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CJ헬로비전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이하 슈퍼레이스)이 지난 27일 최종전을 마쳤다. 올 시즌 슈퍼레이스는 격동의 한 해를 보냈다. 국내 모터스포츠 최초로 중국 상하이와 일본 스즈카에서 공식 경기를 개최했고, 지난해에 이어 태백 레이싱파크에서 열린 야간 경기는 평소보다 두 배가 넘는 7,000명의 구름 관중이 몰렸다.
다양한 부대행사와 무료 셔틀버스 운행 등도 관중을 경기장으로 이끈 요인이다. 스톡카 클래스 슈퍼6000의 경주차 등록 대수는 15대를 돌파, 대회 간판 클래스로의 입지를 다지는 데 성공했으며, 슈퍼6000 부문에선 CJ레이싱과 인제 스피디움, GT클래스는 쉐보레 레이싱과 EXR 팀106의 라이벌전이 경기장을 뜨겁게 달궜다. 많은 변화만큼이나 다양한 이야기를 남긴 2013 슈퍼레이스를 되짚어봤다.
▲두 번의 국제경기, 성공적으로 치러
올해 슈퍼레이스는 총 7번의 시즌 일정 중 두 경기를 해외에서 소화했다. 2전은 중국 상하이 티엔마 서킷에서, 5전은 일본 스즈카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개최했다.
중국전의 경우 낯선 서킷 환경에 우천이 겹쳐 악전고투를 겪었지만 박진감 넘치는 내용에 중국 관중들은 열광했다. 중국 대표 모터스포츠 대회인 투어링카 챔피언십(CTCC)과 조인식을 갖고 슈퍼레이스를 아시아 리그로 격상하기 위한 교두보도 마련했다. '모터스포츠의 성지'로 불리는 스즈카 경기 역시 화끈한 내용과 한류스타 류시원(EXR 팀106)의 출전 등으로 관객동원에 성공했다.
두 번의 해외경기는 단순 이벤트성이 아니라 대회 공식 경기로 개최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슈퍼레이스측은 내년 시즌도 중국전 2회, 일본전 1회 등 총 3라운드를 해외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스톡카 부문 확대, 국내 최고 클래스 입지 높여
슈퍼6000 클래스는 국내 모터스포츠 경기 중 최고 클래스로 손꼽힌다. 경주용으로 새로 태어난 스톡카는 외형만 일반 양산차와 유사할 뿐 엔진이나 골격 등은 완전히 다르다. 배기량 6,200㏄, 최고 출력 470마력의 성능을 자랑한다.
슈퍼레이스측은 지난해 8월 용인에 스톡카 개발 및 제작을 위한 캠프를 설치하고, 총 20대의 스톡카를 보급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지난해 스톡카 등록대수는 8대, 경주 참가대수는 4~6대 수준이었다. 하지만 주최측의 노력에 다수의 신생팀이 참가 의사를 표명, 올해 이 부문 경주차 등록대수는 15대, 출전은 12대까지 성장했다. 조항우(아트라스BX), 이문성(바보몰) 등이 시즌 막바지 슈퍼6000에 합류했고, 류시원 등도 참가 여부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등 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긍정적인 측면 뒤에는 '성장통'도 따랐다. 부품 국산화 비중을 높이면서 경주차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불거졌던 것. 게다가 선수들 간 기량차이가 두드러진 데다 지난해보다 상위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위험한 장면이 종종 연출되기도 했다. 익명의 드라이버는 "경기가 GT클래스와 혼합전으로 진행되고, 같은 클래스 내에서도 선수들 간 페이스 격차가 심해 위험한 상황이 자주 나왔다"며 "국산화된 몇몇 부품의 성능을 아직 전적으로 신뢰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었다"고 털어놨다.
▲성공적인 관중 동원
슈퍼레이스는 사실상 국내 모터스포츠 경기 중 유일하게 유료 관객 동원에 성공한 사례로 손꼽힌다. 지난 8월 태백 레이싱파크에서 열린 나이트레이스는 주최측 추산 7,000명의 관객이 경기장을 찾았다. 여름 휴가철에 화려한 야간 주행과 록 밴드 공연을 결합, '모터테인먼트(모터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신조어)'를 표방하며 새로운 레이싱 사업 모델로 각광받았다.
또한 경기장이 수도권과 먼 것을 감안, 관객들을 위한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한 것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류시원, 김진표 등 연예인 드라이버들의 선전과 김의수, 황진우, 김동은 등 인기 드라이버의 역주도 마니아들을 경기장으로 이끌었다. CJ레이싱, 인제 스피디움, 쉐보레 레이싱, EXR 팀106 등이 자체적으로 적극 홍보에 나선 점도 관중몰이에 도움이 됐다.
▲신구경쟁, 라이벌전···한층 치열해진 경기
이번 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 격렬한 경쟁이 펼쳐졌다. 클래스별 우승자가 최종전에 가서야 결정될 정도로 상위권 다툼이 치열했다. CJ레이싱은 김의수 감독 겸 선수가 건재한 가운데 '황태자' 황진우를 영입, 슈퍼6000 종합 우승을 일궈냈다. 인제 스피디움은 드라이빙 스킬과 체력을 대폭 보강한 김동은과 관록의 타카유키 아오키를 앞세워 시즌 내내 치열한 각축전을 벌였다. SL모터스포트 윤승용 등 신예 드라이버들의 약진도 돋보였다.
GT클래스에서도 이재우. 김진표 원투 펀치를 앞세운 쉐보레 레이싱과 정연일, 류시원에 이어 2010년 시즌 우승자 장순호가 복귀한 EXR 팀106 간의 대결이 흥미를 끌었다. CJ레이싱은 해외파 드라이버 최해민을 GT클래스에 투입, 시즌 우승을 거두는 쾌거를 올렸다.
부작용도 있었다. 당초 일정대로 스케줄을 소화한 경기가 드물었다. 대부분 경기 후 각 팀과 선수들의 항의가 이어졌고, 시상식을 진행한 후 순위를 정정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앞서 언급한 나이트레이스의 경우 최종 경기 결과가 새벽 4시를 넘어서야 통보되기도 했다. 경주차 간 접촉과 스핀, 화재 등 사고가 지난해보다 두드러지게 증가한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인제 서킷에서 열린 3전은 잇따른 사고로 경기가 중단, 이후 경주차들을 서킷 위에 정렬시킨 후 무더위 속에 20분 이상 방치하는 등 매끄럽지 못한 경기 운영도 눈에 띄었다. 다행히 인명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향후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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