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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가 창조한 ‘미친 감성’의 男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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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 기자] 조금 일반적인 것을 넘어섰다고 했을 때 흔히 쓰는 표현이 있다.

“미치지 않고서야” 저 말속에는 50%의 놀라움과 20%의 시대 혁신적인, 그리고 30%의 알고 싶어 하는 궁금증이 숨어있다. 2000년대의 자릿수가 올라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우리가 경험하는 미친 사건은 특히나 많다.

그 중 기가 막히게 솔직한 캐릭터들의 등장은 이러한 미친 대열의 첫 번째 코스라고 할 수 있다. 처음에는 “뭐지 이거?” 하다가도 다음에는 자신도 모르게 빠져 들어가며 자꾸자꾸 찾고 싶고 보고 싶은 것이다.

∥‘좋아요’ 하상욱∥
페이스북을 즐기는 필자는 출근길에서 미친 감성의 글을 발견하고 놀란 경험이 있다. ‘착하게 살았는데 우리가 왜 이곳에’라는 지옥철이라는 제목을 가진 시를 발견한 것. 장난스러운 글 같기도 하고 일본 시 하이쿠 같기도 한 그 글을 보는 순간 같은 버스를 타고 있는 직장인들의 속마음을 들여다보는 것 같았다. 

매일 아침 지옥철까지는 아니더라도 어쨌든 눈물을 꾸역꾸역 머금고 가는 출근길에 착하게 살았지만 고생하는 우리들의 모습이 오버랩 됐다고나 할까. 고작 14음절로 나의 아침을 표현해주는 문장을 어디서 찾으랴.

내 마음의 한쪽을 후려친 필자가 궁금해서 찾아본 결과 ‘시팔이’라는 다소 욕설다운 느낌의 필명을 가진 시인 하상욱이었다. 시를 팔아 먹고사는 자신을 시팔이라고 칭할 정도의 센스, 그리고 그가 만든 시들은 이미 페이스북에서 시팔이 마니아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솔직함과 시대를 대변하는 감성을 가진 그는 ‘지옥철’ 외에도 다수의 웃기고 슬픈 글을 써내려갔는데 시 속에 담긴 정서들이 보통이 아니다. ‘좋아요’를 누른 사람들 수 또한 연예인 페이스북 못지않게 핫 하다. 그건 그만큼 그가 미친 감성 속에서 공감을 논한다는 뜻이 아닐까.

필자도 살포시 눌러본 시팔이 페이지에 ‘좋아요’. 이제 매일 아침이 은근히 기대되고 즐거워지기도 한다. 위트와 웃음을 더해 감성과 소통을 논하는 그의 멘탈은 미친 감성의 남자 중 단연 으뜸이라고 꼽을 수 있겠다.

∥사이다 같은 김우빈∥
미친듯한 솔직함을 논한다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으니 바로 김우빈이다. 미친 캐릭터, 미친 존재감으로 안방극장을 뒤집어 놓았던 SBS ‘상속자들’의 최영도를 연기한 그는 독특한 컬러를 가졌다. 김탄이 딸기우유처럼 달콤했다면 최영도는 사이다처럼 톡 쏘면서 끈적했다.

느닷없이 국수 먹자는 이야기를 꺼내거나 짜장면을 먹으면서 시를 읊는 영도는 많은 여성이 떠나보내기 싫어하는 주인공이었다. 그런 김우빈은 진짜 김우빈으로 돌아왔을 때도 한치의 가식이 없는 솔직함의 대명사였다.


몇 주 전 열린 ‘2013 SBS 연기대상 시상식’ 백스테이지에서 만난 이민호와의 대화에서도 김우빈은 그랬다. 시상식이 시작되기 전 MC를 맡은 김우빈에게 떨리느냐는 이민호의 질문에 “나 믿지 마”라고 답하며 솔직한 센스를 발휘한 것.

비록 최영도를 흉내 내려는 모습이었지만 그 모습은 솔직함이 없다면 자연스럽기는 힘들었을 터. 실제로 믿지 말라고 했지만 MC를 잘해낸 그를 보면 알 수 있다. 심지어 10대 스타상을 받을 때도 공룡을 닮은 자신의 모습이 가장 매력 포인트라며 자꾸 알고 싶은 궁금증을 유발했다.

이후 2014년 1월7일에 방송된 MBC FM4U ‘박경림의 두시의 데이트’에 출연한 김우빈은 베스트 커플상에 대해 아쉬움을 토하며 솔직함을 200% 발휘하기에 이르렀다. ‘2013 SBS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베스트 커플상을 탄 이민호와 박신혜를 보며 영도로서는 슬펐지만 두 사람의 팬으로서 보기 좋았다는 말을 남긴 후 “명수 역할의 박형식과 베스트 커플상을 노렸어요”라며 재치 있는 솔직함으로 상황을 받아 친 것.


또한 한때는 이종석과도 베스트 커플상을 노린 적이 있다며 묘한 말을 남겨 남남커플(?)을 지지하던 여심을 흔들어 놓았다. 이렇게 김우빈은 영도에서 터진 포텐을 공룡 닮은 솔직한 김우빈으로 완성하며 자꾸 보고 싶게 만든다. 

과하지 않고 적당선에서 솔직한 이 남자. 보는 사람도 기분 좋게 만드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 “뭘 또 이렇게 받아쳐 완전 신나게”라는 유행어를 만든 최영도처럼 앞으로도 쿨하고 솔직한 김우빈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청춘기록남, 라이언 맥긴리 ∥
예술계의 미친 감성이라면 이 남자를 논해야 할 것 같다. 전 세계가 이제는 가식 없는 솔직함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 라이언 맥긴리가 그 주인공이다. 거짓이나 숨김없이 바르고 곧다는 뜻이 솔직하다의 정의라면 그것과 가장 잘 맞아떨어지는 남자가 바로 라이언 맥긴리다.

‘청춘, 그 찬란한 기록’이라는 전시회로 한국에서는 잘 알려졌지만 이미 예술 좀 안다는 젊은 층 사이에서는 꽤 감성적인 인물로 통한다. 일단 사진 속 인물이 전신 나체로 등장한다는 것이 흥미롭다.

누군가는 민망하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일단 감성을 더한 사진에서는 거부감보다는 따뜻함이 먼저 느껴진다. ‘청춘을 대변했다’는 설명은 둘째 치고 파스텔 톤의 색감, 생동감 있게 살아 움직이는 사진 속 인물들이 인상 깊다.

푸른 하늘에 새처럼 날아오르는 여인, 노을이 지는 바닷가에서 횃불을 든 두 남녀, 그리고 고속도로를 달리는 젊은이들은 비록 사진 자체에는 꾸밈이 있지만 그 속에는 솔직함이 담겨있다. 달리고 싶으면 달리고 소리 지르고 싶으면 소리 지르는 거짓 없는 모습이 그려진 것이다.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젊은 영혼이 갖는 특유의 자유로움이 좋다고 말했다. 외도한 것처럼 느낄 법도 하지만 청춘을 묘사하는 데는 거짓없다. 

TV나 인터넷에 온갖 난잡한 사진들과 글이 쏟아지는 순간에도 우리는 나와 닮은 무언가를 찾아 헤맨다. 이 시대가 창조한 미친 감성의 남자들이 주목받았던 이유는 솔직함을 통해 우리와 닮은 구석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20대를 표현해 줄 뭔가가 필요할 때 우리는 하상욱의 시를 읽고 김우빈의 솔직한 연기를 감상하며 라이언 맥긴리의 전시를 관람한다. 삶이 팍팍하고 막막할 때도  우리는 일탈을 꿈꾸고 도발적인 젊음을 희망한다.

마음속에서 꿈틀거리는 이 에너지를 어디다 쏟을지 주체하지 못할 때도 많지만 그럴 때일수록 간직하자. 우리가 음미하는 ‘미친 감성’과 그것을 즐길 마음이 있다면 지금 삶이 아주 조금이나마 행복할 수는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사진출처: MBC FM4U ‘두시의 데이트 박경림입니다’ , SBS ‘좋은 아침’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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