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판매하는 RV 제품군 엔진 라인업이 2.0ℓ 디젤 하나밖에 없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다.
14일 쌍용차에 따르면 현재 운용 엔진은 2.0ℓ 디젤이다. 과거 렉스턴은 연식에 따라 2.7ℓ와 2.9ℓ 디젤, 3.2ℓ 가솔린 엔진이 있었으나 지금은 2.0ℓ로 통일됐다. 지난 2010년 수요층을 늘리기 위해 추가한 2.0ℓ 디젤이 오히려 주력으로 남은 셈이다. 로디우스와 후속차종인 코란도 투리스모도 비슷한 사정이다. 2011년식 로디우스에는 165마력의 2.7ℓ 디젤이 들어갔으나 코란도 투리스모는 2.0ℓ 디젤이 전부다.
2.0ℓ 엔진이 출력과 토크가 향상되면서 성능면에서의 불만은 많지 않다. 실제 코란도C에 얹은 2.0ℓ 엔진은 최고 181마력을 낸다. 이는 카이런 등에 탑재했던 2.7ℓ 디젤의 최고출력 170마력보다 높다. 그러나 소비자들로선 선택할 제품이 없어진 게 마뜩치 않다. 특히 렉스턴의 경우 2.7ℓ나 3.2ℓ로 누렸던 프리미엄 이미지가 적지 않았다는 점에서 엔진 라인업 추가 요구가 많다.
쌍용차는 "기술적인 문제보다 시장전략에 따른 엔진라인업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2.7ℓ 엔진의 생산능력은 있지만 여러 문제로 장착을 배제하고 있다는 것. 특히 수출차의 경우 현지 배출가스 규정이나 세제 등에서 고배기량이 불리해 저배기량 엔진을 생산한다는 것. 게다가 내수는 예전만큼 실적이 좋지 않아 수출과 별도로 생산하기에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또 세계적으로 다운사이징이 각광받는 점도 작용했다. 작은 배기량으로도 충분히 성능을 내고 있어 배기량 확대가 무의미하다는 것.
그러나 엔진 라인업 확충에 대한 노력은 병행하고 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중장기 전략에 있어 엔진 다양성을 확보하는 건 자체 기술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소비자 선택폭을 넓히는 데 중요해서다. 따라서 향후 여러 디젤엔진 계획을 갖고 있고, 해외나 내수시장에 최적화된 엔진을 선보일 방침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현재 2.0ℓ만 운용하는 건 회사를 둘러싼 여러 상황 때문"이라며 "그러나 2.0ℓ만으로 모든 제품을 끌고 나가는 건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차종마다 다른 세팅을 통해 차별하고 있지만 분명히 중장기 전략으로 다양한 엔진 개발을 목표하는 만큼 확실하게 엔진 라인업 확충을 이뤄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파리모터쇼에서 쌍용차 이유일 사장은 "체어맨은 어떻게든 변화가 필요한 차종"이라며 "디젤엔진 적용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향후 쌍용차가 독자 개발하겠다고 밝힌 체어맨 후속차종에 2.0ℓ 디젤엔진이 올라갈 지, 아니면 새로 개발한 디젤엔진을 얹을 지 주목된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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