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코리아가 2년여 만에 M보유자를 대상으로 지난 19~20일 강원도 인제스피디움에서 서킷 초청 행사를 개최했다. BMW 브랜드 중 강력한 주행성능을 자랑하는 M의 다양한 면모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 이번 행사는 순수 M 보유자만으로 행사를 꾸렸다. 잠재 소비자를 불러들여 직접적으로 판매증진을 노리는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판촉의 개념이라기보다 철저한 소비자 관리를 통해 브랜드 차별화를 노리는 것이 BMW M의 전략이다.
행사를 맞아 인제 스피디움에는 60여 명의 M오너들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시승차 서킷 주행, 택시 드라이빙, 슬라럼, 브랜드 및 서킷 주행 교육, 자차를 이용한 자율 주행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했다.
▲서킷주행
서킷에 정렬해있는 다양한 M 라인업이 장관이다. M시리즈의 막내격인 1M부터 속도를 즐기는 마니아들에게 최고의 차로 칭송받는 M3, 최근 출시된 M6 그란쿠페, 강력한 주행 성능을 지닌 SUV X5 M까지 총 8대의 M이 동원됐다. 일정 관계상 3~4대의 차로 서킷을 각각 한 바퀴만 탈 수밖에 없다는 점이 아쉬웠지만 여러 대를 타보니 차종별 차이는 확연했다. 모든 M의 주행감각이 비슷하다면 여러 종류의 라인업이 존재할 이유가 없다.
인제 서킷은 고저차가 심하고 직선주로가 짧아 M의 폭발적인 가속력을 즐기기엔 적합하지 않다. 정확한 코너링과 기민한 몸놀림, 확실한 제공성능을 느껴달라는 게 인스트럭터의 설명이다. 주행을 마친 참가자들은 삼삼오오 모여 차에 대한 감상을 나누느라 바빴다.
처음 시승한 차는 M3 쿠페다. 첫 주행인 만큼 무리하지 않고 코스를 익히는 데 주력했다. 특히 내리막에 이어지는 두 개의 급코너와 앞 상황이 보이지 않는 오르막 코너는 주의해야 했다. 최고 420마력, 최대 40.8㎏·m의 고성능 V8 엔진은 공차 중량 1,680㎏에 불과한 가벼운 차체를 경쾌하게 밀어낸다.
이어 M5 세단에 올랐다. 동승한 인스트럭터는 "M3와는 전혀 다른 주행감각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최고 560마력, 최대 69.4㎏·m의 힘을 갖췄다. 그러나 쿠페와 세단의 몸놀림이 같을 순 없다. 심한 고저차와 반복되는 급커브에서는 아무래도 M3의 경쾌한 몸놀림이 더 낫다는 판단이다. 곧바로 다시 M3에 올랐다. 명불허전의 달리기 실력이다.
▲M 브랜드 및 서킷주행 교육
이날 BMW M 디비전 본사에서 한국에 파견한 인스터럭터는 총 3명이다. 이 중 버나드 로렌츠 박사는 인스트럭터팀을 총괄하는 동시에 M브랜드와 서킷 주행 교육을 맡았다. 그는 M 전문 드라이버이자 BMW 관계사의 각종 기술 특허 관련 업무도 담당한다.
한 시간여에 걸친 그의 교육은 꽤 전문적이다. M브랜드나 신차에 적용된 기술을 소개하는 일이 능수능란하다. 하지만 수많은 M이 굉음을 지르며 달리는 서킷 옆에서의 이론 교육은 지루함을 불러왔다. 이어 주행 교육이 시작됐다.
무엇이든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 운전도 마찬가지다. 운전에서 가장 기본은 시트의 정확한 위치 선정이다. 등을 곧추 세우고, 무릎은 페달에 발을 올려놨을 때 100도 정도로 자연스럽게 구부러져야 한다. 스티어링휠을 잡았을 때 팔꿈치도 다 정해진 각도가 있다. 헤드 레스트는 뒷통수 정중앙에 위치해야 한다. 올바른 자세로 운전해야 돌발 상황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고, 사고가 발생해도 몸에 가해지는 충격이 줄어든다.
서킷 주행에서 일반인들이 가장 어렵게 느끼는 부분은 헤어핀 공략이다. 일반적으로는 '아웃-인-아웃' 방식이 정석이다. 충분히 속도를 줄인 뒤 코너 바깥에서 코너 안쪽으로 진입, 다시 안에서 밖으로 탈출하는 코스를 그리는 주법이다. 이 때 감속이 충분치 않다면 언더 스티어링(스티어링을 조작한 것보다 차가 적게 회전함)이 발생, 코스를 이탈하기 쉽다. 또 너무 일찍 감속에 돌입해 스티어링휠을 꺾으면 코너의 정점보다 조금 앞쪽에 접히는 오버 스티어 현상이 나타난다.
로렌츠 박사가 추천하는 코너 공략은 충분한 감속을 전제로 코스 바깥으로 진입해 제동 시점을 조금 늦게 가져가고, 코너 정점에서 탈출 방향으로 조금 뒤쪽으로 접근해 코너 바깥으로 탈출 방법이다. 포물선을 안쪽으로 약간 찌그러뜨린 형상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짐카나
널찍한 주차장에 수많은 파일런들로 복잡한 코스를 그려 누가 빠른 속도로 코스를 공략하는 지를 측정하는 짐카나는 운전 실력을 가늠하기 위한 일종의 유희 활동이다. 이번 짐카나 코스엔 M3 쿠페 3대가 준비됐는데, 민첩성을 확인하는 슬라럼과 헤어핀 코너, 고속 주행에서 차선변경과 급제동 등이 체험 대상이다. 목적은 M3의 몸놀림을 확인해보라는 것. 차 한 대가 간신히 돌아갈 정도로 좁은 헤어핀을 여러 곳 배치한 게 눈에 띄었다.
이번 M트랙데이는 온전히 고성능 차를 즐기는 소비자를 위해 준비됐다는 점이 이채로웠다. 그동안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차를 판매하는 것에서 벗어나 즐길줄 아는 사람들의 위한 이벤트가 열렸던 것. 비단 BMW뿐만 아니라 다른 슈퍼카 및 고성능 브랜드들도 최근 관련 행사를 늘리며 자동차 마니아들의 몸과 마음을 다잡고 있다.
하지만 BMW는 남들과 다른 것이 하나 더 있다. 내년 영종도에 조성될 BMW의 드라이빙 센터의 존재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최초로 한국에 조성되는 BMW만의 놀이터다. 앞으로 BMW의 주행과 관련한 모든 행사는 이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이뤄지게 된다. 물론 다른 브랜드 차들도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와 관련 정수원 BMW 상품기획담당 매니저는 "앞으로도 M의 성능을 만끽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내년에는 7월 인천 영종도에 완공될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만나뵐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인제=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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