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가 트랙스에 수입 타이어를 적용해 화제다. 그간 국내 생산 차종 대부분에 한국, 금호, 넥센타이어가 장착돼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입 타이어 선택은 ‘파격’이라는 해석도 적지 않다.
28일 쉐보레에 따르면 트랙스에 타이어를 공급하는 브랜드는 컨티넨탈이다. 크루즈와 캡티바 등에 국산 타이어가 공급돼 왔음을 감안하면 컨티넨탈 선택은 이례적이다. 이와 관련, 한국지엠 관계자는 "국산과 외산을 가리지 않고 개발 과정에서 수많은 타이어로 시험평가를 했다"며 "최종적으로 컨티넨탈 제품이 성능이나 승차감, 소음 억제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나름의 평가 기준을 통해 수입산 타이어를 선택하게 됐다는 얘기다.
그러나 쉐보레의 컨티넨탈 선택은 차별화라는 해석도 적지 않다. 한국지엠이 트랙스 경쟁 차종으로 지목한 현대차 투싼ix와 기아차 스포티지R이 모두 국산 타이어를 채택하고 있어서다. 게다가 트랙스의 주력 시장이 내수가 아닌 해외라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대해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완성차업체의 타이어 선택은 여러 기능도 고려되지만 공급 여건도 감안이 된다"며 "특히 공급 능력을 감안했을 때 컨티넨탈 선택은 매우 파격적"이라고 언급했다.
이런 이유로 한국지엠은 컨티넨탈 타이어 채택을 마케팅 차원에서 접근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특히 효율과 접지력에서 이번에 선택한 컨티넨탈 제품이 우수하다는 점을 내세울 태세다. 실제 18인치의 경우 회전저항은 투싼ix와 스포티지R과 같은 4등급이지만 젖은 노면 제동은 3등급으로 투싼ix(4등급)와 스포티지R(4등급)을 앞선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한 마디로 빗길 제동성능을 강조하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컨티넨탈 타이어가 주는 마케팅 효과가 기대만큼 높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완성차 선택에 있어 타이어가 구매에 미치는 영향력이 미미해서다.
한편, 일반적으로 완성차 업체에 공급되는 타이어는 제조사 자체 기준에 따른다. 완성차 개발 과정에서 타이어 성능 기준을 정한 뒤 여러 타이어회사가 공급을 경쟁하는 방식이다. 최소 품질 및 성능 기준만 넘으면 이때부터 공급능력과 가격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일부 타이어 수입사는 국내 완성차 제조사의 OE 공급을 오히려 외면하는 곳도 있다. 지나치게 공급가격이 낮아 별 다른 수익성을 기대할 수 없어서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