는 물론 승용차 시장까지 요동칠 수밖에 없다. 국내에서 최근 경유 승용차 판매가 늘어나는 이유도 결국은 휘발유 대비 낮은 세금 덕분이다. ℓ당 529원과 375원의 세액 차이가 최종 기름 값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니 말이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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